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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통화서 꺼낸 文 '남북경협론' 배경과 언론에 드러낸 트럼프 '속도조절론' 속내

  • Editor. 김기철 기자
  • 입력 2019.02.20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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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기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통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제2차 북·미 정상회담(27~28일, 베트남 하노이)의 성과를 내기 위한 협조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이나 경제협력 사업 등 우리 정부의 역할을 적극 활용해달라는 뜻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개월 만에 열리는 북미 서밋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5개월여 만에 성사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 통화. [사진=청와대 제공/연합뉴스]

한‧미 정상은 19일 오후 10시부터 35분간 통화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구체적 공조 방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19번째이고,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9월 4일 이후 168일 만이다.

이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서면 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먼저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새롭고 대담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 데 대해 높이 평가하며 “다음 주 베트남 하노이 회담이 지난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회담의 합의를 기초로 완전한 비핵화, 한반도 평화체제, 북‧미관계 발전을 구체화시키는 중대한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협 사업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 어려운 협상을 여기까지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확고한 의지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남북관계에서 이룬 큰 진전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25년간 협상을 통해 아무런 성과를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강화시킨 외교적 실패를 극복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외교 전략을 모색하고 계신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 및 북‧미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뒤 회담 결과 공유와 후속 조치 등에서 계속 문 대통령과 긴밀히 상의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는 뜻도 밝혔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관계에 대해서도 “문 대통령과 나, 우리 두 사람은 매우 잘 해나가고 있고, 한‧미 관계도 어느 시기보다도 너무 좋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담판으로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하지만 긴 호흡에서 북한 비핵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AP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나는 긴급한 시간표는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없는 한 시간에 쫓겨 비핵화를 추진하고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서두르지 않겠다 취지에서 “서두를 게 없다”는 표현을 5차례나 쓴 것이 주목받는다.

이어 "(2차 정상회담에서) 많은 것들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희망한다. 궁극적으로는 비핵화"라면서도 "나는 특별히 서두를 게 없다. 제재들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비핵화 목표를 전제로 속도조절론을 거듭 확인하면서 대북제재 유지를 지렛대로 삼아 하노이 담판의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차 싱가포르 서밋에선 대립 종식이라는 상징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이번에는 시간에 쫓긴 단기 성과로는 북한과의 빅딜에 대한 미국 내 냉소적 시각을 바꿔놓을 수 없다는 현실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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