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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루한 간이침대만 남긴 채 먹먹하게 떠난 ‘응급의료 개척자’ 윤한덕 센터장 추모 물결
남루한 간이침대만 남긴 채 먹먹하게 떠난 ‘응급의료 개척자’ 윤한덕 센터장 추모 물결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02.07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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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사무실 한편에 오도카니 남은 주인 잃은 남루한 간이침대가 우리의 가슴을 더 아프게 한다.”

설 연휴 전국 응급의료 체계를 점검하느라 집무실을 지키다 시나브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숭고한 뜻을 애도한 문재인 대통령은 7일 SNS 글을 통해 고인이 환자만을 생각하느라 정작 자신은 지친 몸을 제대로 뉘지 못한 남루한 간이침대에 주목했다.

열악한 외상 응급의료체계의 개선을 위해 헌신해 온 고인의 노력에 대해 “미안하고 고맙다”고 했고, “설 연휴에도 고인에게는 자신과 가족보다 응급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먼저였다. 숭고한 정신 잊지 않겠다. 부디 영면하십시오”라고 추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SNS를 통해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51)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순직을 애도했다. [사진=문재인 대통령 SNS 화면캡쳐]

의료계와 국립중앙의료원 등에 따르면 윤 센터장은 설 연휴가 시작된 4일 오후 응급의료 공백을 막기 위해 퇴근을 미루고 초과근로를 하다가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심정지 상태로 쓰러진 채 발견된 윤 센터장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1차 소견과 같은 '급성심장사'로 확인됐다. 51세를 일기로 순직한 고인의 장례는 10일 오전 국립중앙의료원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윤한덕 센터장의 순직에 대해 의료계는 물론 각계에서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집무실에서 의자에 앉은 채로 눈을 감은 채 발견된 그는 마지막까지 연휴 재난대비, 외상센터 개선방안, 그리고 아직 완성되지 않은 중앙응급의료센터 발전 방향에 관한 서류를 작성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교통사고로 환자가 한 병원으로 쏠려 의료 공백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권역별외상센터 13곳과 전국의 응급실 532곳의 병상을 관리하느라 명절이 되면 더욱 업무가 과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자신을 돌보지 않은 윤 센터장의 순직은 더욱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51) 중앙응급의료센터장 [사진==중앙응급의료센터 홈페이지 캡쳐]

2001년부터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일해 온 윤 센터장은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에 합류해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과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국가응급진료정보망(NEDIS) 구축에 헌신한 개척자로 꼽힌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는 지난해 10월 펴낸 저서 '골든아워'에서 윤한덕 센터장을 '황무지에서 숲을 일구겠다'는 선택을 한 인물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는 "윤한덕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수련 기간에 응급실을 '지옥' 그 자체로 기억하고 있었다"며 "그것이 그를 지금 이 자리에 밀어 넣었을 것"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임상의사로서 응급의료를 실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일이 응급의료 전반에 대한 정책의 최후 보루라는 자의식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다. 외상의료체계에 대해서도 설립 초기부터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출세에는 무심한 채 응급의료 업무만을 보고 걸어왔다"며 "정부 내에서 도움의 손길이 없었음에도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묵묵히 이끌어왔다"는 이국종 교수의 평가처럼 고인은 환자만을 생각하면서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하고 세상과 이별해야 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설날 연휴에 발생한 청천벽력과 같은 비보에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비통함을 전했다. 이어 "윤 센터장은 중앙응급의료센터장으로서 한결같이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며 "응급의료기관평가, 국가응급진료정보망 구축,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등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선도적인 임무를 수행하던 진정한 리더다. 윤 센터장의 응급의료에 대한 열정과 헌신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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