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과거 유명무실했던 남성의 육아휴직자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1만2034명을 기록, 최초로 1만명을 넘어섰다. 2008년 355명과 비교해 33배 증가하면서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중은 13.4%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8'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는 9만123명으로 나타났다. 2008년 2만8435명으로 집계된 육아휴직자는 매년 점진적으로 상승해 10년 사이 3.2배 증가했다.
그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남성 육아휴직자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3.4%로 1995년 남성 육아휴직 제도를 도입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빠의 달'을 도입하는 등 남성 육아휴직 장려책을 확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육아휴직 부문에서도 대‧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의 양극화 현상이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영아별 최초로 육아휴직급여를 받은 여성 수급자의 40.9%는 500인 이상 대기업 근로자이고 남성 이용자 또한 57.0%가 대기업에 재직 중이었다.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 일수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의 육아휴직 사용 일수는 각각 평균 62.9일, 99.6일로 나타났다. 하지만 비정규직 및 자영업자는 평균 49.4일의 육아휴직을 사용하면서 회사 규모에 따른 육아휴직 제도의 편중이 드러났다.
통계청은 "기업 규모별 제도 준수 정도에 격차가 심해 육아휴직 이용자 비중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출산 및 육아를 위한 공적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매우 적은 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의 출산 및 육아를 위한 공적 지출은 OECD 회원국 중 하위 3위로 2013년 기준 1723달러를 기록하며 회원국 평균인 1만2316달러와 7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러한 영향으로 육아를 앞둔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안정된 경우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중 39.8%의 월 소득이 135만∼210만원 미만이었다. 210만∼300만원 미만이 34.0%, 300만원 이상이 20.0%, 135만원 미만이 5.2%였다.
육아휴직자 고용유지율은 2012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육아휴직 복직 후 1년 이상 동일 사업장에 머문 근로자의 비중이 2012년 71.2%에서 2015년 75.5%로 4.3%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