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수의 그림에세이]'완생(完生)을 향하여!'우리 사회 곳곳에 미생(未生)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그림에세이를 시작하는 그 또한 이 시대 미생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으나 그림에 빠져 그것을 업으로 삼은 그는 무명과 불만스런 현실, 그리고 미래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 곧 찬란한 서광이 비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중
지금은 사라진 모습이지만, 불과 십여년 전까지만 해도 신문사들이 몰려 있는 광화문 네거리에는 저녁 5시 무렵이면 으레 일군의 넥타이 부대가 떴다. 그들은 저마다 하루 뒤 날짜가 찍힌 신문들을 집어들어 살펴보고는 어디론가 전화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연출했다. 1990년대 후반, 휴대전화가 일반화되기 전까지 그 시각의 광화문 일대 공중전화 부스는 온통 그들의 차지였다.그들의 정체는 대개 기업체와 기타 단체의 홍보맨들이었다. 조간 신문의 초판에 해당하는 다음날자 가판(街販)용 신문이 윤전기에서 막 나와 따끈따끈한 상태에서 기사들을 살펴
진달래과의 늘푸른작은떨기나무, 학명은 Andromeda polifolia for. acerosa C.Hartm.해발 2,750m의 백두산을 단 한 번이라도 오른 이는 압니다. 그것은 정상의 화산 호수, 천지(天池)를 본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입니다. 해발 1,950m의 한라산을 가장 높은 산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에게 백두산을 오르는 일은 이제까지 겪지 못한 고산의 생태를 처음으로 보고 느끼는 각별한 여정입니다. 소나무와 잣나무 등 침엽수와 자작나무 등이 울창한 삼림지대로부터 시작해 사스래나무라 부르는 자작나무과의 고
산업은행 회장 재임 시절 대우조선해양을 부실 관리·감독했던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얼마 전 AIIB 첫 총회에 불참하고 휴직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그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차 연차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이틀 후에 돌연 AIIB에 휴직계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휴직 사유나 기간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기자들의 전화에도 일절 응답하지 않고 잠적한 상태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AIIB는 지난 1월 중국의 주도 아래 아시아 개발도상국들의 인프라 건
파렴치하고 듣기조차 민망한 성 추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오고 있다. 섬마을 여선생이 학부모들에게 집단 성 폭행을 당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채 잊혀지기도 전에 학교 전담 경찰관 2명이 보호대상의 여고생과 성관계를 맺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여학생 1명은 스스로 생명을 끊으려는 극단적인 행동까지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경찰서는 직원들의 잘못된 행동을 조사, 처벌하기는커녕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 과연 어린 학생들이나 힘 없는 여성들이 누구를 믿고 우리 사회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인간의 가장 진실된 모습을 실존이라 정의할 경우, 그 것이 나타나는 때는 하나 뿐이다. 극한상황이 그 순간이다. 혈육이 물에 빠진 것을 보고 뛰어드는 것도, 반대로 두려움 탓에 잠시나마 망설이는 것도 모두 인간의 실존이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허무의 대립 개념인 실존은 추상적 개념의 본질이 아닌, 가시적 실재다.영남권 신공항 소동은 그 일에 직간접으로 관여된 정치인들의 실존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심지어 지역 언론조차 그랬다. 어마어마하게 큰 이권이 달린 문제였던 만큼 그들이 내보인 실존은 원색적이고도 적나라했다.
영남권(동남권) 신공항 계획이 끝내 무산됐다. 정부는 지난주 “영남권 신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 연구 결과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신공항 입지평가에서 경남 밀양이나 부산 가덕도와 같은 새로운 입지보다 기존 김해공항의 확장을 택한 만큼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됐다. 청와대는 “김해공항이 신공항”이라며 “(대선) 공약 파기가 아니라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도 ‘김해 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쓰며 거들었다.
