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나도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잘 깨닫고 있는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거나 실험하거나 다른 이들에게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며 “그렇다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든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미국 PBS 보도를 인용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첫 반응이자 긍정적인 화답을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답보 상태의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북미관계가 새해를 맞으면서 어떤 전기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미국에 상응조치를 요구하고 ‘새 길’을 거론하며 경고한 데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전날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된 신년사에서 “나는 앞으로도 언제든 또다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등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되어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세계 앞에서 한 자기의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언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은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대체적으로 ‘공을 트럼프에게 넘겼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AP통신은 “김 위원장이 (북한의) 큰 이권이 걸린 트럼프 대통령과 핵 정상회담을 이어나가는데 희망을 보였지만, 동시에 제재와 압력으로 북한의 인내심을 테스트하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요약하면 김 위원장이 (화해의 상징인)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지만, 아주 날카로운 가시도 함께 내민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신년사는 김 위원장이 한반도의 평화를 추구하고 미국이 외교적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더 양보해야 한다는 것을 단언하는 데 충분히 분명한 언급들이었지만, 김 위원장은 외교적 교착의 책임을 다른 이들에게 돌리고 (협상에) 무거운 조건을 부과하며 새 길을 찾을 수도 있다고 위협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김 위원장은 타이밍을 잘 활용했다”며 “지난해 말 외교가 교착에 빠진 이후 협상에 열려있는 것처럼 보이는 연설을 한 것은 정상간 만남을 가질 수 있는 기회로 비칠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