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계약 만료일이 다가오면 혹시 재계약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으로 입술이 바싹바싹 타들어갔어요. 하지만 이제는 당당한 시청 직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업무를 볼 수 있어 가슴이 뿌듯합니다.”광주광역시 120콜센터에서 시민들의 불편과 문의사항을 해결해 주는 상담원 김옥희(48)씨는 요즘 출근하는 일이 즐겁기만 하다. 비정규직에서 광주시의 직접고용 근로자로 신분이 바뀌어 재계약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진 덕분이다. 김씨를 포함해 120콜센터에서 근무하는 용역업체 소속 상담원
학명은 Symplocarpus renifolius Schott ex Miq.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아니, 이게 정말 꽃이 맞아요?”“무슨 꽃이 이렇게 생겼을까!”“꽃잎은 어디에 있나요?”처음 대하는 이는 누구나 익히 알던 꽃과는 다른 형태에 놀라워하는 꽃이 있습니다. 그리곤 이런저런 질문을 쏟아내는 동시에 ‘앉은부채’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그럴듯하다고 받아들입니다. 그런데 ‘앉은부처’로 잘못 알아들었음을 뒤늦게 깨닫고선 고개를 갸우뚱합니다.한가운데 도깨비방망이같이 생긴 게
[신동수의 그림에세이]'완생(完生)을 향하여!'우리 사회 곳곳에 미생(未生)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그림에세이를 시작하는 그 또한 이 시대 미생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으나 그림에 빠져 그것을 업으로 삼은 그는 무명과 불만스런 현실, 그리고 미래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 곧 찬란한 서광이 비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중
지난 19일 오후 4시 20분 쯤 국회 본회의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의장석을 대신 지킨 정갑윤 부의장이 대정부질문을 위해 열린 본회의를 마무리하기 직전 재석 의원들 이름을 일일이 부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끝까지 자리를 지킨 48명의 의원들에게 “20대 총선에서 반드시 당선돼 돌아오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하지만 그의 말엔 덕담 이상의 의미가 숨겨져 있었다. 그 말은 곧 회의에 결석했거나 재석하지 않은 의원들을 향한 가시돋친 반어(反語)였다.이날 정 부의장은 정의화 의장 대신 회의를 진행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애를 먹었다. 오후 2시
2000년대 초반 저금리 덕분에 미국의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은 은행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95%에 이른다며 돈 없는 직장인은 말할 것도 없고 신용불량자들에게까지 “집을 사라. 무조건 남는다.”며 꼬드겼다. 꼬임에 넘어간 이들은 2008년초 금리가 오르자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줄줄이 파산하고, 대출금 회수 불능에 빠진 금융회사들도 잇따라 무너졌다. 이것이 바로 세계 금융위기를 부른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낮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담보대출) 사태이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Adonis amurensis Regel & Radde“접경 지역에도 봄이 왔어요! 꽃이 피었어요!” 봄이 특정 지역을 가려 오고 가는 것이 아님을 생각하면 말이 되지 않는 얘기이지만, 세월이 하 수상하니 접경 지역에 사는 꽃 동무의 전언이 예사롭지 않게 들립니다. 그렇습니다. 제2, 제3의 냉전 시대를 맞은 듯 꽁꽁 얼어붙은 접경 지역에도 어김없이 화사한 봄날은 오고 봄꽃이 피어난다는 사실을 무심하게 받아넘길 수 없는 이즈음입니다. 저 멀리 남녘에 가지복수초가 피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이미
국내 영화팬들에게도 여러차례 소개된 ‘젊은이의 양지’는 미국 소설가 드라이저의 작품 ‘아메리카의 비극’을 영화화한 것이다. 주인공 조지는 요즘말로 하면 흙수저를 물고 태어난 시골 출신의 젊은이였다. 그가 성공의 꿈을 안고 대도시 공장에서 근무할 때는 동료 앨리스를 진심으로 사랑했었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앞에 나타난 금수저 앤젤라와 친해지면서 마음이 변한다. 급기야 이미 임신한 몸으로 결혼을 요구하는 앨리스를 해변으로 데리고 간 후 물놀이 사고로 위장해 죽게 내버려 둔다. 연인이 악마로 돌변한 것이다. 조지는 결국 사형에 처해진다
유홍준이 쓴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창비)에는 경주 박물관의 아기 부처 이야기가 등장한다. 내용인 즉 이렇다. 아기 부처가 수년 간의 해외 여행을 마치고 다시 경주 박물관 불상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멀쩡하던 아기 부처의 발가락이 금세 까맣게 변했다. ‘소불선생’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 “몇 시간만 그 앞에 서 있으면 알게 될 걸세.”였단다. 그래서 그대로 행했더니 한 시간도 채 못 돼 그 이유를 스스로 깨닫게 되더라는 것이었다. 아기 부처의 발가락이 까맣게 변한 것은 견학하러 온 아이들의
학명은 Eranthis byunsanensis B.Y.Sun.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드디어 터졌습니다. 꽃 폭탄이 터졌습니다. 일주일 전쯤부턴가 여수에서, 울산에서 간간이 화신(花信)이 전해지더니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우수(雨水)를 지나면서 여기저기서 봄꽃이 피었다고 아우성입니다. 봄바람이 분다고, 바람꽃이 피었다고 아우성입니다. 북풍한설이 몰아친다고, 폭설이 내려 온 세상이 꽁꽁 얼어붙었다며 엄살을 떤 지 얼마 지나지 않았건만 너나없이 봄꽃 맞으러 길 떠나자고 부산을 떱니다.
