진경준 전 검사장의 위법행위에 이어 부장검사의 일탈행위가 또 불거졌다. 설상가상으로 인천지법의 부장판사가 네이처리퍼블릭 정운호 전 대표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대법원장이 대 국민 사과성명을 냈다. 그 어느 조직보다 맑고 깨끗해야 할 법조계의 구린내 나는 민낯이 최근 몇달새 잇따라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서 거론되고 있는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설립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검찰 등 법조계가 결국 스스로 권위를 지켜나갈 수 없는 조직이 되어가고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지난 7일 사건 청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또 한번 돈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조윤선으로서는 박근혜 정권 초기 여성가족부 장관에 지명된 직후에 이어 두 번째로 맞이한 통과의례였다. 이번에도 결과는 싱거웠다. 맨손으로 소라도 잡을 것 같았던 야당들은 기세만 장했을 뿐 결정타 한방을 들이밀지 못했다. 고작 내세운 무기라는게 ‘돈을 너무 많이 쓰고 사는 것 아니냐’고 고래고래 악을 쓰는 것 정도였다.야당들이 인사청문회를 전후해 줄곧 목청 높여 떠들어댄 이야기의 핵심은 그 정도였다.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내용 이상은 청문회에서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
글로벌 무역전쟁의 조짐이 보인다. 미국의 양적 완화와 유럽연합(EU)의 마이너스 금리 등 통화·환율전쟁, 보호무역 장벽을 쌓아올리는 관세 전쟁에 이어 이젠 과징금 전쟁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국가 간에 ‘총성 없는’ 보복에 보복을 부르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EU 집행위원회(EC)는 며칠 전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애플에 천문학적인 규모의 세금 추징 명령을 내렸으며, 반독점 위반 혐의로 조사해온 구글에 대해서도 수수료를 지불하라고 발표할 예정이다. EC는 회원국 아일랜드에 대해 애플이 2003~2014년에
수련과의 한해살이 수초. 학명은 Euryale ferox Salisb.참으로 여러 번 보는 이를 놀라게 하는 식물이 있습니다.맨 처음에는 큰 이파리에 놀랍니다.누구나 첫 대면 때에는 물 위에 떠 있는 동그란 이파리부터 보게 되는데, 그 이파리가 마치 연못을 가득 메우기라도 할 듯 널찍합니다. 작은 것은 지름이 20cm 안팎에 불과하지만 큰 것은 무려 2m에 달하니 우리나라 식물 중 가장 큰 잎을 지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이파리는 물론 줄기와 뿌리, 그리고 꽃받
무더위가 물러난 자리에 전염병이라는 불청객이 찾아들고 있어 보건당국의 철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15년만에 콜레라가 발생한 데 이어 일본뇌염, 집단 C형 간염, 쯔쯔가무시병 등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메르스라는 열성 전염병의 확산으로 곤욕을 치른 바 있어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메르스 확산 때와 같은 부실한 초기대응으로 전염병이 또 다시 확산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콜레라의 경우 광주에 사는 50대 남성이 환자로 판명된 이후 일주일만에 3번째 환자가 지난 달말 거제에서
“죽일 X”생존 일본군 위안부 중 한 명인 김복동 할머니(90)가 지난 26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도중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66·여)을 겨냥해 느닷 없이 내뱉은 욕설이다. 회견은 한일 양국이 위안부 합의 이행의 일환으로 피해 할머니들에게 소정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한 내용으로 진행됐다. 김 할머니의 욕설은 김태현이 모 방송 인터뷰에서 “작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더니 (할머니) 대부분이 합의에 찬성하고 보상금을 받겠다고 했다.”고 말한데 대한 반응으로 튀어나왔다. “아이고 답답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그룹의 전반적인 업무와 신격호 총괄회장 등 오너 일가 간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이인원 부회장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함으로써 수사에 차질마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후계자 승계문제를 비롯해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 등 롯데그룹을 둘러싼 갖가지 불탈법 의혹들은 이번 검찰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히 밝혀져야 한다. 특히 롯데그룹과 관련해 과거 정부 때의 각종 특혜설이 난무하고 있는 만큼 이번 검찰수사가 재계 5위라는 그룹의 위상에 걸맞는 명예를 회복하고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되어야
