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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회사 우울증’인가?

  • Editor. 업다운뉴스
  • 입력 2009.09.1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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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경1

중견기업 L부장(45)은 요즘 회사만 나오면 열불이 난다. 조만간 명퇴공고가 날 방침이고 자신 또한 그 대상 중에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앞 뒤 재지 않고 달려왔는데 되돌아오는 것이 ‘팽’이라니 …. 억울하고 분한 심정뿐이다. 늦게 장가를 가 아직 자식들은 어린데 앞으로 무엇을 먹고 살 것인지 눈앞이 캄캄하다. 느는 것은 술과 담배, 그리고 한숨이다.

# 광경2

중소기업 C과장은 요즘 통 입맛이 없다. 회사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더욱 그렇다. 작지만 건실한 기업이라고 판단해 들어왔는데 몸소 겪어보니 영 아니었다. 코딱지만한 조직에 물밑에서 내편 네편 나눠 싸우는 모습이 가관이었다. 이너서클안에 들어가면 탄탄대로이고 그렇지 못하면 한없이 밀린다. 그러다보니 동료끼리 튼튼한 줄을 잡기 위한 충성경쟁이 요란하다. 업무능력보다는 인맥관리, 성실보다는 충성이 확실한 보증수표가 된지 오래다,

 


요즘 직장인들의 회사우울증이 도를 넘었다고 한다. 최근 한 설문조사는 이를 잘 말한다. 최근 잡코리아가 직장인 62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74.4%(466명)가 ‘회사 우울증’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조사(49.9%)보다 훨씬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세계 금융 위기 이후 대한민국 직장인의 환경이 더욱 열악해 졌다는 방증이 아닐 수 없다.

회사우울증이란 일본의 저명한 스트레스 연구자인 와세다 대학 고스기 쇼타로 교수가 만들어낸 용어로 회사 밖에서는 활기차지만, 출근만 하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는 것을 말한다. 같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현상은 여성(78.5%)이 남성(71.3%)보다 많았고, 나이별로는 남성갱년기가 시작되는 40대(78.7%) 비율이 특히 높았다. 또 ‘회사 우울증’의 원인으로는 ‘불확실한 회사의 비전’(47.4%)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자신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45.7%), ‘과도한 업무량’(34.1%), ‘상사와의 관계’(26.6%), ‘조직에서의 모호한 위치’(25.5%), ‘업적성과에 따라 이뤄지지 않는 임금인상’(16.5%) 등도 원인이었다.

회사 우울증에 대한 진단은 어떨까? 전문가들은 경제 불황과 인원감축, 성과주의와 연봉제 등 직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직장인들을 더 불안으로 내몰며 회사 우울증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지난해 세계금융위기는 더 불을 지폈다는 견해다.

대한민국 직장인의 까칠한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 직장인 자기계발서이자 직장인 자기점검서인 하루를 행복하게 사는 기술 ‘하루테크’는 직장인의 4가지 병증을 지적한다. 그 병증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회사우울증에서 손쉽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

첫 번째는 성실병이다. 월화수목금금금처럼 쉬는 날 없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린다. 죽도록 아파도 출근하는 것이 당연하다. 성실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성실경쟁의 함정에 빠져 심신을 지치고 피폐케 한다. 즐겁게 일하기보다는 두려움과 의무감에 젖어 억지로 일한다. 회사가 재미있을 턱이 없다. 두 번째는 원만병과 충성병이다. 사내에서 인기와 평판을 얻기 위해 주변의 시선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언제나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고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조직에 순응 복종하는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간다. 겉으론 웃어도 속으로 울고 있는 스마일마스크증후군에 걸리지 않을 수 없다. 또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언제나 예스맨처럼 거수기 역할을 자처한다. 하루하루 서럽고 고달픈 일상이다.

그밖에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변화강박증, 그리고 미래의 고용과 노후불안에 노심초사하는 미래염려증 등이 직장인의 발목을 잡는 고질병이라는 설명이다.

하루테크의 저자 최문열은 “회사우울증은 한마디로 회사와 조직문화, 그리고 그 안의 인간군상에 대한 실망으로 기인한다. 조직은 구성원들이 회사우울증에 시달린다면 그만큼 손해인 만큼 구성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회사 차원의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개인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뒷짐 지고 있어선 안 된다. 자기중심의 미래지향적인 대안을 갖고 살아야만 흔들림이 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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