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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제일은행, 5000억 배당과 6000억 후순위 채권...'먹튀' 논란 다시?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1.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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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SC제일은행이 모기업인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에 5000억원을 배당하고 6000억원의 후순위 채권을 발행한다. 이에 대해 외국계 기업이 또 ‘먹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SC그룹이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하는 모양새지만, 연간 160억원에 달하는 이자를 받아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SC그룹이 5000억원의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과 동시에, 후순위채권 발행 차액에 대한 이자로 10년간 1600억원대에 달하는 이자를 지급받는다면 투자라기보다는 ‘먹튀’에 가깝다는 우려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 [사진출처=박종복 SC제일은행 누리집]

SC제일은행은 16일 임시 이사회를 통해 SC그룹이 인수하는 조건의 10년 만기 후순위채권 6000억원 발행과 2019년 중간배당으로 5000억원을 지급하는 자본구조 개선 결의안을 승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에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은 유사시 채무 상환 의무가 소멸하는 상각형 조건부 채권이다. 오는 28일 발행 후 전액 SC그룹이 인수할 계획이다. 후순위채권 발행 규모가 배당 규모를 웃돌면서 SC제일은행은 SC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의 추가 투자를 받는 모양새다.

이 같은 결정으로 SC제일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상승하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개선될 전망이다. 주요 20개국(G20) 금융안정위원회가 요구하는 자본구조 및 적정성 수준에도 부합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SC제일은행의 설명이다.

한데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생기는 법. SC그룹 입장만 놓고 볼 때 SC제일은행으로부터 배당도 받고, 향후 채권 인수에 따른 이자도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의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제 후수위채권은 채권 발행에 따라 이자를 지급한다. SC제일은행의 경우 금리가 매겨지지 않았지만, 국고채 10년물에 60~70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수준으로 정해질 예정이라는 게 중론이다. 18일 기준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1.975%로 여기에 0.70%포인트를 더하면 후순위채권 금리는 2.675%가 된다. SC제일은행이 부담하는 연간 이자비용만 160억원에 이른다는 얘기다. 물론 모두 영국에 본사를 둔 SC그룹 계좌로 넘어가는 돈이다.

만만치 않은 배당금 문제도 빼놓을 순 없다. SC제일은행은 올해 5000억원을 SC그룹에 줘야 한다. 앞서 SC제일은행은 2014년에도 1500억원을 중간배당금으로 지급했다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금융권 일각에서 SC제일은행이 후순위채권을 발행하는 방식을 두고 “SC그룹이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벌이는 작전이 아니고 뭐냐”고 꼬집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SC제일은행 본점 [사진=연합뉴스]

금융계 전문들가들은 BIS(국제결제은행) 비율 개선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증자’라고 꼽는다. 증자의 경우 보통주 자본 비율, 기본자본 비율, 자기자본 비율을 모두 높여주지만 후순위채권은 자기자본 비율만 높일 수 있어서다.

증자가 아닌 SC제일은행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을 SC그룹이 인수하는 구조를 두고 잡음이 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SC그룹으로부터 1000억원을 추가 투자받으면서 “SC제일은행이 선도적으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자본구조 및 적정성 수준을 고려했다. 한국에 대한 SC그룹의 투자 확대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조치가 SC그룹의 한국에 대한 추가 투자가 될지, ‘먹튀’가 될지는 당분간 지켜봐야 할 이슈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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