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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도 아시안컵 '희망고문', 점유율축구에 갇힌다면?

  • Editor. 김민성 기자
  • 입력 2019.01.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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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민성 기자] 이번에도 ‘희망고문’이었다.

출범 이후 무패가도를 달리던 ‘벤투호’도 59년째 이어진 한국축구 아시안컵 잔혹사의 굴레를 끝내 벗지 못했다. 도미노 부상에 골대 악령까지 악재가 이어졌지만 카타르를 상대로 속 시원한 공격을 펴보지 못하고 8강서 충격패를 당했다.

60%가 넘는 점유율의 우위에도 카타르의 밀집 수비를 공략할 만한 세밀한 공격루트를 찾지 못해 세 번째 정상도전의 꿈을 접어야 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은 25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벌어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40계단 낮은 카타르(93위)에 0-1로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아시안컵에서 2골을 터뜨린 한국 스트라이커 황의조가 카타르 밀집 수비벽을 앞에 두고 공중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 후반 31분 김진수의 프리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튀겨 나간 뒤 1분 만에 하팀에게 기습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얻어 맞았다. 2분 뒤 역습 기회에서 이용의 크로스를 받은 황의조가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고, 8강전부터 도입된 비디오판독(VAR)에서도 판정이 번복되지 않아 끝내 분패했다.

한국이 아시안컵에서 8강 탈락한 것은 15년 만이다. 2007, 2011년 대회에서 연속 3위에 오른 한국은 2015년 호주대회에서 호주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지만 4년 만에 더욱 순위가 낮아졌다.

중동에서 열전이 이어진 이번 대회 4강은 개최국 UAE와 카타르, 이란 등 모래바람이 거세게 몰아친 가운데 나머지 권역에서는 베트남 돌풍을 잠재운 일본만이 유일하게 정상의 꿈을 살려냈다.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8강 탈락의 원인에 대해 “빌드업이 느렸고 공격 작업이 비효율이었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최종예선 도중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에 이어 무의미한 점유율 축구 우위론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만한 대목이다. 순발력에서는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고평가를 받은 조현우를 벤치에 앉혀두고 빌드업에 유용하다는 이유로 발놀림이 좋은 김승규를 중용해온 벤투 감독으로서는 빌드업의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10개 슛 중 유효슛이 2개에 그치면서 취임 이후 11연속 무패행진(7승4무) 속에 가려진 점유율 축구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나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번 대회 들어 수확한 6골 중에서 김민재(2골), 김진수 등 수비수의 득점이 절반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공격 응집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를 알 수 있다.

벤투 감독의 점유율 축구가 허점을 드러내면서 취임 이후 무패행진도 11경기에서 멈췄다. [사진=연합뉴스]

'점유율을 기반으로 지배하는 축구'를 강조해온 벤투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8강 탈락에도 스타일 변화는 없다고 일축했지만 골을 넣기 위한 점유율이 아니라 점유를 위한 점유율이 고착화된다면 공격 진화는 큰 한계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강행군 리그 일정을 소화해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 아시안컵 3차전부터 합류한 주장 손흥민에게 더 이상 초인적인 힘을 기대하기에는 무리였다. 나상호 기성용 이재성 황희찬 등의 릴레이 부상 속에 벤투 감독은 다채롭지 못한 공격옵션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중원을 책임져온 기성용 구자철의 국가대표 은퇴선언으로 빠른 세대교체를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체제에 대비해야 하는 벤투 감독으로서는 높이와 템포의 변주 등 다양한 해법을 찾아 팀 체질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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