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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증권사 비대면 계좌, 신용거래 이자율이 높은 이유

  • Editor. 이선영 기자
  • 입력 2019.03.17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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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선영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비대면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되레 높은 신용거래 이자율을 적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증권사 비대면 계좌는 2016년 금융개혁 차원에서 도입됐다. 고객들에겐 어디서나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증권사들은 영업점 인력을 줄일 수 있다는 비용절감 효과가 컸다.

현재 증권사 신규계좌에서 비대면 계좌가 차지하는 비중은 70% 수준이다. 전체 활동 계좌에서도 30%가량이 비대면 계좌다. 물론 증권사가 비대면 계좌에 주식거래 수수료를 물리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인기를 모으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증권사 비대면 계좌가 영업점 대면 계좌보다 신용거래 이자율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대면 계좌가 일반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없어 고객에게 유리하다는 인식과는 반대 양상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하나금융투자·대신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 [사진=연합뉴스]

17일 금융업계·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비대면 계좌 신용이자율은 영업점 대면 계좌에 비해 많게는 4%포인트나 높았다. 최고 12%에 달하는 이자비용을 지불하는 고객들도 있었다. 기존 HTS(홈트레이딩시스템) 거래는 물론 영업점보다도 비싼 돈을 내고 있는 셈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업계 최고인 12%의 이자율을 비대면 계좌에 적용한다. 같은 등급과 비교하면 3%포인트가 비싸다. 대신증권도 30~59일 기간의 신용거래 이자율은 1그룹 기준 영업점이 7%이지만 비대면 계좌는 11%까지 적용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다이아몬드등급 고객의 경우 영업점 금리가 6~7.2%인데 비대면 계좌는 일괄 9%로 고정돼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2.25%포인트가량 높다.

증권사 이자율이 보통 2%대 초반 조달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4%대 초반을 형성하고 있으므로, 이보다 2~3배가량 높은 이자율을 고객들이 부담하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권 일각에서 주식 신용거래를 많이 하는 고객들에겐 오히려 비대면 계좌가 불리하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나마 삼성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증권사 3곳은 영업점 대면 계좌와 비대면 계좌의 이자율 차가 1.5%포인트가량으로 격차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이 은행 무인스마트점포에서 '손바닥정맥'으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하는 장면.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비대면 계좌의 신용거래 이자율이 높은 상황에 대해 증권사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무리 수수료 0원이라고 알려진 비대면 계좌라도 시스템 운영 상 마케팅 등 유지 비용이 들어가니 수수료 대신 신용이자로 보완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비대면 계좌를 위해 은행에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등 유지비용이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소수의 고객만이 신용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94% 정도의 고객들은 비대면 저가 수수료를 적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도 “비대면 계좌를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영업점에 상주하고 있는 상담사의 조언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리스크 관리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라며 “회사 입장에서 이 같은 리스크는 IT고도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지만, 실상 현재는 신용이자에서 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절충안을 통해 고객 입장에서 (이자율)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권사들 입장에선 그동안 비대면 계좌로 상당한 비용을 줄여왔다는 것과 여차하면 반대매매를 통해 위험 부담을 없앨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논리가 다소 어색해 보인다.

증권사의 비대면 계좌의 경우, 아무리 그래도 주식 담보가 있는 대출에 저축은행급 이자율을 적용하는 식으로 고객에게 지나친 리스크를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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