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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검찰, 이웅열 코오롱 회장 ‘전 정권 로비의혹’ 추적

[업다운뉴스 윤지환 기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와 바로 뒤이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코오롱 위기설’이 확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웅열 회장이 검찰 수사 끝에 구속될 가능성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 코오롱 내부는 긴장감이 역력한 기색이다.

최근 검찰 관계자에 따르면 검찰은 국세청이 고발조치한 상속세 관련 부분을 조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검찰 수사의 표면적 이유일 뿐 실제로는 코오롱이 이명박 정부 때 각종 사업에 참여해 특혜를 입은 점 등 전 정권 비리와의 연관성을 캐는 방향으로 수사가 전개될 것이라는 게 검찰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검찰 동향에 밝은 한 소식통은 6일 “국세청이 고발조치한 이웅열 회장의 상속세 탈세에 대한 부분과 더불어 전 정권과 관련된 여러 비리 혐의들을 검찰이 집중수사할 것”이라며 “검찰은 이미 문재인 정부 초반 롯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미 코오롱에 대한 수사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코오롱 수사 단초는?
검찰은 이명박 정부 때 이미 롯데그룹과 코오롱그룹을 주목하고 있었다. 바로 옥덕순씨라는 인물 때문이다. 옥씨는 지난해 8월 이혜훈 전 바른정당 대표의 금품수수 사건으로 세간에 드러난 인물이다.
검찰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옥씨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고위관료와 재계 인사들을 만나 금품으로 로비와 접대를 하고 그를 통해 여러 사업을 벌여왔다.
옥씨는 2011년 4월과 10일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협박을 받았다’, ‘이명박의 핵심 측근으로부터 사기를 당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에게 사기를 당했다’ 등 여러 이유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23년간 코오롱그룹을 이끌어온 이웅열 회장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마곡동 코오롱원앤온리타워에서 퇴임을 발표 후 임직원과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때 옥씨 사건을 조사하던 검찰은 당시 옥씨를 통해 롯데와 코오롱이 이명박 정부와 MB 측근들이 추진한 사업에 연결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코오롱은 2011, 2012년 이명박 정부 로비 특혜와 관련된 여러 첩보가 검찰에 접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당시 코오롱에 대한 조사를 착수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이웅열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특별한(?)’ 관계였고 청와대 인사와도 수시로 교류를 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 벼랑 끝에 선 코오롱
이명박 정부의 핵심 기업으로 지목돼 온 코오롱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2013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국세청 조사가 검찰 수사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이는 코오롱이 처한 위기 상황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2013년 3월 코오롱은 코오롱-듀폰 아라미드 소송에서 연달아 패소했다. 미국 화학기업 듀폰이 국내기업 코오롱에 제기한 1조원 규모의 수퍼섬유(아라미드·Aramid) 소송과 관련, 듀폰이 코오롱 미주본사에 대한 자산 양도판결을 받았다.

이는 코오롱과 듀폰 사이에 1조원 규모의 아라미드 섬유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결정이어서 코오롱은 회사의 존립이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위기상태였다. 듀폰은 2009년 2월 코오롱을 상대로 아라미드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 미국 버지니아동부법원으로부터 2011년 9월 9억2000만 달러대의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그치지 않고 이후 듀폰은 2012년 9월 뉴저지법원에 코오롱인더스트리USA를 상대로 자산양도 소송을 제기해 이듬해 승소한 것이다.

2011년 11월 미국 연방법원은 이 중 듀폰이 요구한 5000만달러(575억원) 징벌적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는 기각하고, 9억1990만달러(1조원)의 손실을 인정한다고 평결했다. 코오롱이 2006년부터 5년간 수출한 아라미드는 겨우 30억원 규모이나, 이 평결로 코오롱은 수출액의 무려 300배가 넘는 돈을 물 위기에 처했던 상황이다.

당시 검찰은 코오롱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기획하고 있었지만, 이런 사정이 작용해 수사가 보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2016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코오롱은 다시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는 2013년 국세청 세무조사 자료가 기반이 된 조사였다는 게 세정가의 일반적 분석이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상속세 탈세는 말 그대로 상속분에 대한 문제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상속세에 대한 탈세가 이뤄졌다는 것은 그 자금에 문제가 있다는 것으로 검찰이 수사를 하게 될 경우 해당 탈세부분뿐만 아니라 이웅열 회장의 상속자금과 운용자금 전체를 조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코오롱 주변에서는 이웅열 회장이 검찰 조사와 그 결과를 이미 염두에 두고 회장직을 물러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번에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구속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될 경우 코오롱 그룹까지 위험해질 수 있어 회사와 더불어 자금과 연결된 가족들을 살리고 혼자 모든 짐을 지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 ‘친 이명박’ 기업 로비자금 의혹
검찰은 코오롱이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여러 사업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 소식통에 따르면 코오롱이 이명박 정부 때 움직인 사업자금, 특히 정부의 지원으로 추진된 해외사업과 코오롱 자체 해외 자금에 대해 검찰이 추적 중이다.
아울러 검찰은 코오롱과 연결된 친이(명박)계 핵심인사들과 그들의 자금 대해서도 살피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인들 가운데 이웅열 회장과 교류한 적 있거나, 친분이 있는 인사들이 코오롱 자금이나 사업과 연관성이 있는지 검찰은 들여다 볼 계획이다.

여야는 2013년 2월 26일 이명박 전 대통령 간판사업인 4대강사업과 부인 김윤옥 여사 간판사업인 ‘한식 세계화’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결정한 바 있다.
국회는 당시 본회의를 열어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한 총인처리시설 입찰 관련 감사요구안’과 ‘한식 세계화 사업에 대한 감사요구안’을 각각 의결했다.

여야는 당시 4대강 사업과 관련, “환경부가 4대강 수질개선을 위해 2010년부터 총인(TP)처리시설 설치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턴키 방식으로 발주한 36개의 총인처리시설 설치 사업의 평균 낙찰률이 97.5%에 달했다. 이런 낙찰률은 업체들이 사전 담합하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비율”이라며 담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는 특히 “㈜코오롱워터앤에너지의 낙찰률은 98.9%, ㈜효성에바라엔지니어링의 낙찰률은 99.7%, ㈜태영건설의 낙찰률은 99.9%, ㈜한솔이엠이의 낙찰률이 99.8%에 달한다”며 “이는 사전에 예정금액을 알았기 때문이 아니냐”고 특정업체들을 향해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또 국회는 당시 “총인처리시설 입찰과정에서 환경신기술 가산점이 적용된 내용을 보면 일관성이나 기준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코오롱은 이명박 전 대통령 형 이상득 전 의원이 재직했던 직장이다. 이상득 전 의원은 1970~1980년대 코오롱 사장, 코오롱상사 사장으로 재직했다. 이 때문에 이웅열 회장은 오랫동안 친이계 인사들과 깊은 교류를 이어왔다.
무엇보다 이상득 전 의원은 코오롱 등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기도 했다.

윤지환 기자  tangohun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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