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국회의원 선거제 개혁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의원정수 확대’ 문제와 관련해 참석 의원들 간에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정당득표율에 정비례하는 의석배분 선거제도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경우에 따라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여야 5당 중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4당은 8일 정개특위 산하 제1소위원회에서 지역구 의석수를 줄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의원정수 확대가 비례성과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기를 든 한국당은 현행 헌법에서 ‘국회의원 의석수는 200석 이상으로 한다’고 돼 있기 때문에 300석 이상은 위헌이라는 주장도 있다고 맞서면서 의원정수 확대에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했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심상정 정개특위 위원장 등 많은 의원이 방송에서 의원정수 확대가 개혁이라고 말씀을 하신다”며 “하지만 이는 굉장히 어려운 문제로, 과연 국민들이 의원정수 확대를 수용할지 허락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재원 의원도 “헌법에 의원정수를 200인 이상으로 규정했지만, 이게 무제한 늘리라는 게 아니라 299명을 한도로 하라는 것”이라며 “의원정수 300석 이상 확대는 위헌”이라고 거들었다.
반면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과거 헌법에는 의원수 상한과 하한이 모두 규정된 적도 있었다” 서 “그런 전례를 가진 헌법이 상한선을 적지 않은 것은 의원정수를 정책적으로 열어놓자는 취지”라고 김 의원 주장을 반박했다.
같은 당 원혜영 의원도 “헌법상 민주주의에서 대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치로 의원정수 200인 이상을 잡았다고 본다”며 “의원정수 상한선에 대한 우려는 대의민주주의 핵심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원정수 확대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 간 공방이 이어지자 바른미래당 김성식 의원과 민주평화당 천정배 의원이 민주당과 한국당을 향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의지가 있느냐”고 따져 묻는 과정에서,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김성식 의원은 “17∼20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한국당은 득표율에 비해 실제 의석을 과대 대표해 더 많이 가져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위헌 쟁점이 정수 문제, 연동형 방식 등이 있는데 앞으로 선거관리위원회와 상의해서 어떻게 할지 결정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안에 정개특위에서 합의가 안 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으로 처리하자는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원내대표들끼리 논의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본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