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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일감몰아주기로 정창선 회장 일가 배 채우고...정작 아파트는 ‘부실시공 21만건’

  • Editor. 백성요
  • 입력 2019.03.1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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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지역 대표 건설사이자 자산규모 9조6000억원대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34위에 오른 중흥건설이 오너 일가 일감몰아주기, 아파트 부실시공 의혹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15일 정의당 및 중흥건설 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중흥건설의 부실공사 하자 건수는 약 21만4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이 지난해 11월 5일 광주상공회의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16년 입주한 순천 신대지구 아파트에서 가장 많은 18만건의 부실공사 하자 건수가 접수됐다. 이 곳에서는 아파트 배관에서 중금속인 망간과 철이 검출되기도 했다. 또 청주 방서지구 아파트에서는 벽면이 휘거나 수도관 미설치, 스프링클러 미설치 등 3만4000건이 접수됐다.

부산 명지신도시 아파트의 경우 부실 시공으로 평균 4500만원에 이르는 계약금을 포기한 세대도 152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벽면 기울어짐, 바닥 수평불량, 창문틀 변형, 누수 등이 주를 이뤘다.

중흥건설은 창업주 정창선 회장이 1983년 설립한 금남주택이 모태다. 1989년부터 중흥건설로 새롭게 시작한 이래 지난해 4월 기준 9조6000억원의 자산규모와 61개의 계열사를 거느릴 정도로 성장을 거듭해 온 대표적인 중견 건설사다.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인 '중흥S클래스'를 2000년대 초반부터 론칭하며 꾸준한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17년 12월 세종시 중흥S클래스 센텀뷰 견본주택 현장을 관람중인 방문객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그룹이 급속히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실시공 논란과 함께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사익편취 의혹에도 휘말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업집단 60곳의 내부거래 현황에서, 중흥건설이 오너 일가 사익편취 규제 대상으로 포함되면서다.

공정위는 당시 중흥건설을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집단으로 공개하며 "시행, 시공사 간 내부거래가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중흥건설은 정창선 회장과 장남 정원주 사장, 차남 정원철 시티건설 사장이 그룹을 지배하는 구조다. 정원주 사장은 계열사 중흥토건의 지분 100%를 보유중이고, 정원철 사장은 계열분리를 완료하고 시티건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사실상 정원주 사장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는 중흥토건은 중흥에스클래스, 중봉건설, 새솔건설, 다원건설 등 9개 자회사를 두고 있는데, 2017년 매출액 1조3000억원 중 64%인 8300억원을 계열사들과의 거래를 통해 올렸다. 정원철 사장의 시티건설도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계열사에서 발생시킨다.

중흥산업개발, 세흥산업개발, 그린세종 등 기타 계열사들이 중흥건설과 지난해 12월 한 달간 체결한 내부거래 계약만 집계해도 총 1220억원 규모에 달한다.

중흥건설이 오너 일가 회사로 일감을 몰아줘 사익을 편취하고, 후일 그룹 승계에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방식은 그간 대기업 오너 일가들이 그룹 승계에 통상적으로 활용해 온 방법이기도 하다.

이밖에 중흥건설과 시티건설의 계열분리가 '꼼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의 경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되는데, 이 때 발생하는 상호출자금지, 순환출자금지, 채무보증금지 등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계열 분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중흥건설이 부실 시공 및 오너 일가 사익편취 논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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