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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제주도 일부 실망스러운 식당과 카페, 앞날을 감당하시겠습니까?
[여행수첩] 제주도 일부 실망스러운 식당과 카페, 앞날을 감당하시겠습니까?
  • 이두영 기자
  • 승인 2019.03.28 2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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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두영 여행기자] 저비용 항공사 출현 이후 제주도 여행은 한결 쉬워졌다. 항공편이 많고 항공권 가격도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는 꽤 저렴하다.

제주가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시끄러운 행태 등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끼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세계 어디에 내놔도 멋진 관광지임은 분명하다. 요즘 제주도로 가는 항공편은 꽉 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귀포시 한라산 중턱에 핀 동백꽃.
서귀포시 한라산 중턱에 핀 동백꽃.

그런데 제주도의 먹을거리 물가는 다소 실망스럽다. 제주에 눈부시게 아름다운 한라산과 바다 풍경이 있는 반면, 눈이 번쩍 뜨이게 하는 비싼 식당 물가도 있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는 대표적 관광지의 하나. 특급호텔등 고급 숙소가 몰려 있고 여미지식물원, 천제연폭포,정방폭포, 대포주상절리 등 볼거리가 많다.

그러나 중문단지 인근 일부 식당의 밥값은 고급을 넘어 바가지 수준이다.

직접 이용한 한 식당의 흑돼지 삼겹살 3인분 1근(600g)은 10만5천원이었다. 한 사람이 2인분씩 먹으면 21만원이다. 오분자기가 들어간 된장국밥 하나는 1만5000원~1만9천원이다. 이 집은 1만8,000원이었다.

‘오 마시 갓’이 절로 나온다. 게다가 된장마저 자연발효 된장이 아닌 ‘싸구려 된장’이다.

제주도 흑돼지 3인분.
제주도 흑돼지 3인분.

3월 28일 현재 제주의 한 영농조합 법인이 운영하는 인터넷 건강식품몰에서 제주 흑돼지 삼겹살을 검색해 보니 500g이 1만6,000원이다. 

흑돼지 암퇘지와 거세돈을 사용해서 잡내가 전혀 없다는 속칭 고퀄 돼지고기인데도 가격은 합리적이다. 식당 운영에 필요한 각종 비용을 고려하더라도 과다하게 비싸다.

제주도 식당 삼겹살은 왜 그토록 비쌀까? 식당 주인은 자기 집은 다른 집보다 훨씬 질 좋은 고기를 쓴다고 귓속말까지 하며 강조한다. 시쳇말로 어이상실이다.

관광객 주머니 사정은 아웃 오브 안중이란 말인가!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도 이뤄지겠지만 머잖아 제주 관광의 한쪽이 기우뚱거릴 거라는 예감이 드는 건 나뿐일까?

제주에 사는 한 친구는 현지인들은 그런 식당에는 가지 않는다고 했다. 월세가 비싸니까 세입자는 본전 생각이 나서 음식값을 높게 부르고, 장사가 안 돼 철수한 경우가 꽤 있다고 들려줬다. 지리적으로 제주 관광의 중요한 축인 서귀포시의 얘기다.

합리적인 가격의 기준이 모호하긴 하지만, 약간 비싸게 받아도 관광객이 수긍할 수 있는 가격이면 합리적이다.

‘국부론’의 저자 애덤 스미스는 수요와 공급에 의해 시장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설명하며, 수급과 균형을 맞춰 주는 원동력을 이기심에서 찾았다.

제주의 일부 식당은 건강한 이기심이 아닌 배짱으로 장사를 한다. 그 흑돼지 식당 주인은 요즘 손님이 급감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 한숨의 뒤에 합리적이지 않은 가격이 있음을 그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일타 쌍피를 한번 하는 것보다 일타 일피를 세 번 하는 것이 금전적으로 더 낫다는 것을 그들은 정녕 모른단 말인가.

간판도 없고 바닥이 부분적으로 장판과 흙으로 된 고구마 전분공장 카페.
간판도 없고 바닥이 부분적으로 장판과 흙으로 된 고구마 전분공장 카페.

이번에는 한 카페 얘기.

제주관광공사가 운영하는 비짓제주에 특별하고 고상한 카페로 홍보된 곳을 일부러 찾아가 봤다. 이름은 ‘앤트러사이트’.

70년 된 고구마 전분공장 시설을 그대로 유지하고 지붕으로 자연채광이 들어와서 분위기가 이색적이라고 추켜세우는 곳, 가볼만한 곳으로 추천하는 곳이었다.

그러나 외부 간판도 없어 찾느라 애를 먹었고, 안에는 난방이 안 돼 추위가 심했다.  앉을만한 자리도 부족했다. 바닥은 울퉁불퉁한 흙과 대충 뭘로 덮어놓은 상태여서 꾀죄죄해 보였다. 이게 추천할만한 장소인가? 의아해지는 순간이었다.

심지어 커피 맛도 기대 이하였다. 맛에 대한 개인차는 있겠지만, 커피애호가라면 뱉고 싶을 정도로 탄맛과 쓴맛이 강했다. 반면에 가격은 유명 커피전문점 뺨치는 수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맛봤던 드랍~ 머시기 커피와 천사가 들어 있다는 커피전문점 수준의 천박한 커피를 팔면서 고상한 명소로 홍보하는 게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등받이도 없고 뒤뚱거리기까지 한 낡은 나무의자에 앉았다가 5천원 수준의 뜨거운 아메리카 커피를 곱은 손을 데우는 핫팩으로 쓰고 5분만에 카페를 빙자한 창고에서 나왔다.

다음은 한 이용자가 한 인터넷 게시판에 여행후기. 공감하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분위기는 특색 있으나 지저분한 것과 앤틱을 구분 못함. 그저 관리 안 한 지저분함을 분위기로 포장함. 화장실 관리는 최악. 화장실 시건 장치가 옷걸이로 돼 있음. 카페의 기본이 안 된 곳. 나(카페 운영자)의 감성을 위해서 고객의 불편과 안전 ,위생 따위는 안중에도 없음.’

제주는 소중한 우리 국토이며 세계 어디에 내놔도 꿀리지 않을 여행지다. 자연경관은 아름다운데 거기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눈앞의 이익만 좇지 말고 수준 높은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식이 절실해 보인다. 다시 찾아가고 싶은 업소가 많아질수록 제주는 경제적,문화적으로 부유해질 것이다.

높아진 땅값, 치솟은 임대료만 생각하며 장사를 한다면 그들은 분명히 앞날을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두꺼워진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는 한세월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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