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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 부실복원 논란, 문화재청 해명은 "역사성 고려한 설계변경"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03.2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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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정부가 20년간 사업비 225억원을 투입해 전라북도 익산시에 위치해 있는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를 해체·복원한 사업이 일관성을 갖지 못한 방식으로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문화재청이 역사적 가치 보존과 안정성 확보를 고려해 설계를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이 21일 공개한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2011년 미륵사지 석탑을 보수 정비하면서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사전 검토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고 일관성 없이 축석(돌 쌓기)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래 9층 구조로 추정되는 미륵사지 석탑은 백제 무왕대인 639년 지어진 국내 최고(最古)·최대 석탑이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 수리 전후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연합뉴스]

문화재청은 당초 석탑 몸체에 해당하는 ‘적심부(석탑 내부에 돌·흙을 쌓아올려 탑체를 구성하는 부분)’를 기존 자연석에서 직사각형 모양의 가공석으로 교체해 반듯하게 쌓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문화재청은 석탑 2층까지는 새 석재로 작업을 진행하다가 2016년 초 ‘기존 축석 방식과 부재를 보존한다’는 이유로 3층 이상에 다시 기존 자연석을 재사용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감사원은 “이로 인해 석탑 상·하부의 내부가 원형과 달리 층별로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익산 미륵사지 석탑의 해체 당시와 축석 후 평면을 비교한 모습. [사진=감사원 제공]

또 문화재청은 이처럼 축석방식을 변경하면서 구조안정성도 검토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적심은 특히 석탑 상부의 하중을 하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석탑 구조의 안정성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적심부 축석 방식 등을 변경하면 구조물의 안정성을 다시 계산해 설계도서를 마련하고 이에 따라 시공해야 하는데 문화재청은 축석 방식을 변경한 뒤에도 새로운 설계도서 없이 탑을 쌓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문화재청장에 “구조계산 등을 거친 실측설계도서 없이 축석된 익산 미륵사지 석탑에 대해 구조안정성 검증 후 그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라”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재청은 “석탑의 구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1~2층은 당초 설계대로 새 석재로 채웠지만 3층부터는 옛 석재를 써도 안전하다는 판단이 들어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재활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석탑 변위 계측 모니터링 결과 이상이 없었다”며 “구조 안전점검을 시행해 석탑 안전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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