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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新산업 ESS 또 화마(火魔), 삼성SDI와 LG화학의 딜레마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1.15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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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화마의 단골 먹잇감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배터리 업계서 ‘돈 되는 신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데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얘기다.

이와 관련해 세계 ESS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업체들의 대책 마련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경남 고려제강 양산공장 ESS 화재 현장. [사진=연합뉴스]

가장 최근엔 14일 오전 7시 경남 고려제강 양산공장에 있는 ESS서 또 불이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은 양산공장 변전실 90㎡가량을 태우고 소방서 추산으로 6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낸 뒤 50분 만에 꺼졌다. 이 공장에 있던 ESS는 LG화학이 납품했다. 불이 난 ESS의 경우 지난해 2월께 정밀 안전 점검까지 받았다.

업계의 한 관계자가 “ESS 화재 건은 세계 ESS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인 삼성SDI·LG화학의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국내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수주를 한 국내 중소기업들 수출에도 비상이 걸렸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삼성 SDI CI. [사진출처=삼성SDI 누리집]

잇단 ESS 화재로 인한 우려에서 삼성SDI·LG화학은 자유롭지는 못하다. 2차전지 및 ESS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이들 ESS 선도기업이 딜레마에 빠질만한 대목이다.

ESS는 생산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내보내는 장치다. 우리나라 ESS 산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정책을 거름 삼아 빠르게 성장했다. ESS 설치에 전기요금 특례 정책 등 각종 인센티브를 시행했기 때문이다. 2016년 새로 설치된 ESS 66개서 2017년 265개, 지난해 782개로 급증했다.

한데 ESS서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SS 화재가 처음 알려진 것은 2017년 5월이다. 지난해엔 10여 건이나 보고됐다. 급기야 정부는 지난해 12월 모든 ESS 사업장에 대해 정밀 안전점검을 마친 뒤 ESS를 가동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화마는 멈추지 않았다. 해당 권고 5일 만인 지난달 22일 강원 삼척시 한 태양광 발전설비 ESS에서 불이 나 18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백화점·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화재 사고가 나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현장을 직접 방문해 가동 중단을 요청하고 있는 이유다. 산업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1253개 ESS 사업장에 대해 정밀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ESS 관련 화재에 대한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설계 구조가 복잡한 탓이다. 더구나 제조사별로 제품 사양이 다양한 데다 각기 다른 프로세스로 조사하는 과정이 필요해 화재 원인을 밝히는 데 적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정부는 예상한다. 그 기간 동안 ESS 수요를 줄이고, 가동을 안 해도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다는 얘기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이러다 ESS 산업이 주저앉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향후 잇단 화재 리스크로 인해 ESS 설치 자체를 제한하는 쪽으로 규제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이 같은 견해에 힘을 싣는다.

LG화학 CI. [사진출처=LG화학 누리집]

이에 정부는 ESS 원인 불명 화재에 대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산업부는 최근 ‘전기저장장치ESS 화재 확산방지를 위한 전기설비 기술기준의 판단기준 개정안’을 마련했다. 개정안은 공청회와 심의 규제심사를 거쳐 올 상반기 중에 공포될 예정이다.

개정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우선 배터리를 설치하는 장소에 환기시설을 갖춰야 한다. 폭발성 가스 축적을 막기 위해서다. 야외가 아닌 건물 내에 ESS를 설치할 경우 총 설비용량은 600kWh 이하여야 한다.

이 같은 개정안은 지난 2일 한 매체의 보도로 알려졌다. 정부가 ESS 가동 중단을 요청한데 이어 관련 개정안을 준비한다는 것은 그만큼 ESS 화재가 예삿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신재생에너지로 주목을 받았던 ESS가 점점 원인 불명의 화재로 인해 ‘애물단지’로 변해가는 것은 아닐지, 불안과 우려가 확산되는 형국이다. 우리나라 ESS 산업의 쌍두마차인 삼성SDI와 LG화학, 그리고 정부의 향후 대책 마련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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