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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인 남양유업 대표 사퇴 미스터리, '순혈주의'에 발목 잡혔다?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8.12.3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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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분유에 이물질이 발견되고 홍원식 회장이 세금 탈루 혐의를 받는 등 올해 논란거리가 많았던 남양유업이 CEO의 퇴장 미스터리로 세인의 눈총을 받고 있다. 이정인 대표가 취임 1년도 안 돼 회사를 떠나면서다. 남양유업에 따르면 올해 1월 26일 취임한 이 대표는 지난 28일 사임했고, 31일 이광범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변경됐다.

남양유업의 창사 첫 외부 영입 대표인 이정인 대표가 취임 1년도 안돼 돌연 사퇴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2013년 갑질 논란 이후 소비자 불매 운동으로 매출이 급감한 남양유업의 실적을 끌어올리고 체질을 바꾼 인물로 이 대표가 꼽혀 왔기 때문이다.

이정인 대표가 선임되기 직전까지 남양유업의 실적은 저조했다. 갑질 사건 발생 이전인 2012년 1조3650억원에서 지난해 1조1669억원으로 2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이 기간 영업이익도 637억원에서 50억원으로 줄었다. 남양유업은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위기관리 전문가인 이 대표를 영입했다.

이정인 대표는 취임 뒤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들을 시행했다. 우선 임원진 수를 줄여 조직을 쇄신했다. 지난 9월 30일 기준으로 임원은 11명으로 지난해 12월 31일과 비교해 5명이 적다.

또, 프리미엄 제품을 개발하고 해외 수출에도 힘을 쏟는 등 매출을 낼 수 있는 채널을 다양화했다.

위기관리 전문가인 이 대표의 능력은 남양유업 분유에 이물질이 나왔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 빛을 발했다.

지난 10월 30일 남양유업의 분유제품 ‘임페리얼XO’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 대표는 “이물질 혼입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생산 공정의 전면 개방으로 대응했다. 제조공정상 이물질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진다면 법적·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세스코 식품안전연구소와 고려대 생명자원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해 분유 제조공정으로 볼 때 이물질 혼입이 불가능하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사건 발생 2주일 뒤 발표했다. 이어 분유공장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대표 취임 후 남양유업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8049억원으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9억7000만원으로 같은 기간에 비해 50%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가 스스로 물러난 것을 두고 업계는 창립 이후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순혈주의’를 원인으로 꼽는다. 남양 출신이 아닌 이정인 대표의 경영 혁신에 기존 임원들의 반발이 컸다는 것.

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판매 협력조직과 상생을 이루는 고강도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다짐대로 남양유업의 체질을 바꿨지만, 식품 기업의 문화와는 어울리지 않았던 게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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