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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정원' 성락원, 2세기 만에 검은 대문 열다...상춘객 맞이는 ‘좁은문’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4.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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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북한산 자락에 검은 대문을 걸어두고 서울 시내를 굽어보고 있는 성락원(城樂園). 도성 밖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는 정원이라는 뜻을 지닌, 조선시대 정원의 진수로 꼽힌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저자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전남 담양 소쇄원, 전남 완도 보길도 부용동 정원과 함께 ‘한국의 3대 정원’으로 꼽으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비밀의 정원’ 성락원이 23일 일반에 공개돼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비밀의 정원’ 성락원이 23일 일반에 공개돼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

성북구 한성대입구역에서 길상사 쪽으로 오르막길을 재촉하다보면 그 끝자락에 성락원을 만날 수 있다. 물이 흐르는 경치에 따라 세 개의 공간으로 나뉘는 성락원은 인간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조선시대 정원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0년 넘게 베일에 싸였던 ‘비밀의 정원’ 성락원이 23일 일반에 공개돼 관람객을 맞기 시작했다. ‘서울의 시크릿 가든’으로 불리는 성락원은 서울에서 몇 안 되는 별서정원으로 이번에 한시적으로 문이 열렸다.

서울시와 문화재청, 한국가구박물관은 이날부터 오는 6월 11일까지 1만6000㎡ 규모의 성락원을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 완료되기 전에 시민에게 임시 개방하기로 했다.

암반과 계곡 등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린 전통정원으로 1992년 사적 제378호로, 2008년 명승 제35호로 지정된 성락원은 매주 월, 화, 토요일에 관람객을 받는다. 하루 7회, 회당 20명씩만 제한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시설을 관리하는 한국가구박물관에 사전 관람 신청을 해야 하는데 성락원 개방 소식이 알려진 이날 저녁부터 한국가구박물관 홈페이지가 마비 사태를 겪기도 했다. 그만큼 상춘의 계절 관람객 맞이는 ‘좁은문’으로 예약경쟁이 치열하다.

1790년대 처음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성락원은 일제강점기에 고종의 다섯째 아들로 황족 중 유일하게 항일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의친왕 이강의 별궁으로 활용됐다. 이후 고(故) 심상준 제남기업 회장이 한국전쟁 두 달 전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7년 전 문화재 지정 이후 지속적인 복원사업으로 원래 모습을 찾기 위한 노력이 이어져온 가운데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성락원 종합정비계획을 함께 수립하고 있고, 이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복원·정비 사업이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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