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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수당·낮술 부장,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은 어디에?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2.0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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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장남 수당’ 파문, ‘낮술 부장 복직’ 논란 등 잇단 악재로 내홍을 겪고 있다. 덩달아 정지원 거래소 이사장의 ‘책임론’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봄 낮술을 들이켜고 부서 직원들에게 ‘전화 갑질’을 벌여 보직 해임된 부서장 A씨를 지난달 29일 복직시켰다. 문제를 일으킨 A씨가 제재를 받은지 1년도 되지 않아 복귀하자, 한국거래소 인사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한국거래소 누리집 캡처]

A씨는 지난해 3월 술을 마시고 부서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시비를 걸었다. A씨는 사건이 벌어진 당일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낮술을 마신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국거래소의 내부 규정상 근무시간 중 음주는 금지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A씨에 대해 6개월간 승진과 호봉승급을 제한시켰다. 하지만 ‘제 식구 감싸기’ 징계라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거래소의 징계 강도 단계를 보면 주의·견책·감봉·정직·면직 순으로 강해진다.

결국 A씨는 낮술을 먹고 부적절한 행동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감봉 수준에 그친 것이다.

거래소 측은 “징계 이후 어느 정도 자숙기간을 거쳤다고 봤고 그간 해왔던 업무 내용을 평가해 인사권자가 판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일 거래소 노조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른바 ‘장남 수당’ 파문이 터진 2015년 노사 협상 과정서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여부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다. 거래소 측이 당시 기혼 장녀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이유로 “출가외인”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실제로 2015년 거래소 보수규정 세칙에 따르면 장남에게만 수당이 별도로 지급됐고, 장녀에는 아예 수당이 돌아가지 않았다. 거래소 노조는 그해 임금단체협약 과정에서 ‘장남 수당’이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반된다면서 거래소에 개선을 요구했다. 해당 세칙은 지난해 7월 최종 변경됐다.

일각에서 “거래소가 위법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한 상황에서도 수년째 해당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고 있었다”며 “법적인 책임은 피할 수는 있어도 도덕적 책임을 피해갈 순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밖에도 거래소에서 수년 전 상사의 성희롱에 시달린 여직원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후 거래소의 부적절한 근무환경이 세간에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이를 개선하려는 가시적인 조치가 없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7일 고용노동부에서 제출받은 ‘한국거래소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르면 거래소 직원의 17.4%가 “지난 6개월 동안 주 1회 이상 불합리한 근무환경으로 피해를 겪었다”고 답했다.

한국거래소. [사진=연합뉴스]

거래소 임직원들의 기강해이에 정지원 이사장 책임론까지 불거졌다.

지난해 11월부터 거래소를 이끄는 정지원 이사장은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추구하기로 유명하다. 정 이사장은 직원들과 원활한 소통으로 조직 내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구체적으로 스마트폰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으로 소통하려는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거래소는 정작 내부에서 불거진 각종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일각에서 “내부에서도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이 과연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지원 이사장의 ‘책임론’이 거래소 안팎에서 대두되는 이유다.

정지원 이사장이 과연 어떤 식으로 내부 기강을 다잡아 한국거래소를 진정한 ‘자본시장의 파수꾼’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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