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목포 구도심 일대의 부동산투기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의혹으로 소속 정당이 부담을 느끼지 않길 바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 4당은 손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손혜원 의원은 20일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살짝 고개 숙이고 간사 자리 내놓고 조용히 잠잠해질 때를 기다리는 게 맞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자진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어 자신의 투기 의혹을 지적해 온 언론과 야당에 대한 전면 대응을 예고했다.
이어 “제가 네이미스트(브랜드 작명 전문가)였다는 것, 알고 계시죠?”라고 운을 뗀 손 의원은 “당에서 아주 심하게 탈당을 만류했다. 제 인생을 걸고 모든 것을 깨끗하게 밝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겠다”고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손 의원의 기자회견 이후 야 4당은 일제히 '특검'을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자유한국당은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을 "거짓 해명으로 일관한 국민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손혜원 랜드 게이트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 긴급회의를 열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뿐 아니라 국정조사와 특검, 손 의원 부친의 독립유공자 포상 의혹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TF 위원장인 한선교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초권력형 비리의 범위가 어디까지냐가 아니라 그 권력이 어디까지인지를 파헤쳐야 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됐다"면서 "국민이 내용을 소상히 알고, 정의의 심판대에서 판단하기 위해 국정조사와 특검을 해야 한다"며 압박 공세를 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 또한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손 의원은 검찰에 조사하라고 큰소리쳤다. 정권 말기라면 모를까 누가 지금 검찰조사를 믿겠나. 조사를 받는다면 지금은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원내대표가 동반 등장해서 ‘당에서는 탈당을 만류했으나 손 의원의 의지가 강해 어쩔 수 없다’고 변호했다"며 "어이없는 행동을 했다. 홍 원내대표도 거취에 대해 심각히 고민할 것을 권한다"고 비판의 대상을 확대했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손 의원의 탈당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지역 기업과 지역 의원에 대해 아무 근거 없이 함께 검찰 조사를 받자는 태도는 목포 발전이라는 손 의원의 동기조차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정의당 역시 "손 의원이 탈당했다고 민주당의 책임이 덜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비판했다.
손혜원 의원은 탈당과 더불어 소속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을 그만두며 진상 규명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다. 이어 목포 투기 관련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와 관련, 해당 지역 재개발을 추진했던 건설사 등이 배후에 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연루 가능성을 주장하며 역공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