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또 바이러스 공포에 떨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지카바이러스가 지구촌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아직은 남미 등 우리와 멀리 떨어진 나라들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지만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다. 특히 지난해 허술한 방역체계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아직 기억에 생생한 터라 불안해하지 않는 국민은 없을 듯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일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올들어 브라질 등 남미지역 일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신동수의 그림에세이]'완생(完生)을 향하여!'우리 사회 곳곳에 미생(未生)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그림에세이를 시작하는 그 또한 이 시대 미생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으나 그림에 빠져 그것을 업으로 삼은 그는 무명과 불만스런 현실, 그리고 미래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 곧 찬란한 서광이 비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중
‘냅킨 딜레마’라는 말이 있다. 테이블 세팅이 끝난 원탁에 둘러앉을 때 대개의 사람들이 한순간 겪게 되는 딜레마다. 앉은 사람 각자의 바로 앞에 빈 접시들이 놓이고, 그 오른쪽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이 가지런히 누워 있다. 어느 것이 내가 사용할 물건들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문제는 식사 도구 사이사이에 배치된 냅킨이다. 왼쪽에 있는게 내 것인지 오른쪽에 놓인게 내 것인지 헷갈리기 일쑤다. 어느 것을 집어들지 몰라 한순간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각자의 딜레마는 으레 용감한(?) 누군가가 과감하게 먼저 냅킨을 집어드는 순
학명은 Daphne kiusiana Miq. 팥꽃나무과의 상록 활엽 관목“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려 했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는 말이 있듯 눈 폭탄과 강추위가 제아무리 기승을 부린들 오는 봄 막을 수 있을까요. 아직 눈 덮인 한라산이 두 눈에 가득 찬 2월 초이지만 겨울나무 사이로 오고 있는 봄의 향기는 이미 곶자왈에 가득 번져 있습니다. 각각 숲과 자갈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 ‘곶’과 ‘자왈’이 합쳐진 곶자왈은 용암이 분출하면서 만들어진 요철(凹凸) 지형으로, 녹나무 등 남방계 식물과 북방계 식
최대의 명절 설날을 앞두고 명예퇴직, 희망퇴직의 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현대로템은 며칠 전 과장급 이상 사무직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그 대상자가 1000여명에 이른다. 한국GM은 이달 중순까지 2011년 이전 입사한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올해는 일반 사원들도 신청할 수 있도록 ‘문호’(門戶)를 크게 넓혔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에 걸쳐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해 390여명의 직원들을 떠나보냈다. 사상 최대의 적자에 허덕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지난해에 모두
인천공항이 불안하다. 올들어 인천공항의 출입국 보안지역을 통한 외국인 밀입국 사건이 잇따르는 등 보안에 큰 구멍이 뚫렸다. 그것도 모자라 공항 화장실내에서는 폭발물로 의심되는 물체가 발견돼 전국민의 우려를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랍어로 쓰여진 협박성 메모지까지 발견돼 정부 당국자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다. 지난 29일 오후 4시쯤 신고된 인천공항 화장실내의 폭발물 의심물체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설치했는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특히 폭발물 의심물체와 함께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경고다, 신이 처벌한
만약에 ‘동물국회와 식물국회 중 어느 쪽이 덜 불편하다고 느끼십니까?’라는 설문조사가 실시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목불인견이기는 매양 한가지지만 그나마 국민들이 조금이라도 더 참아줄만한 것은 어느 쪽일까?내친 김에 한걸음 더 나아가 보기로 하자. 같은 물음을 익명성이 보장되는 설문조사를 통해서가 아니라 공개적으로 특정인에게 던진다면 각각의 대답은 또 어떻게 나올까? 감히 단언컨대, 민생법안 통과를 촉구하기 위해 거리 서명에 동참했던 박근혜 대통령조차 대답을 내놓기 전 일순 망설일게 틀림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각 정당의 국회의원
해오라비난초 =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학명은 Habenaria radiata (Thunb.) Spreng.짧지만 강한 추위가 유난스러운 겨울입니다. 동백꽃과 제주의 수선화 등 엄동설한에 피는 야생화가 없는 건 아니지만, 한겨울 꽃 타령을 하자니 다소 생뚱맞다는 생각도 한편에서 고개를 듭니다. 그 와중에 다소 엉뚱한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겨울의 한복판에서 그 반대랄 수 있는 한여름 삼복더위에 피는 해오라비난초를 소개해보자는 것이지요. 무더위를 떠올리며 살을 에는 강추위를 이겨내 보자는 취지입니다.
