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에서의 이념이나 철학은 종종 건축물의 철근에 비유된다. 작가의 정치적 이념이나 철학이 문학의 기본틀을 이루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 문학은 문학다워진다. 참여문학조차도 예외일 수 없다. 만약 이념이나 철학을 삐쭉 빼쭉 흉물스럽게 드러낸다면 그 작품은 이미 문학의 범주를 벗어나게 된다. 격문이나 광고 홍보물과 같은 세속적 차원의 유인물 또는 구전물에 불과해질 따름이다. 이같은 명제는 정치에도 통용된다. 이념을 지나치게 앞세울 때 정치는 품격을 잃은 채 이전투구식 패거리 싸
YBM한국토익위원회가 얼마 전 토익 응시료를 4만 2000원에서 4만 4500원으로 6% 올리겠다고 밝혔다. YBM은 인상 안내문을 통해 “현행 응시료는 2012년 1월 조정된 뒤 4년간 동결된 만큼 물가 상승과 시험 관련 제반 비용 증가로 부득이하게 인상하게 됐다”고 궁색한 변명을 내놓았다. 2000년 2만 8000원이던 응시료는 그간 꾸준히 올라 올해 4만 4500원으로 인상됐다. 지난 15년 동안 무려 60% 가까이 올랐다. 하지만 세계에서 우리나라 다음으로 토익 응시자가 많은 일본은 오히려 응시료가 인하되는 추세여서 너무나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학명은 Pulsatilla tongkangensis Y.N.Lee & T.C.Lee.더없이 화창한 봄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불가역적인 봄입니다. 산에서는 변산바람꽃과 복수초와 너도바람꽃·노루귀·꿩의바람꽃 등의 야생화들이 꼬리를 물고 꽃봉오리를 활짝 터뜨리며 있습니다. 도심 아파트 화단에도 매화가 핀 지는 이미 오래. 뒤질세라 산수유와 개나리가 노란색 꽃물결을 일렁이더니 급기야 벚꽃과 목련마저 꽃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전국이 꽃동산으로 변해 가는 4월 초순, 급기야 산이 산을 껴
국내 대학들의 비지성적인 문화가 도를 넘고 있다. ‘지성의 요람’ 으로 여겨졌던 캠퍼스에서 군사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고 있을 뿐 아니라 조폭 세계에서나 볼 수 있는 폭력성마저 빈번히 노출되고 있다. 낭만과 열정이 가득해야 할 캠퍼스에서 전통이라는 이유로 미신적인 행동과 가혹행위도 행해지고 있다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학들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진상조사 뒤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지만, 이런 비지성적인 사건들은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반복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국 곳곳의 대학들에서 이
[신동수의 그림에세이]'완생(完生)을 향하여!'우리 사회 곳곳에 미생(未生)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곳에서 그림에세이를 시작하는 그 또한 이 시대 미생 중 한 사람일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공학도였으나 그림에 빠져 그것을 업으로 삼은 그는 무명과 불만스런 현실, 그리고 미래 불안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의 삶에 곧 찬란한 서광이 비칠 가능성도 높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계속 그림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대중
녹나무과의 낙엽 활엽 관목. 학명은 Lindera obtusiloba Blume var. obtusiloba.“에이, 아무 꽃도 없구먼.”지난 24일 강원도 화천 광덕산 등산로. 한참을 묵묵히 뒤따르던 지인이 끝내 참았던 불평을 털어놓습니다. ‘복수초가 피었네,’ ‘변산바람꽃이 피었네,’ ‘너도바람꽃이 피었네.’ 등등의 요란한 꽃소식에 내심 쫓아만 가면 ‘꽃 대궐’을 보리라 기대했었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봄꽃이 무더기로 피었다고 야단법석을 떨지만, 기실은 손가락만 한 크기의 아주 작은 풀꽃들이 산기슭이나 골짜기 작은 귀퉁이에 보일
‘모두의 책임은 무책임’(Everybody's business is nobody's business)이란 서양 속담은 그들의 합리적 사고를 대변한다. 이 말은 우리에게는 양비론을 견제하는 경구다. 양비론은 책임 소재 규명을 방해한다. 좋은게 좋은 거라는 정서가 이심전심으로 통하면서 누군가가 앞장서서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주창하면 여기저기서 맞장구가 터져나온다. 이 쯤 되면 아무리 큰 과실이라 할지라도 책임 소재의 규명은 물론 징벌 또는 구상(求償)까지도 물건너가고 만다. 이같은 모습은
일본 샤프전자의 굴욕이 계속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대만의 훙하이(鴻海)정밀공업이 우발 채무와 실적 악화를 이유로 6000억엔(약 6조 2000억원) 이상 제시했던 인수가를 2000억엔후려치려고 하고, 선납하기로 한 계약이행 보증금(1000억엔)마저 못 내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인수협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것이 빌미가 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샤프의 장기 신용등급을 ‘CCC+’에서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훙하이정밀공업은 자회사인 폭스콘이 애플의
남과 북의 군대 모습이 요즘처럼 확연히 대비된 때가 있었나 싶다. 북한 군은 매일같이 무력시위를 벌이며 우리를 위협한다. 24일에는 “청와대와 반동 통치기관들이 1차 타격 대상”이라며 “박근혜와 호전광들을 죽탕쳐 버릴 작전에 진입할 태세에 있다”고 우리를 협박했다. 반면 남한의 군대는 방산비리로 망신살에 허우적대고 있다. 허술한 방탄복을 납품한 방위산업 비리가 또 터진 것이다. 그것도 장군과 영관급 간부, 육사교수 등과 방산업체가 사병들의 목숨을 담보로 조직적으로 돈을 챙겼다고 하니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센고쿠(戰國) 시대를 주름 잡았던 세 영웅들에 대한 고사 중 유명한 것으로 뻐꾸기 이야기가 있다. 뻐꾸기 고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성격을 각각 상징적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된다. 익히 알려진 내용이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면 고사 속의 세 사람이 뻐꾸기를 울리는 방법은 제각각이다. 지략가인 도요토미는 갖은 술수를 동원해 뻐꾸기를 울게 하고, 성미 급하고 잔인한 오다는 울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해 새를 울린다. 마지막으로 의뭉스럽고 인내심 강한 도쿠가와는 뻐꾸기가 울
야생화 애호가들 사이에 꽤 오랫동안 제 이름이 아닌, 보통 명사 서해 ‘꽃섬’으로 불려온 야생화의 천국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찾는 발걸음을 줄여 자생지 훼손을 최소화하자는 나름대로의 선의가 담긴 고육책이었다고 이해됩니다. 그러나 낭중지추(囊中之錐)란 옛말도 있듯 누구든 한 번 보면 대번에 반할 수밖에 없는 천상의 꽃밭에 대해 소문이 나지 않을 수 없었고, 급기야 인기 예능 프로그램인 ‘1박 2일’에까지 등장함으로써 국내 최고의 야생화 자생지 중 하나로 전 국민에게 각인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부터 일자리 창출에 올인했다. 대선 때 경제 분야에서 유일하게 수치로 내놨을 정도로 강한 애착을 가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청년들의 창업 지원과 해외 취업 등을 통해 이들의 실업률을 크게 낮추는 한편 시간선택제 일자리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중장년층의 고용률도 높이겠다고 공언했다. 특히 해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으며 공을 들이고 있다. 청년 일자리 예산으로 2014년 1조 3600억원, 2015년 1조 9800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올해에도 2조 800억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