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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주세법 개정' 앞두고 요동치는 맥주시장...오비와 하이트진로의 갈림길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4.0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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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정부의 주세 개편안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주류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종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주류업체들은 시장 점유율과 경영 전략에 따라 각기 다른 솔루션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가장 먼저 가격 인상을 알린 오비맥주는 ‘3년간 1조원 투자라는 공격적 경영 계획을 밝혔고, 하이트진로는 새로운 모델 ‘테라’ 공급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4월을 맞아 주류업계가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는 이때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것은 오비맥주다. 오비맥주는 4일부터 ‘카스’,'프리미엄 오비', ‘카프리’  등 주요 맥주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했다. 유흥업소 1등 제품인 카스 병맥주는 출고가가 500㎖ 기준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4.9% 올랐다.

주세법 개정 앞두고 각기 다른 마케팅 전략을 택항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사진=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제공]
주세법 개정 앞두고 서로 다른 마케팅 전략을 선택한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다. [사진=오비맥주, 하이트진로 제공]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상은 2016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을 두고 맥주의 원재료인 맥주보리의 가격 상승과 함께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서 생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한다. 원가 압박이 가중된 상황에서 수익성 저하를 막기 위해선 맥주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주류업계와 한국외식업중앙회, 한국유흥음식업중앙회 등 1차 소비자 단체는 오비맥주의 기습적인 가격 인상 발표를 매우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그간 주류업계에서는 관행처럼 가격 인상 한 두 달 전부터 거래 도매상을 통해 가격 인상을 알려왔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종량세가 도입되면 국산 맥주는 세율이 낮아져 출고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점을 이용해 종량세 도입 전에 미리 출고가를 올려 수익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가격 인상을 택한 오비맥주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소비층을 확대하고 매년 주기적으로 언급되는 ‘매각설’을 불식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는 올해부터 2021년까지 연구개발과 설비 확충, 영업·마케팅 등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재정계획을 수립했다고 6일 밝혔다. 신제품 연구개발과 생산설비 확충에 3000억원을 투입하고, 경기도 이천공장에 크래프트 맥주 생산설비를 연내 새롭게 구축할 계획이다. 맥주 브랜드 가치와 품질 경쟁력 제고에 7000억원을 투자하는데, 이중 4000억원은 대표 브랜드 카스의 품질 향상과 영업 및 마케팅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광주공장에서 500㎖ 병 제품을 직접 생산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영업점에 버드와이저를 유통하는 등 부드러운 라거 형태의 맥주를 앞세워 수입 맥주에 익숙한 소비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전주공장을 신제품 '핵심 생산기지'로 전격 전환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전주공장을 신제품 '핵심 생산기지'로 전격 전환했다. [사진=하이트진로 제공]

국내 맥주업계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가 가격 인상을 단행했지만, 하이트진로는 신제품 '테라'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선두와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입장이도다. 통상적으로 시장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업체 역시 가격을 올린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가격 인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테라는 청정지역으로 유명한 호주의 '골든 트라이앵글' 맥아 100%만을 사용해 원료부터 차별화했으며 발효 공정 중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탄산만을 사용했다“며 ”테라가 가진 두 가지 강력한 강점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처음 출고한 '테라'의 광고 본편을 공개하고 테라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마케팅 활동에 잰걸음을 옮기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를 통해 그동안 맥주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시장 탈환에 적극 가세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전주공장을 신제품 '핵심 생산기지'로 전격 전환했다.

주세법 개정이 코앞에 닥친 4월, 주류업체의 눈치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다만, 오비맥주의 기습 가격 인상으로 소주 가격 인상도 거론되고 있어 “주류 가격 인상 없이 개정안을 살피겠다”던 기획재정부의 애초 목표는 지켜지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주세법 개정을 앞두고 시작된 오비맥주의 가격 인상이 맥주시장에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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