530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굴리며 ‘세계 3대 공적 연기금’으로 성장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기금의 운용 수준이 주먹구구식 구멍가게나 다름없는 탓에 걸핏하면 여론의 도마에 오른다. 이번에는 기금운용본부 직원들의 엉터리 투자나 규정 위반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내부감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기금운용본부 직원의 32명이 기금 운용 과정에서 27건의 각종 규정을 위반해 경고·주의를 받았다. 6개월 업무에 한해 외부 조사도 아닌, 자체 감사한 결과가 이 정도다. 1999년 연금 기금을 전문적으로 운용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 (Nakai) Nakai정말 더운 여름입니다. ‘가장 무더운 8월’로 기록될 것이라고 너나없이 호들갑을 떨듯 올 여름은 쉽사리 물러나질 않습니다. 입추·처서까지 지났건만 늦장 부리고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노염(老炎)이 참으로 길고 짜증스럽지만, 늘 그렇듯 달이 차면 해가 기우는 법. 지루하고 혹독한 폭염 속에서도 이미 가을은 무르익고 있습니다. 여름과 가을의 경계가 유독 긴 때문인가
몇해 전 국내에서 번역 출간된 ‘푸른 눈, 갈색눈 - 세상을 놀라게 한 차별수업 이야기’(윌리엄 피터스 지음)는 책 제목처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책은 한 미국 교사가 초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눈동자의 색깔로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인위적 차별을 조장함으로써 나타난 실제 현상들을 생생히 기술하고 있다. 멀쩡히 잘 어울려 놀던 아이들은 선생님이 눈동자 색깔에 따라 우열을 매기자 갑자기 태도가 달라졌다. 우등한 그룹의 아이들이 상대 그룹 아이들을 공연히 적대시하는 것은 물론 해코지하는 일도 벌어졌다. 똘똘하던 아이는 갑자
올 여름은 왜 이리 덥고 짜증스러울까. 지구 온난화 때문이라는 과학적인 분석보다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우리사회의 각종 갈등이 불쾌지수를 더 높이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드배치 지역을 둘러싼 갈등에서부터 전기요금 누진제, 가습기 살균제 책임공방에 이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리의혹과 사퇴문제 등으로 시민 사회단체, 여·야 정치권 등의 갈등이 유난히 심하다. 더운 날씨에 풀릴 기미 없이 오래 지속되는 이런 사회 갈등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너나없이 짜증스럽기만 하다. 4년만에 즐길 수 있는 올림픽마저 관심이 쏠리지 않을
내년에는 근로자 6명 중 1명꼴로 최저임금을 제대로 못받을 전망이다. 최저임금이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지만 예외조항이 광범위한 데다 위반업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사각지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내놓은 한국은행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상승률은 2008~2013년 연평균 5.7%에서 2014~2017년 7.4%로 높아졌다. 반면 2012년 이후 직장인 평균 임금상승률은 3.7%에 그쳤다.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7.3% 오른 시간당 6470원으로 결정됐다. 시간당 평균임금에 대한 최저임금의 비중은 20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Lychnis wilfordii (Regel) Maxim.옛날 옛적 높은 산 인적이 드문 암자에 주지승과 동자승이 살았답니다. 어느 겨울날 주지승이 탁발하러 여염에 내려갔다가 그만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제때 암자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천애 고아였던 동자승은 자신을 돌봐주던 주지 스님이 이제나 오시나 저제나 오시나 하고, 암자 밖으로 나와 기다리다 그만 얼어 죽었습니다. 이듬해 봄 동자승이 죽은 자리에서 주황색의 꽃이 피어났는데, 그것이 바로 동자꽃이라고 합니다.
