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미국 국무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 멍완저우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를 우려해 중국여행 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캐나다인 1명을 억류한 뒤 캐나다 법원이 멍 부회장을 보석을 조건부로 걸고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멍 부회장이 구속상태를 벗어남에 따라 교착 위기에 처햇던 ‘90일 휴전’에 들어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날 중국 여행 주의보를 추가로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국이 캐나다인 1명을 억류한 데 따른 후속 대응이라고 이 통신은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러한 주의보가 발효될 경우 미 국민들에게 중국이 멍 부회장 체포 문제로 인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걸 경고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화웨이 사태에 따른 긴장 고조와 맞물려 추가적인 중국 여행 주의보를 발령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즉답을 피했다. 다만, 기존 중국 여행 주의보의 내용을 언급하면서 “중국을 방문하거나 중국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이 임의로 심문을 받거나 억류될 가능성에 대비해 누구든 중국으로 여행을 할 때는 주의를 하라는 걸 담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 CNBC 등 외신들은 전직 캐나다 외교관이 중국에 억류됐다고 보도했다. CNBC는 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마이클 코브릭 전 외교관이 억류됐고, 현재 그가 일하고 있는 인터내셔널 크라이시스 그룹 측이 그의 즉각적이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CNBC는 “이번 일이 멍완저우 CFO가 체포된 것과 연관이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멍완저우 체포로 중국의 보복이 있을 것이란 두려움은 고조돼 왔다”고 전했다.
랠프 구데일 캐나다 공공안전부 장관은 이날 “우리 국민 1명이 중국에서 억류된 것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깊이 우려한다”고 밝혔다. 억류 시점은 캐나다 당국의 멍 부회장 체포 이후로 알려졌고, 캐나다는 중국 측에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미중 갈등의 중심에 선 멍 부회장이 풀려났다. 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캐나다 법원은 이날 멍 부회장을 조건부로 석방하기로 결정했다.
밴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법원에서 보석 심리를 담당한 윌리엄 어크 판사는 1000만 캐나다달러(84억5000만원) 보석금을 내고 전자발찌 착용을 통해 감시를 받는 등의 조건으로 보석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시된 보석 조건을 부과함으로써 (향후 인도 여부를 결정할) 심리에 출석하지 않을 위험이 허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보석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
멍 부회장의 보석과 관계없이 그의 미국 인도를 위한 심리는 예정대로 추진될 예정이고, 캐나다 법원은 일단 멍 부회장에게 내년 2월 6일 법정에 출석하라고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