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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5G의 수상한 행보, '비싼 LTE' 오명 씻고 신뢰 회복할까
[포커스] 5G의 수상한 행보, '비싼 LTE' 오명 씻고 신뢰 회복할까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9.04.14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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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앞세운 우리나라의 5G(5세대) 이동통신의 행보가 수상하다.

5G에서 4G(LTE)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먹통이 되기도 하고, 요금제도 제멋대로다. 통신사들이 공개한 커버리지는 소비자들의 기대치를 크게 밑돌아 ‘비싼 LTE’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는 5G 기지국을 늘리면서 품질까지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른 시일 내에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LTE 신호 잡는 5G 단말기.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는 지난 3일 기습적으로 5G를 개통하며 '세계 1호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따냈다. 화려한 스타트를 끊었지만, 미국과 ‘최초’ 경쟁이 붙으면서 사업을 급하게 시작했기 탓인지 이후 행보는 갖가지 문제점들을 수습하기에 급급한 모양새다. ‘초능력’, ‘초격차’, ‘초시대’ 등을 앞세운 이통 3사의 슬로건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도 이통사들은 개통 첫날부터 가입자 1만, 3만, 5만 돌파 소식을 전하며 초기 5G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특히 성능이나 활용성 강화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일단 출혈 경쟁을 해서라도 시장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듯하다.

◆ LTE 전환 시 '먹통'에 소비자는 '분통'

우선 5G 네트워크 품질 문제가 지속적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기존 LTE보다 속도가 최대 20배 빠르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때때로 LTE보다 더 느린 데다, 아예 먹통이 되기까지 한다. 5G에서 LTE 연결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멤버스 앱과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 5G 스마트폰인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출시 이후, LTE 전환 시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사용자의 경우 네트워크가 끊기면서 전화통화마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용자들은 “5G가 잡히지 않으면 자동으로 LTE가 잡히면서 인터넷이 돼야 하는데 계속 끊긴다”, “다시 네트워크를 연결하려면 여러 번 재부팅을 해야 한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갤럭시S10 5G는 LTE, 5G 안테나를 장착해 5G 통신이 지원되지 않는 장소에서 LTE 신호를 받을 수 있다. LTE 통신 기반 스마트폰이 자연스럽게 3G와 LTE로 전환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

LTE 통신 전환 시 네트워크 이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문제라는 지적이다. 초기 5G 스마트폰은 5G 기지국 반경 안에 있으면 5G 신호를 잡고, 이를 벗어나면 LTE를 잡도록 설계했는데, 5G에서 LTE로 전환하는 기술(핸드오버)이 최적화되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 5G 커버리지가 제한적이라 LTE간 전환이 잦은데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한다면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11일 긴급 임원회의를 열고 “5G를 선택하는 고객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고의 품질을 제공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른 시일 내에 품질 개선이 획기적으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14일 기준 KT의 5G 커버리지 지도. [사진=KT 홈페이지 캡처]

◆ 수도권·5대 광역시만 덮은 5G, '반쪽짜리' 서비스?

5G 기지국 수가 턱없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현재 서울 및 수도권과 5대 광역시를 위주로 5G 기지국이 구축돼 있어, 대다수 지방 고객들은 5G를 이용하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반쪽짜리’ 서비스가 아니냐는 지적이 고개를 들고 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지난 3일을 기준으로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8만5261개 기지국 장치 중 85.6%인 7만2983개가 서울 및 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설치됐다. SK텔레콤이 3만8213개, KT가 3만5264개, LG유플러스 1만1784개다. LTE 기지국 수가 44만5000여개(2014년 정부 발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KT와 SK텔레콤은 홈페이지를 통해 5G 커버리지맵을 공개하고 있는데, 5G 통신 가능 지역을 의미하는 빨간색 표시는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도권조차 곳곳이 비어있고, 빨간색 표시가 있어도 건물 내부나 지하는 실제 5G 통신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LTE의 경우도 서비스가 전국적으로 원활하게 이뤄지기까지 2년의 시간이 걸린 만큼, 5G 역시 최소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 등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지난달 14일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 철회 및 통신요금 인하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통 3사 '오락가락' 요금제, 소비자 혼란만 가중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이통 3사의 요금제는 소비자들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달 29일 LG유플러스가 5G 요금제를 가장 빠르게 공개했고, KT가 지난 2일 ‘5G 무제한 요금제’를 공개하면서 판을 뒤집었다. 같은 날 SK텔레콤이 정부에 5G 요금제 수정 요청을 하고, 4일 LG유플러스가 수정된 5G 무제한 요금제를 다시 내놓으면서 경쟁에 불을 지폈다. 통신 3사의 ‘5G 무제한 요금제’가 완성되는 듯 했다.

하지만 KT는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사용량에 따라 데이터를 제한하는 조항을 슬그머니 넣어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KT는 공정사용정책(FUP) 조항에 2일 연속으로 데이터를 일 53기가바이트(GB) 초과해서 사용할 시, 데이터 속도 제어가 적용된다는 내용을 적었다. 이용 제한 혹은 차단·해지가 될 수 있다는 문구도 포함했다.

LG유플러스도 6월 말까지 특정 요금제에 가입하는 고객에게 24개월간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4일 밝혔다. 하지만 LG유플러스 ‘5G 이동전화 이용약관’의 5G 요금제 11항을 보면 2일 연속으로 일 50GB를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 해지 또는 데이터 속도제어 및 차단 등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SK텔레콤의 5G 이용약관에는 이같은 내용이 없지만, 특정 사용량을 넘기는 대용량 데이터 사용자 발견 시 언제든지 속도를 제어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논란이 일자 KT와 LG유플러스는 5G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의 일 사용량 제한 조항을 9일, 11일 차례로 삭제했다. 이통사들은 '진정한 무제한'으로 돌아왔다고 알렸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3사의 5G 요금제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실정이다.

품질 저하와 커버리지, 그리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비싼 요금제. 소비자들의 5G 초기 평가는 낙제점이다. 세계 최초란 자화자찬의 뒷맛이 씁쓸하기만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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