[신동수의 그림에세이]'완생(完生)을 향하여!'우리 사회 곳곳에 미생(未生)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곳에서 그림에세이를 시작하는 그 또한 이 시대 미생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으나 그림에 빠져 그 것을 업으로 삼은 그는 무명과 불만스런 현실, 그리고 미래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 곧 찬란한 서광이 비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대중과의
19세기 말을 전후해 활동한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는 자기 집 정원을 가꾸는 과정에서 80대20 법칙을 발견했다. 20%의 콩깍지에서 전체 콩 수확량의 80%가 생산되더라는게 해당 법칙의 대강이었다. 파레토의 법칙 또는 80대20 법칙으로 불리는 이 고전적 이론은 지금까지도 유효하다. 이 이론은 사회 불평등 현상을 설명하는 논리적 근거로 자주 애용된다. 경쟁사회에서는 자연스레 상위 20%가 80%의 부를 과점하게 되고, 소수 엘리트들은 기존의 유리한 여건을 발판으로 미래에도 더 쉽게, 더 많은 부를 축적할 기회를 갖는다는
우리 아이들이 위험하다. 이 무더운 여름날에 아이들이 어린이집 차량에 치이고, 친엄마나 다름 없어야 할 이모에게 물고문과도 같은 학대행위를 당했다. 가정과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아야 할 어린이들이 어른들의 무관심과 학대로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잇따르고 있다.지난 10일 전남 여수시 미평동 한 어린이집 주차장에서 두살난 박모 어린이가 9인승 통학차량에 치여 숨졌다. 승합차 운전자는 이 어린이집 원장(56)이었다. 원장은 원생들을 태우고 어린이집으로 온 후 다시 운행하려다 통학버스 뒤편으로 간 박모 어린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며칠 전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단계 올렸다. 무디스는 지난해 12월 우리 신용등급을 S&P의 AA에 해당하는 ‘Aa2’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S&P의 AA등급은 21개 등급 가운데 세번째 높은 등급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S&P는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하면서 “향후 2년 동안 한국의 신용등급은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는 우리와 신용등급이 같지만, 이들 국가의 전망이 6개월
수련과의 여러해살이 수초, 학명은 Nymphaea tetragona var. minima (Nakai) W.T.Lee사상 유례 없는 불볕더위가 온 나라를 뒤덮으며 전 국민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남덕유산 정상의 분홍색 솔나리가 7월의 뙤약볕을 물리치고, 가야산 정상의 백리향이 8월 초순의 무더위를 씻어냈건만 예년이면 가을바람이 선들 불어야 할 8월 중순에도 40도까지 육박하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해서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심정으로 산으로 향하던 발걸음에 급제동이 걸립니다. 그리곤 여름이 제철이건만 한사코 모른 척
박근혜 대통령의 사드 대처법이 또 한번 헛발질로 끝났다. 보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단순한 헛발질을 넘어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사드 문제에 관한 한 스스로 입지를 더 좁히는 결과를 자초했으니 하는 얘기다. 바둑에서 나름 수(手)를 쓴다고 돌을 놓은게 자신의 집을 메우는 결과로 이어진 것과 똑 같은 이치다.더 아쉬운 점은 아까운 수를 섣불리 날려버리게 됐다는 사실이다. 사드 배치 장소를 성주군 내 다른 곳으로 옮기는 수 하나가 적절하지 못한 때에 미리 노출된 탓에 거의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이다. 자충수를 둔 데다 일수불퇴로 그 수의
꿀풀과의 낙엽 활엽 반관목, 학명은 Thymus quinquecostatus Celak.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5.7도를 기록하면서 폭염 경고가 발령됐던 지난 4일. 경남 합천군에 있는 해발 1,430m의 가야산을 올랐습니다. 경북 성주군의 백운동 탐방지원센터를 출발해 서성재와 칠불봉을 거쳐 정상인 상왕봉까지 3시간 만에 도달했습니다. 출발 지점부터 정상까지 4km 산길을 오르고 또 오르면서 목표로 삼은 것은 오직 하나. 한여름 폭염 속에서 피어나는 백리향(百里香)을 만나는 것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무난히 목표를 달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