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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테러' 8곳 연쇄폭발로 600명 넘게 사상…'부활절의 비극'에 애도 물결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04.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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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기독교 축일인 부활절을 맞은 스리랑카에서 충격적인 연쇄 폭발테러가 발생해 현재까지 13명의 용의자가 체포된 가운데 사망자가 228명으로 늘어나면서 지구촌의 테러규탄과 희생자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현지 우리나라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AP, AFP,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라닐 위크레메싱게 총리는 21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등 8곳에서 연쇄적으로 일어난 폭발로 228명이 숨지고 45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또 용의자 13명을 체포했고 이들은 모두 스리랑카인이라고 설명했다. 현지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가운데 10명을 범죄수사부에 넘겼다고 전했다.

'부활절 폭발'로 참혹하게 파괴된 가톨릭교회 내부. [사진=AFP/연합뉴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용의자들이 콜롬보로 이동하는 데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차량과 용의자들이 사용한 은신처를 찾나냈다. 루완 위제와르데나 국방장관은 이번 연쇄 폭발을 종교적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 공격으로 규정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대통령은 이번 ‘스리랑카 테러’ 사건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위원회를 임명했다.

DPA통신은 급조한 폭발장치가 콜롬보에서 30㎞ 떨어진 공항 근처에서 발견돼 뇌관을 제거했다고 보도했다. 공군 대변인은 해당 장치가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 2㎞ 떨어진 도로에서 발견됐고 당시 플라스틱 파이프 안에 있었다고 밝혔다.

스리랑카 테러는 이날 오전 콜롬보에 있는 성 안토니오 성당을 시작으로 외국인 이용객이 많은 주요 호텔 3곳에서 거의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또 비슷한 시각 콜롬보 북쪽 네곰보의 가톨릭교회 한 곳과 동부 해안 바티칼로아의 기독교 교회에서도 폭발이 발생하는 등 모두 8곳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특히 콜롬보 시내나 인근에서는 부활절 예배 중이던 가톨릭교회와 외국인이 많이 찾는 호텔 여러 곳이 공격을 받았다. AFP통신은 이 가운데 2곳은 자살폭탄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스리랑카 테러 사건에 대한 배후가 누구인지에 대한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경찰은 최소 2건의 폭발은 자살폭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현재까지 스리랑카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단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스리랑카 교회·호텔 등 8곳에서 폭발테러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스리랑카는 내전과 갈등의 아픈 역사가 있다. 인구의 74.9%를 차지한 싱할라족과 타밀족(11.2%) 간에 26년 동안 내전이 이어진 뒤 2009년 종식될 때까지 10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번 스리랑카 테러의 경우 민족 갈등보다는 종교적 이유로 발생한 테러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리랑카 인구의 6%가량의 가톨릭 신자는 싱할라족과 타밀족이 섞여 있어 민족갈등과 관련해선 오히려 중재역에 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스리랑카 테러 발생 시점이 가톨릭 기념일인 부활절 예배 시간에 맞춰진 것도 이런 주장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 CNN에 따르면 푸쥐트 자야순다라 스리랑카 경찰청장은 지난 11일 스리랑카 급진 이슬람단체 NTJ(내셔널 타우힛 자맛)의 자살폭탄 공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만 주동자들이 누구일지 추측하기는 쉽지 않다.

이밖에 이슬람국가(IS) 등 국제테러조직이 관여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스리랑카의 맬컴 란지트 추기경이 공격을 주도한 자들이 현지 단체인지, 국제테러단체인지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하면서 배후 대상의 범위를 넓히면서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 주재 한국대사관은 이날 스리랑카 테러로 인한 교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다만 앞으로 행여 피해자가 나올지 모르는 만큼 한인회 등과 협력해 현지 경찰, 병원 등을 통해 계속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에는 현재 교민 1000여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400여명은 콜롬보에 머물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정부와 전 세계 각국 정상들이 스리랑카 테러를 규탄하고 유가족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사가 진행되는 성당을 비롯해 교회와 호텔의 무고한 시민들에게 있어서는 안 될 테러가 가해졌다”면서 “희생자와 충격에 빠진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교회와 호텔 등을 겨냥한 끔찍한 테러 공격을 겪은 스리랑카 국민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우리는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썼다. 또 최근 자국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마가 밀어닥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서 “우리는 이러한 혐오스러운) 행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면서 연대 의지를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부활절 야외 미사를 집전한 뒤 발표한 ‘우르비 엣 오르비(로마와 온 세계를 향해)’ 말미에 스리랑카 테러를 ‘잔인한 폭력’이라고 규정하고 “비극적으로 죽은 모든 이와 이 끔찍한 사건으로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라고 밝혔다.

부활절이자 스리랑카 내전 종전 10주년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 벌어진 이번 스리랑카 테러에 스리랑카 정부는 추가 테러를 막기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리며 주요 소셜미디어와 메신저를 차단하고 체포된 용의자 스리랑카인 13명을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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