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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김밥 훔친 '장발장' 취준생 위로한 경찰…2만원과 바꾼 희망사회 홀씨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04.2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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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취업준비생에게 사비 2만원을 주며 조언한 경찰관의 일화가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전했다. 이 취준생은 자신을 타이른 경찰관에게 돈을 갚겠다며 첫 월급을 타자마자 찾아온 것으로 알려져 훈훈함을 더했다.

22일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고양시 일산서구의 한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친 혐의로 A(28)씨가 신고됐다.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는 닷새 전에도 이 편의점에서 조각 케이크 하나를 훔친 사실까지 드러나 절도죄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A씨가 훔친 조각 케이크와 삼각김밥의 가격을 합하면 4500원이었다.

취업준비생의 마음을 이해한 경찰관과 경찰관에게 감사함을 전한 취업준비생의 사례가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사진=일산경찰서 누리집 화면 캡처]

취업 면접을 준비 중이던 A씨는 "생활고로 며칠 동안 제대로 된 식사 한 끼를 하지 못해 배고파서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훔치게 됐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A씨를 입건했지만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해달라는 의견을 달아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강력2팀 이승동(37) 경사는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조사를 마친 뒤 지갑에서 2만원을 꺼내 A씨에게 건넸다.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뒤 A씨는 지난 17일 경찰서를 방문했다. 그는 이 경사의 조언 이후 직장을 찾았고 첫 달 월급으로 돈을 갚고, 감사의 표시로 음료수를 사온 것이다. 당시 이 경사는 외근 활동으로 밖에 나가 있었고, 이 경사는 전화 통화를 통해 '마음만 받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A씨를 돌려보냈다.

훈훈한 미담은 집으로 돌아간 A씨가 일산서부경찰서 홈페이지에 편지 형태로 적어 올리면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다. A씨는 글을 통해 이 경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는 "담당 형사님께서 '아무리 힘들어도 범죄는 안 된다'는 깊은 뉘우침을 느끼게 해줬다"며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거라며 2만원을 주셨고,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 경사를 직접 만나지는 못했지만 전화를 통해 자신을 걱정해주고, 취업소식에 진심으로 기뻐하신 것이 느껴졌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청년 취업절벽의 어려운 처지를 공감해주고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경찰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감사를 전한 취준생의 소식은 최근 흉포한 범죄가 잇따른 사회에 모처럼 희망을 퍼뜨린 홀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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