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현직 법관이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따르며 부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다주 의정부지법 부장판사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재판장 윤종섭) 심리로 열린 임 전 차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직 법관이 증인으로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부장판사는 2013~2015년 법원행정처에서 기획조정심의관으로 일했는데, 당시 기획조정실장이던 임 전 차장의 지시를 받고 각종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사건에 대해 선고를 내린 뒤 각계 동향을 파악한 보고서를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작성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 중 '결재'란이 없는 보고서의 경우 임 전 차장에게 보고한 뒤 지시에 따라 법원행정처 차장, 처장 등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또 법원행정처에 재직하던 때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에 근무했던 성창호 부장판사로부터 수시로 대법원장의 의중을 전달받았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당시 성창호 부장판사가 심의관들에게 각자 하는 업무를 보고하도록 독촉했으며, 심의관들과의 회의석상이나 사석에서 대법원장의 생각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임 전 차장은 2012년 8월~2017년 3월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으로 근무하면서 사법농단 의혹을 실행에 옮기고 지시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직권을 남용하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소송, 옛 통합진보당 의원 직위 확인 소송 등 재판에 개입하거나, 법관에게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 등도 적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