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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北통전부장 교체에 美 협상채널 변화 촉각…'숨겨진 실세' 장금철은?

  • Editor. 최민기 기자
  • 입력 2019.04.2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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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최민기 기자] 북한의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으로 교체된 사실이 확인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인사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문책 차원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북한 측 라인업에 변화가 불가피한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가정보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대미·대남 업무를 맡는 통일전선부장이 김영철 당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위원으로 교체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북한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이끌어온 김정은의 ‘오른팔’을 교체했다”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대남‧대미 북핵 협상 창구인 김영철(왼쪽)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직에 해임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11일 노동당 제7기 4차 전원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장금철이 당 부장에 새로 임명됐고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보선됐다고 보도한 바 있는데, 통전부장 임명이 확인된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북한 통전부장이 김 부위원장에서 장금철 위원으로 전격 교체된데 대해 북한과 건설적인 협상을 계속해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북한 통전부장 교체와 관련해 북미 간 협상에 미칠 영향 등을 묻는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우리는 관련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 “앞서 밝혀온 대로 우리는 여전히 건설적인 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의 이런 입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전부장에서 물러나게 된 데 대한 구체적 반응은 자제하면서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국면에 빠진 북미간 대화 재개 의지에 대한 원론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11일 김정은 집권 2기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1차회의에서 국무위원에 재선됐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만큼 대남사업 전반을 관장하는 당 부위원장직을 유지하고 통전부장 자리만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측 대미 협상의 진용이 어떤 식으로 구성될지에 대해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숨겨진 실세'로 평가받고 있는 신임 통일전선부장인 장금철 위원. [사진=연합뉴스]

군 출신인 김영철 부위원장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중앙정보국(CIA) 국장 시절부터 북미 간 ‘스파이 라인’을 구축해 막후 조율을 이어오면서 그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해왔다. 김 부위원장은 싱가포르 6·12 북미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처했던 지난해 5월 말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고, 지난 1월에도 다시 워싱턴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하노이 서밋 개최 문제를 조율했다.

워싱턴 외교가 안팎에서는 북미 협상의 ‘키맨’이었던 김영철 부위원장이 통전부장 직에서 해임됨에 따라 북미 협상의 북측 무게중심이 기존의 통일전선부 라인에서 외무성 라인으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또 김 부위원장의 통전부장 해임은 하노이 회담 결렬을 계기로 대미 정책과 국정 운영 전반을 새로이 하려는 연장선으로도 볼 수 있다. 이는 실제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 수행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최 부상은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대미 스피커 역할을 맡아 전면에 나선 상황이다. 반면 김 부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수행단에서도 제외됐다.

새 통전부장에 50대 후반의 젊은 장금철 위원이 임명됐다는 점에서 김정은 2기 출범과 함께 세대교체와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가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장 부장은 대남 분야에 종사한 인물로는 드물게 남측에 거의 신상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숨겨진 실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50대 후반으로 전해진 그는 지난해 당국 차원의 남북관계가 재개된 이후 전면에 나서서 활동해온 인물은 아니다.

그는 최근 10여년간 거의 수면 위에서 활동하지 않았는데, 남측 관계자들과 접촉보다는 막후 정책조율 역할을 주로 담당했다는 전언도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전직 고위관료는 “회담이나 남북행사에 나오지 않고 내부에서 주로 대남정책을 조율하고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들었다”며 “만약 남쪽에 왔다고 하더라도 가명을 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북정보에 정통한 다른 소식통도 “복수의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장금철은 김영철 밑에서 양성된 ‘테크노크라트’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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