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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은 짧게 휴가는 길게...달라진 설 풍속도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2.02 0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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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5일간 이어지는 설 연휴가 시작됐다. 기해년 황금돼지해 설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각족과 친척을 만나기 위해 설레는 귀성길에 나선다. 하지만 1인 가구 증가와 경기 침체 속에 설 풍속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01 명절은 짧게 휴가는 길게...설 연휴 하늘길 '북적'

예전보다 명절 음식이 간소화되었지만 과거와 다르게 가족행사에 모이는 것 자체가 어려운 시대에 제사음식까지 함께 준비하는 것은 스트레스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법원행정처 통계에 따르면 명절 연휴에 접수되는 이혼 신청 건수는 평소보다 그 수가 2배나 증가한다. 명절 스트레스가 가정의 불화로 연결되는 셈이다.

설 연휴를 맞아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사진=연합뉴스]

이에 각자 형편에 맞게 스트레스 없이 온 가족이 즐겁게 보내자는 명절 신 풍속도가 확산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에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 규모는 지난해 대비 10.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동남아, 일본, 중국 비중이 87.0%로, 연휴를 활용한 단거리 지역 여행수요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발일로는 연휴 첫날인 2일 출발이 28.7%로 가장 많았다. 이틀째인 3일이 20.2%, 연휴 전날인 1일은 19.3%로 나타나 이번 설에도 연휴 초반 해외여행 수요가 집중될 전망이다.

고향에서 차례를 지낸 뒤 심신을 회복하기 위해 가족간 여행을 떠나는 가족이 크게 늘면서 벌써부터 공항이 여행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02 '허리 휘는 차례상 비용'에 늘어나는 간편식 수요

추석 명절이 다가하면 다들 장보기 채비에 나선다. 지난달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전국 19개 지역 45개 전통시장·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8개 제수품의 소비자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5만5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4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28개 제수품의 소비자 가격을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은 25만 5000원, 대형유통업체는 34만8000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설 차례상 비용은 만만치 않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에서 4인 가족 기준으로 올해 설 명절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1.4%올랐다. 매년 물가가 오르는 만큼 차례상 구입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이들은 통계와 실제 물가 간의 체감온도가 크다고 말하는 실정이다.

이에 과일 개수를 줄이거나 음식의 종류를 간소화하는 등 최소한의 상차림으로 차례를 지내는 가정이 늘고 있다. 간편식이나 냉동식품을 활용해 차례상을 채우기는 경향도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2016년부터 올해 1월 현재까지 간편가정식 제수음식 매출과 판매구성비 비율이 해마다 큰 폭으로 신장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간편가정식 제수음식 신장율은 2016년에 비해 64% 신장했고, 지난해 대비로 31.7%가 커졌다. 매출 구성비는 2016년 3%에서 현재는 7%로까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명절 시그니처 메뉴'나 '프리미엄 차례상' 또한 꾸준한 인기를 모은다. 동원홈푸드가 운영하는 HMR 온라인 쇼핑몰 '더반찬'의 경우 명절 음식 세트 완판을 기록했는데, 구매 고객 중 95%가 재구매 의사를 밝힐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집안 일과 가사노동의 효율과 편의를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가구의 주축을 이루면서 설 차례상 또한 다양한 형태로 변하고 있다.

#03 안가거나 못가거나, 나 홀로 설 쇠는 '혼설족' 

'나를 위해' 혼자만의 설을 보내는 일명 '혼설족'도 늘고 있다. 취업준비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성인남녀 653명을 대상으로 올해 설 명절 계획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구직자 283명 가운데 58%가 `이번 설에 귀향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2019년 설연휴에도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은 쉬지 않고 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평상시 소원했던 친척들이 모이는 설 명절은 젊은층에겐 피하고 싶은 ‘잔소리’의 시간으로 꼽힌다. 그렇다보니 친지들과 만남이 부담스러운 취업 준비생들은 스트레스를 받느니 평소처럼 취업 준비를 하거나, 홀로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자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설 연휴 기간 동안 혼설족이 외롭지 않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이색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청년층이 명절 피로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홀로 설을 보내는 추세라면, 가족간 왕래가 줄면서 쓸쓸한 설을 보내는 노년층 또한 적지 않다. 지난해 통계청의 인구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40·50대 은퇴 가구가 2027년에는 236만, 2037년에는 727만 가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노년인구가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방치 위험 노인'들도 크게 늘었다. 지자체와 복지관이 송편과 떡, 과일, 음료 등을 전달하지만, 홀로 추석을 지내며 홀몸노인들의 외로움까지 달래기는 어려움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자녀들도 형편이 어렵다 보니 부모를 찾아뵙지 않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족 중심 세계관을 가진 부모세대와 개인 중심 세계관을 지진 청년세대가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면서 민족의 대명절 설 풍속도가 다양하게 변주되고 있다. 서로 문화를 수용하는 과정에서 갈등도 발생하고 있지만 서서히 다양한 방식을 인정하며 틈새를 좁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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