세계 경제가 파국을 향해 무한 질주하는 듯하다.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증시 폭락,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같은 악재들이 서로 얽히고설킨 ‘칵테일형 경제 위기’가 몰려온 것도 모자라 마이너스 금리라는 메가톤급 악재마저 가세함으로써 글로벌 경제는 ‘죽음의 소용돌이’에 갇혀버린 형국이다.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경기부양 효과를 내기보다 은행권의 수익성만 떨어뜨려 또다른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달 들어 마이너스 금리에 따른 재무 건전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글로벌 은행 주식들이 폭락하는 바람에
병원 찾기가 불안하다. 병원을 잘못 찾았다가 도리어 큰 질환에 걸릴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차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순한 의료사고가 아니라 병원이나 의사 등 의료인들의 비양심적인 행위로 인해 큰 질병에 감염될 수 있다니 불안해 하지 않을 수 없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8일부터 주사기 등 일회용 의료기기를 재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하루 전 강원도 원주경찰서는 원주시내 한 정형외과 원장의 출국금지 조치를 검찰에 요청했다. 또 해당 병원에서 일한 간호사 5명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한사코 쓰지 않는 표현이 하나 있다. ‘폐쇄’라는 단어가 그 것이다. 통일부는 지난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관련 정부 성명’을 발표할 당시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후에도 정부는 개성공단 운영 중단과 관련한 대책을 내놓거나 ‘개성공단 관련 정부입장’을 발표할 때 한결 같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표현을 고집했다.어법에도 맞지 않는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란 표현이 반복해 등
꿀풀과의 두해살이풀로, 학명은 Lamium amplexicaule L.요 며칠 제법 비가 내렸습니다. 아직 2월 중순이니 겨울비라 부르는 게 옳겠지만, 이리저리 날리는 빗줄기에선 겨울의 한기보다는 봄날의 따스함이 느껴지니 봄비라 부르고 싶은 비입니다. 봄을 부르는 비, 봄을 재촉하는 이 비가 그친 뒤 곧바로 봄이 시작되는 건 아니겠지만 기분만은 한결 봄에 다가선 듯 가볍습니다. 앞으로도 두어 차례 기온이 영하로 곤두박질하고, 꽃샘추위가 맹위를 떨친 연후에야 봄이 온다는 걸 익히 알고 있건만, 마음과 눈은 벌써부터 봄꽃을 찾아 산골짝
지난달 6일 실시된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시작된 남북관계의 위기는 지난 7일 북측이 기상관측위성 ‘광명성 4호’로 포장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쏘아올리며 본격화됐다. 남측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으로 맞서자 북측은 곧바로 공단 내 남측 인원을 전원 추방하고 남북 군통신선과 판문점 직통전화를 폐쇄함으로써 남북관계가 올스톱됐다. 남북 교류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이 12년만에 불이 꺼지며 암흑 천지로 변해 ‘남북 신(新)냉전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폐
이번 설 명절은 참으로 뒤숭숭했다. 주말을 포함해 연휴가 5일이나 돼 온 국민은 다소 들뜬 마음으로 설을 맞이 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긴박한 뉴스가 찬물을 끼얹었다. 북한이 설날 하루전인 7일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앞서 있었던 원자탄 실험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도발을 또 반복했다. 청와대와 정치권, 외교 관계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고 관련 뉴스가 설 분위기를 압도했다. 당연히 일반 국민들은 개운치 않은 마음을 안고 고향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 명절은 여전히
계층간 격차(또는 불평등)를 바라보는 사회학의 두 가지 기본적인 관점은 기능론과 갈등론이다. 갈등론이 격차의 부작용에 주목하는 반면, 기능론은 그 속에 내포된 순기능을 강조한다. 해서, 기능론은 계층간 격차를 당연시한다. 격차 및 불평등이 하위 계층 구성원들의 사회이동을 자극해 결과적으로 사회가 발전해나가는 동력을 이룬다는게 기능론의 논리다. 가진 자와 못가진 자, 유식한 사람과 무식한 사람, 정신노동자와 육체노동자가 혼재된 상태에서 유기체적으로 작동하는 사회만이 역동성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 역시 기능론자들의 주된 주장이다그런 면
한국경제의 불안한 현주소를 나타내는 두가지 지표가 최근 발표됐다. 하나는 한국은행이 발표한 2.6%라는 2015년 경제성장률 속보치이고,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 우리 제조업 주력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현저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은 1960년대 이후 한국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12년부터 제조업 성장률은 경제성장률 수준으로 하락했으며, 무역특화지수도 크게 떨어져 제조업 국제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마당에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미국 금
학명은 Cypripedium macranthos Swartz.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멸종위기종 2급.이중과세(二重過歲)니 뭐니 해도 설은 기죽지 않고 살아남았고, 이제는 민족 최대의 명절로서 완전히 복권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란 인사를 두 번 한들 무슨 문제가 되겠느냐는 듯 너나없이 거듭 덕담을 나눕니다. 2016년 2월 둘째 주가 시작되는 8일 세뱃돈 가득 담긴 복주머니, 금은보화 가득 찬 복주머니를 똑 닮은 복주머니란이 ‘업다운뉴스’ 독자들에게 “새해 복 듬뿍 받으시라.”고 인사를 합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