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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광풍 시대 이끈 ‘걸어서 세계속으로’,‘세계테마기행’ 등 방송프로 ‘이런 건 좀 거시기해요’

  • Editor. 이두영 기자
  • 입력 2018.12.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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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두영 기자] 2003년 한 카드회사는 ‘열심히 일한 당신, 자유롭게 떠나라!’라는 문구로 여행에 대한 동경을 증폭시켰다.

세계적 휴양여행 전문 업체인 클럽메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유’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며 일중독에서 벗어나 여유와 쉼을 누리도록 자극했다.

지금 여행은 대세가 됐다. 경기가 불황이라 하지만 국내여행객 뿐만 아니라 해외여행 인구도 꾸준한 증가 내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tvN 윤식당 방송 화면에 등장한 스페인의 멋진 풍경.

2017년 해외로 나간 국민이 2천600만명 정도이고 올해는 그 수치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0월까지 해외출국자수가 2,400명에 육박했다. 인구 1억2,700만 명의 일본은 2017년에 1,800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이에 비하면 인구 5,100만여 명인 우리나라는 해외여행 열기가 광풍 수준이다.

해외여행이 큰 흐름으로 자리 잡은 데에는 원인이 많다. 가장 큰 원인은 워라밸(워라벨)로 표현되는 삶의 가치 중시 풍조다. 거기에 원화 강세에 따른 국내여행의 가격 대비 만족도 하락, 스마트폰 기술 진보에 따른 SNS 활성화, 방송 등이 해외나들이 동경심을 자극했다.

특히 2018년에는 해외여행 관련 프로그램이 큰 역할을 했다. 걸어서 세계 속으로(KBS1), 세계 테마 기행(EBS1),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SBS) 등이 대표적이다.

정글의 법칙.

이들 여행 프로는 이미 동남아,유럽,아프리카,호주 등 지구촌 구석구석의 빼어난 자연경관과 유네스코 문화유산, 신기한 레저활동, 자연현상 등을 보여주며 여행가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의 몸을 근질근질하게 했다.

지난해 봄에 등장한 윤식당(tvN)도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의 길리 트라왕안과 스페인 카나리아제도의 테네리페 가라치코의 소박한 시골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볼거리를 선사했다.

레스토랑 직원으로 출연한 윤여정,이서진,신구,정유미,박서준 등 연예인들은 멋진 외모와 친절로 한국의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한몫했다.

이들 프로그램이 성공하자 모방 방송이 급격히 늘었다. 성공한 프로를 따라 하기만 해도 ‘평타는 친다’는 계산에서였는지 MBC,SBS,KBS 등 지상파방송은 물론 각 종합편성채널 등에서도 앞다워 여행심리를 부추기는 프로를 내보냈다.

 '윤식당'에 출연한 박서준이 한 여성 관광객이 '해리슨 포드'를 닮았다고 하자 파안대소 하고 있다.[사진=tvN 화면] 

짠내투어(tvN), 패키지로 세계일주-뭉쳐야 뜬다(JTBC), 일밤-오지의 마법사(MBC), 상민 종민의 하룻밤만 재워줘(KBS2), 선을 넘는 녀석들(MBC), 앉아서 하는 세계여행, 여행가 방(스카이TV), 원나잇 푸드트립(Olive), 잠시만 빌리지(KBS2), 싱글와이프(SBS) 등 명칭도 희한한 프로그램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들 방송은 프로그램의 수준을 떠나서 결과적으로 인천국제공항을 더욱 북적이게 했다.
해외 배낭여행자들은 SNS에서 해시태그로 핫플레이스라고 추천되는 여행지나 맛집을 찾아다니며 해당 장소의 사진을 온라인에 올렸다. 이를 본 사람들의 떠나고 싶은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다.

꽃보다 할배에 등장했던 그리스의 한 극장.

장년층의 경우 이순재,신구,박근형,백일섭,최지우,이서진 등이 출연한 해외 배낭여행기 ‘꽃보다 할배(tvN)’에 열광했다.

그들이 숙박하고 먹고 다니며 즐기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그리스 산토리니, 오스트리아 찰츠부르크, 대만 등은 가볼만한 곳, 꼭 가 봐야 할 곳 등으로 인터넷등 온라인에서 크게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수준'이다. 

일반 서민들은 평생 가지도 못할 오지를 소개하면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그렇게 험준한 곳이 아니어도 세계에는 갈 곳과 촬영할 곳이 너무나 널려 있다.

 현지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엉뚱한 행동을 용맹담으로 묘사하거나, 유명 연예인이랍시고 출연시켜 평이한 영어도 구사하지 못해 보는 이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행위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 간판이 여행 프로이긴 한데 연예인들이 한 곳에 모여 앉아 시시콜콜 잡담만 늘어놓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한 사람의 여행전문가가 현장에서 설명을 해주는 프로그램의 경우도 현장에 집중해야 한다.  주변 풍경보다는 그 전문가의 홍보 비디오를 찍듯이 설명자를 화면에 너무 자주 그리고 크게 부각시키는 촬영은 자칫 위화감을 불러일으키기 쉽다. 또 5일장터에 온 것처럼 과도하게 목청을 높이며 호들갑을 떠는 설명 태도도 지양돼야 한다.

여행 프로그램은 여행 정보를 차분히 전달해 주거나, 국내에서 보기 드문 멋진 풍광 등을 보여주며 대리만족을 시켜 줄 때 본연의 가치를 인정받기 마련이다. 이 가치에 집중하면 시청률이 아무리 죽을 쒀도 '평타는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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