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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리크스 어산지 체포...“민주주의 손이 자유의 목을 조른다” vs “영웅 아니다”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4.1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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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2010년 수십만 건의 미국 기밀문서를 폭로한 혐의로 수배된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47)가 영국서 도피 생활 7년 만에 체포됐다.

어산지를 기소한 미국 법무부는 영국에 송환을 요구했다. 이에 러시아와 이탈리아가 어산지 체포를 비난하고 나서자 영국은 어산지는 영웅이 아니라고 대응하는 등 국제사회의 반응도 엇갈렸다.

AP, AFP,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로 전문사이트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체포됐다. 어산지를 보호해온 에콰도르 대사관이 보호 조처를 철회함에 따라 영국 경찰이 대사관에 들어가 그의 신병을 확보했다.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어산지가 11일(현지시간) 런던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체포됐다. [사진=연합뉴스]

컴퓨터 해킹을 통한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어산지를 기소한 미국 법무부는 그의 미국 송환도 요청했다.

어산지는 2010년 3월 미 육군 정보분석 요원이었던 첼시 매닝과 공모해 미 국방부 컴퓨터에 저장된 암호를 해독해 기밀자료를 빼내는 등 불법행위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다. 미 법무부는 정부의 1급 수배 대상인 어산지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최고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어산지 측 변호인은 "이번 사태는 미국에 관한 진실된 정보를 알렸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기소되기 위해 어떤 언론인도 송환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우리는 송환에 맞서 싸울 것"는 입장을 내놨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여성 2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이후 보석 상태에서 스웨덴 송환 중단 소송을 진행했지만, 영국 대법원은 2012년 그의 송환을 최종 결정했다. 이에 어산지는 '정치적 망명'을 이유로 7년간 런던의 에콰도르대사관에서 보호를 받아 왔다.

하지만 레닌 모레도 에콰도르 대통령이 2017년 친미 노선으로 전환하면서 어산지와 갈등이 불거졌다. 이후 에콰도르 정부는 이날 어산지 체포를 위한 대사관 진입을 허용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어산지의) 에콰도르에 반하는, 적대적이고 위협적인 선언과 특히 국제 조약의 위반 행동이, 어산지의 망명을 더 유지할 수 없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어산지가 체포에 이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어산지가 영국 경찰에 체포되자 세계 각국에서 논평이 쏟아졌다. 미국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는 외무부 대변인을 통해 "소위 '민주주의'의 손이 자유의 목을 조르고 있다"며 민주주의 선진국을 자처하는 영국이 어산지를 체포했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도 가세했다. 만리오 디 스테파노 외무차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7년 동안 부당하게 자유를 박탈당한 어산지의 체포는 위키리크스와 같이 투명성과 자유를 촉진하는 세력에 대한 무관용을 충격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세계와 이탈리아가 영국을 지켜보고 있다. 그에게 자유를 주라”고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어산지를 체포한 영국은 이에 반대했다. 제러미 헌트 장관도 SNS를 통해 "어산지는 영웅이 아니다. 그는 수년간 진실로부터 도피해왔다"고 말했다.

어산지의 출신국인 호주는 그에게 영사 조력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마리즈 페인 외무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어산지는 호주 정부의 영사 지원을 계속 받게 될 것"이라며 "곧 우리 영사관들이 그의 면회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어산지는 2010년 매닝을 통해 입수한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위키리크스 사이트를 통해 세상에 폭로했고, 미국 외교 전문 25만건을 공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1급 수배 리스트에 올랐다.

영국 법원은 이날 어산지에 대해 보석조건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해 구금 결정을 내렸고, 미국의 범죄인 송환 요청과 관련한 사안은 다음달 2일 심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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