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한국 포털사이트 업계 1위인 네이버가 지난 4일, 10년 만에 모바일 웹을 전면 개편했다. 기존 메인화면에 보였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뉴스’가 사라지고 검색창만 남긴 것. 글로벌 포털사이트인 구글을 연상케 하는 가운데, 누리꾼들이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네이버 모바일 웹 개편의 핵심은 ‘뉴스 개편’이다. 네이버는 그동안 자체 편집 기사와 인공지능(AI)이 추천한 기사를 한 화면에 배치했지만, 이제는 자체 편집을 없애고 AI 기반 추천 기술인 ‘에어스(AiRS, AI Recommender System)'를 전면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뉴스 서비스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많다. 네이버는 지난해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이후 끊임없이 공정성 논란에 시달려 왔다.

에어스는 이용자별 콘텐츠 소비패턴 분석 기반 기술이다. 이용자와 비슷한 관심사의 사람들이 많은 본 콘텐츠를 먼저 보여주는 ‘협력필터’와 문서 충실도 및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품질모델’이 결합된 형태다.

예를 들면, 스마트폰 기사를 자주 읽는 이용자에게 최신 스마트폰 기사 중 내용과 반응이 좋은 기사를 추천하는 식이다. 구글과 카카오 역시 AI 기술 기반으로 뉴스 서비스를 운영한다.

각종 의혹과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한 조치라고 하지만, AI 추천 기술의 품질과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우선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에어스 기반으로 운영되는 섹션별 뉴스의 경우 하루에서 이틀이 지난 올드 뉴스가 추천되는 일이 빈번하며, 대기업 보도자료 내용들이 메인을 장식하기도 한다. 사람에 비해 편집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 같은 주제의 기사들 중 특정 기사를 추천하는 AI 평가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용자가 자신의 관심사나 성향에 맞는 정보를 편향적으로 수용해 자신의 의견과 같거나 관심 있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부작용도 있다.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하는데, 자신과 다른 시각과 비관심 정보에서 배제될 경우 편향된 사고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구글처럼 검색창만 남겼지만 이것이 ‘생색내기용 개편’에 그쳤다는 지적도 있다.

그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신뢰성과 공정성, 심지어 조작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네이버는 개편을 통해 이런 논란을 가라앉히는 듯 했지만, 새 모바일 웹 화면에서도 화면을 두 번만 넘기면 여전히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가 등장한다. 아울러 모바일 웹보다 이용자 수가 2배나 많은 ‘모바일 앱’은 기존 버전을 유지해, 개편 방향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5일 “네이버 뉴스 서비스에 에어스 기반의 추천 기술을 접목해 1년 만에 1일 평균 페이지뷰(PV)가 69%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자신들의 개편 방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도 하나, 일각에서는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를 이용한 돈 벌이를 완전히 포기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