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故 김용균과 같은 처지'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의 절규, 김용환 부회장은 응답할까?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8.12.19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최측근인 김용환 부회장이 최근 그룹 인사에 따라 현대제철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김 부회장은 이번 주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인사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적지 않은 경영 현안을 풀어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 향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김용환 부회장은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한 일을 계속해오고 있다고 주장하는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정면으로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조정환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교육위원장은 1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故) 김용균 씨의 사망소식을 들으면서 2년 전이 떠올랐다. 컨베이어로 고로에 철광석을 이송하는 설비를 점검하던 동료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고 말했다.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는 지난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가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 위원장을 비롯해 발전소, 조선소, 자동차 판매장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비정규직들의 호소가 쏟아졌다. 이들이 공통적인 호소는 “비정규직을 없애지 않고는 죽음의 행렬을 멈출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조 위원장은 “그때도 혼자서 수 킬로미터가 넘는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해야 했고, 거기서 떨어지는 낙탄이나 철광석을 퍼 올리고 그것들이 막히지 않도록 점검하는 작업을 홀로 어두컴컴한 현장에서 해야 했다”며 “사건이 나서도 제철소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故 김용균 씨의 사망사고는 오늘로 끝이 아니라 비정규직 철폐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이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면서 “비정규직의 철폐 없이는 어떠한 안전도 노동자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의 말처럼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동자 사고는 잊을 만하면 발생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2007년부터 10년 동안 산업재해로 33명이 숨졌다.

2016년 11월 28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TT-49타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한모씨가 기계에 끼어 숨졌고, 6년 전인 2010년 5월에도 같은 타워에서 장비를 점검하던 작업자가 추락해 사망했다. 2013년 5월에도 당진공장 하청업체에서 아르곤 가스 질식사고로 5명이 숨졌다.

이처럼 조 위원장은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직원의 수는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데일리 집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전체 직원수는 지난 9월말까지 1만1511명으로 1년 사이 2.0%(230명)가 증가했는데, 정규직이 1만1225명으로 1.3%(144명) 늘어나는 사이 비정규직은 286명으로 무려 43.0%(86명)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현대제철의 비정규직 비율도 1년 전 1.8%에서 2.5%로 0.7%포인트 올라갔다.

김용환 부회장은 1983년 9월 현대차그룹에 입사했다. 기획조정실장, 구매·감사실·전략기획담당·법무실·글로벌경영연구소·인재개발원 담당 부회장, 기획조정실담당 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빅5로 올라서는 데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을 주도하며 현대차그룹의 전략 추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제는 현대제철 수장으로 새 출발하게 된 김용환 부회장이 비정규직 직원들의 목소리에 얼마나 귀를 기울이고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저작권자 © 업다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 2024 업다운뉴스.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