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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다운 딜' 스톱워치 누른 김정은 "올해 말까지 美용단 기다릴 것"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04.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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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2월 ‘노딜’로 끝난 하노이 북미서밋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향해 입을 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용의를 밝히면서도 '대화 시한'을 연내로 못 박고 미국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그는 “올해 말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국이)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 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2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차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제2차 조미수뇌회담은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 짚은 걸음들이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고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된 계기로 됐다”며 “미국은 실현 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다. 다시 말해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고 저들의 잇속을 하나도 챙길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은)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근본방도인 적대시정책철회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고 오히려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고 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일방적인 해법 모색을 지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북미)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그러자면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하노이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하여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재차 ‘불발된 핵담판’ 하노이 북미 서밋을 언급하면서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 문제 따위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수하는 한미 정상.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남측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김정은 위원장은 “남조선 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 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 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면서도 “(남측이) 외세의존 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며 “말로서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연설은 지난달 15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평양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에서 예고한 최고지도자의 공식입장인 것으로 보인다. 최 부상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및 향후 북미협상 관련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자기 결심을 명백히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김 위원장의 입장 표명을 암시했다.

김 위원장이 ‘제2기 집권체제’를 다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이러한 대미, 대남 메시지를 던진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진행한 것처럼 북한도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 11일 청와대가 공개한 한미정상회담 언론 발표문에 따르면 한미 정상은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대화의 문이 항상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대화의 문을 열면서 ‘톱다운’ 방식의 비핵화-제재해제 타결을 위한 협상 스톱워치를 누른 가운데 그동안 ‘긴장관리’에 치중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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