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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문화 새해 새바람, 닫힌 '병영시계'에서 열린 '인생시계'로
병영문화 새해 새바람, 닫힌 '병영시계'에서 열린 '인생시계'로
  • 김기철 기자
  • 승인 2018.12.29 08: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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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새해부터 병영문화에 새바람이 분다. 군대에 아들을 보낸 부모들은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게 되고, 병사들은 일과 후 가족과 통화도 하고 자기계발 시간도 늘릴 수 있게 된다.

국방부가 병사 휴대전화 사용과 평일 일과 후 외출, 외박지역 제한 폐지 등 병영문화 혁신과 관련한 정책 추진 방향을 결정했다고 27일 밝히면서 새해 병영문화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일과 후 이동과 소통이 확대되면서 병사들에겐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기간이 더 이상 사회와 단절된 ‘닫힌 병영시계’가 아니라 사회와 소통의 끈을 유지하면서 자기 주도적 삶도 준비할 수 있는 ‘열린 인생시계’로 가동되는 길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내년 2월부터는 평일 외출이 가능해지고, 내년 상반기 중으로 외박 때 위수지역 제한도 폐지된다. [사진=연합뉴스]

내년 2월부터 병사들의 평일 일과 이후 외출이 전면 확대되는 게 가장 큰 변화다. 외출시간은 오후 5시 30분부터 4시간이고, 외출 허용 횟수는 포상개념의 분·소대 단위 단결활동을 제외한 개인적 용무를 위한 외출 기준으로 월 2회 이내다. 면회는 물론 특강 수강 등 자기계발을 위한 이동, 병원 진료 등 다양한 목적으로 영외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휴가자를 포함해 부대 병력의 35% 범위 이내에서 외출이 허용된다. 군사대비 태세에 지장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내년부터 병사들의 외박 때 위수지역 제한도 폐지되는데, 상반기 중으로 부대에서 차량으로 2시간가량 떨어진 지역까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군사대비 태세와 장병기본권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되, 지역부대장과 지자체, 주민대표와 협의를 통해 지역맞춤형 시행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과 후 병사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해선 전면 시행시기가 내년 상반기 중 결정된다.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평일은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휴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다. 휴대전화는 보안 취약구역을 제외한 전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고, 부대별 실정을 고려해 통합 또는 개인적으로 보관하게 된다. 휴대전화 촬영과 녹음기능은 통제되는데, 휴대폰에는 군사기밀 유출 방지를 위한 보안 애플리케이션(앱)이 설치된다.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녹음은 안되지만 모바일로 뉴스를 보거나 인터넷 강의를 듣는 것은 자유롭게 허용된다.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되 휴대폰 통합관리시스템을 도입하고, 위반행위 방지 교육 및 대책 강구 등 제반 조치가 완료될 때까지 내년부터 시범운영을 단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병영문화혁신 태스크포스가 이끌어낸 이같은 장병기본권 친화적인 정책 확대에 따라 국방부는 병사들이 고립감을 해소하고 가족‧지인들과 소통망을 넓혀 군 생활에 활력을 불러 넣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국방부는 병사 평일외출 시범실시, 자기계발 비용 지원, 사역동원 금지, 월급인상 등 병영복지 개선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는데, 새해부터 장병들이 훈련 및 작전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한 번 더 변화를 준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병영문화 개선 조치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는 시각인데, 평일 외출을 허용할 경우 기습적인 무력도발 등 유사시 빠른 대처를 하지 못하고 지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고, 또한 병사들의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거나 통제·지휘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염려다.

병사의 휴대전화 사용 정책에 대해서도 군 내부 정보 유출을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장병들의 작전 및 임무수행 집중력이 저하되는 등 기강이 해이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에 국방부는 “자율과 책임의 문화를 정착해 나가고, 위반행위 시 상응한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전군 공통규정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문제점 보완에 집중할 계획임을 밝혔다.

관행과 통제,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명령계통과 위계질서만을 내세우며 병사들을 병영생활에 고립시켜 왔던 구시대적인 병영문화는 점점 개선돼 나가고 있다.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신성한 국방의무에 기꺼이 바친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접점을 넓히는 ‘국방개혁 2.0’는 이렇게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경기도 연천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대를 방문해 한 훈련병의 애인과 영상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도 28일 경기도 연천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200명의 훈련병 등 장병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하면서 “외출 및 외박도 위수지역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하고 휴대폰도 점차 업무 외 시간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은 이미 모바일이 사회의 일부가 됐고 그걸 통해 소통하는 세대라, 모바일로부터 차단됐다는 것이 가져오는 단절감도 많을 것”이라고 공감대를 넓힌 뒤 “국가 안보와 우리 국민, 내 가족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국가방위에 청춘을 바친다는 것은 참으로 소중한 일이니 자부심을 갖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모바일 세대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병영문화 개혁이 안보불안을 우려하는 쪽에서 지적하는 문제점들을 체계적으로 보완하고 그 동력으로 더욱 다변화해나갈 때 청년들에게 ‘가고싶은 군대’로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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