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7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하락한 반도체의 수출물가 탓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물가가 석 달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반면 수입물가는 기름값이 오르면서 석 달째 상승곡선을 탔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0=100·원화 기준)는 82.95로 전월보다 1.0% 줄었다. 2016년 10월(80.68)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러한 수출물가 하락은 반도체 등 전기 및 전자기기 물가가 -3.3%로 크게 떨어진 것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D램 수출물가가 14.9% 급락했다. D램 수출물가 하락 폭은 2011년 8월(-21.3%) 이후 7년 5개월 만에 최대치다.

이에 한은은 중국의 스마트폰 수요부진과 글로벌 IT 업체 재고조정에 따른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호황이었을 때에 비교해 약간 조정되는 국면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반도체 제품인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도 5.3% 줄었다. TV용 액정표시장치(LCD)는 2.6%, 모니터용LCD는 1.9% 떨어졌다.

7년여 만에 최대폭으로 내려앉은 반도체 수출물가의 영향으로 전체 수출물가는 내림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물가지수는 84.98로 전월 대비 0.1% 올라 석 달 만에 반등했다. 지난달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이 적지 않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기준 배럴당 59.09달러로 전월 대비 3.1% 올랐다. 전월엔 12.6%나 하락하기도 했다.

한은은 “유가 상승이 수입물가 상승에서 가장 큰 요인”이라며 “다만 세계 경기둔화 우려에 유가가 내린다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원재료 수입물가도 유가 상승 영향으로 1.2% 올랐다. 중간재 수입물가는 전기 및 전자기기 등의 하락으로 0.6% 떨어졌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전월 대비 각각 0.6%, 0.1% 상승했다. 품목별로 원유(3.0%), 천연가스(LNG)(2.1%), 철광석(7.3%), 금은광석(4.7%) 등 광산품에서 상승세가 돋보였다. 반면 유연탄(-5.9%), 벙터C유(-5.8%), D램(-14.9%), 열연강대 및 강판(-6.5%)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