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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닮고 싶은 인천대공원 호수의 두루미들

  • Editor. 이두영기자
  • 입력 2019.03.16 02: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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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한 수면이 갈대 군락지와 어우러진 인천대공원 호수에서 물새들이 놉니다.

사람들 눈에는 얼핏 한가롭게 노는 것으로 보이겠지만 사실은 먹이활동을 분주하게 합니다.

긴 다리를 이용해 조용하게 이동하며 날카롭고 긴 부리로 물고기들을 잡아먹는 게 신기합니다. 원샷, 원 킬! 고개를 숙여 부리를 물에 넣을 때마다 물고기가 딸려 나옵니다.

구름이 많고 쌀쌀한 날씨라서 움츠린 상태로 무작정 호수 주변 산책로로 갔는데 물새들이 마음을 환하게 해 줍니다.

 

 

물새들이 때에 따라 따로 혹은 같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레바논 출신의 유명 작가 칼릴 지브란이 생각났습니다.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하늘 바람이 너희 사이에서 춤을 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진 말라. 너희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두어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한쪽 잔만 마시지는 말아라. 서로 빵을 주되 한쪽 빵만 먹지는 말아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가 혼자 있게 하라.(후략)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는 지브란의 글입니다. 함께, 따로, 조급하지 않고 의연하게, 여유있게, 적당한 위치에서 바라보고 반응하는 물새의 표정과 몸짓은 하늘과 바람이었고 그들 사이에는 출렁이는 바다가 있었습니다.

날씨가 쌀쌀한데다가 저녁이 가까워 어둠이 내려와도 새들은 결코 두려워하거나 성급해하지 않았습니다. 삶의 내공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물가의 억새풀, 갈대군락지에서 앙증맞은 꼬마새들이 보금자리에 드는지 바스락거렸지만 두루미들은 그들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있었습니다.

수도권의 나들이명소인 인천대공원은 인천 동부의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호수정원은 유명한 철새도래지가 아니지만 수시로 새들을 볼 수 있고, 벚꽃 개화시기에는 벚꽃축제 분위기가 흥건합니다. 주차장도 넓고 주차요금도 저렴합니다.

모든 것이 널찍해서 가족이 소풍가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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