중국경제가 ‘경착륙’(Hard Landing)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성장의 둔화세가 확연해지면서 경제전문가들이 ‘중국경제 경착륙’설을 설파하기 시작했다. 세계 헤지펀드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는 21일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며 “(경착륙을) 예상하는 것이 아니라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마틴 울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도 칼럼을 통해 중국 경제 쇼크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자체보다 중국 경제가 마주하고 있는 경착륙 리스크가 더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의 비인간성이 새해에도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심심찮게 이어지던 아동학대 사건이 또 터졌다. 이번엔 부모가 일곱살 짜리 아들을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시신을 무참히 훼손하고 3년 넘도록 냉장고에 보관해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했다. 그나마 사회적인 작은 관심으로 자칫 감춰질 뻔했던 비인간적인 아동학대 사건이 밝혀지게 된 것은 불행중 다행한 일이다. 이번 부천의 초등생 아들 시신 훼손사건은 이미 2012년 4월부터 예고됐다. 당시 부천의 한 초등학교를 다니던 최모 군은 갑자기 학교에
‘호남정치 복원’이란 말이 요즘 들어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멀게는 지난 대선 이후부터, 가깝게는 지난해 천정배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탈당 이후부터다. 이제 ‘호남정치 복원’은 호남 출신 정치인들의 단골 구호가 됐다.이 말이 매스컴에 등장하는 빈도가 갑자기 높아진 계기는 천정배 의원의 새정치련 탈당이었다. 그 이전까지 ‘호남정치 복원’은 지역 언론에서나 간간이 등장하던 그들만의 용어였다. 입에 올리는 이들도 몇몇 정치인들로 한정돼 있다시피 했다. 세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해도 아직
유채 꽃 = 십자화과 두해살이풀로 학명은 Brassica napus L. 유럽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 전역과 남부 해안에서 자란다.예로부터 제주도는 삼다도(三多島)라 일컬어 왔습니다. 바람과 여자와 돌이 많은 섬이라는 뜻이지요. 이 중 지금도 제주도를 찾는 외지인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게 바로 바람과 돌입니다. 공항이든 항구든, 그 어디서부터 제주를 만나기 시작하든지 올려다보면 한라산이, 내려다보면 짙푸른 바다가 보입니다. 그리고 집이든 밭이든 농장이든 그 무엇의 경계가 되고 있는 숱한 돌담장을 만나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중인 ‘청년수당’이 정부와 서울시간의 법정싸움으로 비화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4일 서울시 의회가 올 예산으로 의결한 청년수당 90억여원의 위법성을 묻는 소송을 대법원에 제기했다. 청년수당은 서울시가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나 대학 졸업 예정자 가운데 중위소득 60% 이하인 서울거주 청소년(19~29세) 3000여명에게 최장 6개월간 월평균 50만원을 활동비로 지원하겠다는 정책이다.복지부는 이 정책이 사회보장제도이므로 중앙정부와 협의를 거쳐 도입해야 한다는 데 반해 서울시는 협의가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이
‘칵테일 위기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이 지난 6일 새해 첫 기자회견에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위험한 ‘칵테일형 위기’(Dangerous Cocktail Threat)가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함으로써 사실상 공식화했다. 이 여파로 새해 세계 증시는 1주일 동안 폭락에 폭락을 거듭하면서 시가총액 4조 2000억 달러(약 5081조원)를 허공에 날려버리는 참담함을 맛봤다. ‘칵테일형 위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저유가 쇼크, 경제파탄 상태에 직면한 브라질·러시아·남아프리카
겨우살이= 학명은 Viscum album var. coloratum (Kom.) Ohwi. 겨우살이과의 상록 활엽 관목.“껍데기는 가라/한라에서 백두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에서)날이 추워져야 소나무와 잣나무만이 늘 푸르다는 걸 알게 되듯, 겨울이 되어야 존재가 드러나는 식물이 있습니다. 바로 겨우살이입니다. ‘껍데기는 가라’는 시인의 외침에 응답하듯 무성하던 ‘나무껍데기’가, 이파리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난 뒤에야 비로소 저 나무 꼭대기에서 사시사철 고고하게 자라는 겨우살이가
조선 영-정조 시절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쓴 ‘허생전’을 보면 찬탄이 절로 난다. 훌륭한 고전이 본디 시공을 초월해 영감을 주는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허생전을 통해 드러나는 연암의 혜안은 보면 볼수록 탁월하다. 마치 200여년 뒤인 오늘날 대한민국 사회를 정확히 예견하고 글을 써내려간 듯한 느낌에 전율이 느껴질 정도다.작품 속 허생은 어느 날 변산의 도적 소굴을 찾아간다. 나라의 골칫거리인 도적떼의 준동을 해결하기 위함이었다. 허생은 도적 무리 역시 처자 거느리고 정착해 살기를 원하는 족속들임을 확인한 뒤 그들 각자가 양껏 짊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