노루발과의 늘푸른여러해살이풀, 학명은 Pyrola asarifolia subsp. incarnata (DC.) Haber & Hideki Takahashi.민백미꽃과 개정향풀에 못지않게 분홍색 꽃이 일품인 분홍노루발. 폭염의 여름을 향해 치닫는 달, 6월을 관통하는 야생화의 색이 마치 분홍색 하나인 듯 3주째 연달아 분홍의 꽃색을 자랑하는 야생화를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번 주의 주인공인 분홍노루발은 국내서 손쉽게 만날 수 있는 풀꽃이 아닙니다. 해발 2,000m 이상의 고산이 즐비한 함경도 및 평안도 산악지대에 가서 눈으로 확인하는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 정운호의 해외 원정 도박사건이 대형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특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가 거액을 받고 검찰을 대상으로 하는 로비에 나선 정황이 드러난데 이어 현직 검사와 검찰수사관 여러명이 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형태와 그 결과가 일반국민의 법 상식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국회 청문회와 특검이 필요하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전략가인 서서(서원직)는 처음에 형주의 유표를 찾아갔다. 그러나 유표의 사람됨에 실망하고 돌아선 뒤 유비를 주군으로 섬겼다. 서서는 조조의 농간에 말려들어 어쩔 수 없이 유비 곁을 떠나면서 제갈량을 천거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가 유표를 떠난 이유는 명료했다. 유표가 선을 좋아하나 능히 실천하지 못하고, 악을 미워하나 없애려 하지 않는다는게 그 이유였다. 유표는 유비가 조조에게 쫓겨 몸을 의탁해왔을 때 근거지를 마련해주었고 재기의 기회를 준 인물이다. 연의에는 유표가 대체로 사람 좋고 덕이 있는 인물로 묘사돼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며칠 전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6 공공기관 워크숍’을 열고 에너지·환경·교육 분야의 ‘공공기관 기능조정안’(공기업 개혁안)을 마련, 발표했다. 공기업 개혁안은 공공기관의 중복·과잉 투자와 저효율 제거에 초점을 맞춰 부실 해외 자원개발과 누적적자로 국가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에너지 공기업들을 대대적으로 구조조정하고, 일부 기관엔 해체에 가까운 조치를 취하기 위해 마련됐다는게 정부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사양산업인 석탄공사는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감산
협죽도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Tranchomitum lancifolium (Russanov) Pobed.당신의 마음속 봄은 무슨 색일까요?눈 내리는 겨울은 하양, 파도가 넘실대는 여름은 파랑, 울긋불긋 단풍 드는 가을은 빨강, 그렇다면 봄은 빨주노초파남보 중 무엇일까요? 그때그때 시대를 풍미하는 유행가는 대중들이 자신도 모르게 노랫말을 흥얼거리며 특정한 이미지에 빠져들게 하곤 합니다. 가령 “봄바람 휘날리며/ 흩어지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를 부르며 찬란한 봄을 보내는 요즘의 세대들은 나이 든 훗날에
대우조선해양의 모럴해저드에 말문이 막힌다. 수년간 분식회계를 통해 영업이익을 부풀려오면서 사원들에게는 2000억원 대의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사장은 악화일로의 회사 경영 상태를 숨겨오면서 대학동창 등 주변인들에게는 엄청난 이권을 챙겨줬다. 그것도 모자라 차장급 직원은 무려 8년 동안 회삿돈 180억원이라는 거액을 횡령해왔는 데도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일반직원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대의 조선사로 평가받던 대우조선해양을 난파 직전의 위기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검찰과 감사원의 조사에
과거 16대 후반기 국회 시절의 이야기다. 부산 동래고의 담벼락에는 지루할 정도로 기다란 현수막이 사시사철 붙어 있었다. 거기엔 동래고가 박관용 국회의장을 배출한 학교임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당시 부산에 들를 일이 종종 있었던 필자에게 그 모습은 늘 과장스럽고 약간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엉뚱한 연결인지 모르지만, 북한의 고위 군관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약장 대신 주먹만한 훈장들을 가슴에 주렁주렁 매달고 있는 모습을 연상케 해서였다.그러나 표현 방법이 투박했을 뿐 국회의장 배출은 출신 고교에 그 정도 자랑이 되고
힘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도를 넘고 있다. 대낮 도심에서 길가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하는 것도 모자라 섬마을 처녀 선생님을 중년 남성 셋이서 성폭행했다. 그들은 학부형이자 이웃 주민들이었다. 인면수심의 천인공노할 이런 사건들로 대한민국의 여성들은 불안감과 함께 분노하고 있다. 제국주의 시대의 억압받는 식민지 국민도 아닌데,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이런 비인간적이고 해괴망측한 일들을 당한다면 정상적인 사회라 할 수 있겠는가. 약육강식의 야만적인 시대나 별반 다를게 없지 않은가. 지난 달 21일 전남
대우조선해양 부실 책임을 둘러싸고 책임을 져야 할 장본인들이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홍기택 전 회장은 대우조선 부실의 책임을 청와대 서별관회의에 돌렸고, 청와대와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고재호 전 대우조선 사장도 부실회계 관리 책임을 산은에 떠넘겼다. 대우조선 처리를 차일피일 미루며 사태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간 것도 모자라 그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며 발을 빼는 모습이다. 시정잡배 짓거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나라 살림을
박주가리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Cynanchum ascyrifolium (Franch. & Sav.) Matsum.녹음이 짙어지면서 자잘한 풀꽃들은 흔적도 없이 스러집니다. 황량한 숲에 생기를 불어넣었던 봄꽃들이 사라진 자리엔 산앵도나무와 쪽동백, 박쥐나무 등 나무 꽃들이 붉거나 노랗거나 하얀 꽃들을 풍성하게 피우며 어느새 숲의 주인 행세를 합니다. 이에 질세라 큰앵초와 감자난초 등 풀꽃들도 제법 키를 키우며 벌·나비를 부르는 경쟁 대열에 합류합니다. 큰 것은 1m 이상 자라는 민백미꽃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훤칠한 키에 꽃송이를
‘정치인이 말을 할 땐 입을 보지 말고 발을 보라’는 격언이 있다. 정치인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함을 꼬집은 말이다. ‘정치인이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오직 하나, 그가 입을 놀리고 있을 때’라는 조크도 있다. 정치인은 입만 열면 거짓을 말한다는 뜻의 지독한 반어(反語)다. 정치인의 거짓말은 너무 흔하다 보니 웬만하면 애교로 치부되어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이나 중간 전달자인 기자, 그리고 최종 수용자인 유권자 모두 이골이 나 있는 탓이다. 가장 흔한 정치인의 거짓말 유형은 불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