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괴이쩍은 상황은 11월 괴담을 부추길만 하다. 지난 12일 배우 박혜상의 안타까운 자살 소식에 이어 영화 <심장이 뛰네>의 주연 배우 유동숙이 지난 11일 신종플루에 의한 폐렴호흡곤란 증후군 심근염으로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지면서 그 괴담은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유동숙은 영화 <심장이 뛰네>로 지난달 29일 제5회 로마국제영화제 특별경쟁부문에 초청돼 이탈리아 로마로 출국하여 일주일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지난달 31일 귀국했으나 이후 극심한 몸살과 호흡곤란 증세를 겪게 됐고, 지난 2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고인의 나이는 향년 37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유동숙의 사인은 신종플루다. 입국당시 공항 검역과정에서 발열이 확인됐으며 이탈리아에서 돌아올 당시 이미 감염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올해 첫 신종플루 사망자"라고 한다.
여기에다 ‘라이브의 황제’ 이승철이 지난 15일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면허가 취소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11월 괴담은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니다. 이미 이번 달 들어 2명의 연예인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1일에는 탤런트 강대성(33), 그리고 지난 6일에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이진원(37)의 사망 소식이 들려 일찌감치 11월 괴담의 불씨를 지피기도 했다.
11월 괴담은 11월마다 연예계에 연예인 사망을 비롯해 불미스런 사고 등 굵직한 사건이 터진다는 일종의 괴소문이다. 1987년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숨을 거둔 이후 김현식 간경화로 사망(1990년), 김성재 의문의 죽음(1995년), 김성찬 말라리아로 사망(1999년), 양종철 교통사고 사망(2001년), 이광기 아들 신종플루로 사망(2009년) 등 사건 사고가 11월에 발생하면서 11월 괴담은 힘을 받았다. 그밖에도 클론 강원래의 교통사고, 싸이 마약 사건, 나훈아의 신체훼손 루머도 마의 11월에 발생했다.
17일 방송되는 SBS E!TV '탁재훈의 스타일-수상한 검색어'에서는 근거 없는 소문으로 나돌고 있는 11월 괴담을 집중 분석했다. '탁재훈의 스타일' 제작진은 연예계를 뒤흔든 50대 사건 사고 중 11월에 벌어진 사건의 통계를 낸 결과 전체 50건의 사건 중 10건의 사건 사고가 11월에 집중됐다. 대한민국 연예계를 뒤흔든 사건사고 20%가 11월에 집중적으로 일어난 셈이다. 그렇다면 11월에 유독 사건 사고가 많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일각에선 모든 스포츠 시즌이 끝나면서 대중의 관심이 연예계로 향해 사건 사고들이 크게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계절적 요인을 들기도 한다. 인간은 누구나 다 가을철에는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이 심해지는 데다 연 초에 비해 심리적으로 느슨해지기 쉬워 상대적으로 사건사고가 빈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사실 11월 괴담의 진위를 가리는 것은 크게 무의미해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11월 괴담이 더 이상 나돌지 않도록 모든 연예인들이 각별히 조심 또 조심하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다. 이래서 사고를 줄일 수만 있다면 11월 괴담은 예방 주사로서 손색이 없지 않을까? 최윤서기자
사진=SBS E!TV,미래로엔터테인먼트,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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