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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년 만에 경호권 불러온 ‘동물국회’...7년 만에 선진화법 쫓아낸 ‘밤샘 난장’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4.2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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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국민들에게 부끄럽기 짝이 없는 여의도 ‘밤샘 난장’이었다. 국회 내에서 몸싸움만은 막아보고자 국회의원들이 만든 국회선진화법은 7년 만에 무용지물이 됐고, 난무하는 고성과 밤샘 육탄전 속에 군사정권 시절 이후 33년 만에 경호권이 발동됐다.

선거제 및 개혁법안의 신속처리 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여야가 ‘운명의 날’ 정면충돌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당초 패스트트랙 지정 합의안을 내놓으면서 25일을 D데이로 잡고 이날까지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한국당이 곳곳에서 육탄공세로 저항하면서 끝내 처리하지 못했다.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밤샘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대치를 이어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폭력 사태 등 불상사를 우려해 '임시 철수'를 결정, 잠시 휴전 상태로 26일 아침을 맞았다.

26일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밤샘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대치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여야 4당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밤샘 고성과 몸싸움이 오가는 대치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2012년 개정 국회법, 일명 국회선진화법이 처리된 이후 여야가 국회에서 몸싸움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첫 사태다. 이로 인해 국회는 7년 만에 다시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한국당은 이날 심야에 의원들뿐 아니라 보좌진 및 당직자까지 총동원해 패스트트랙 저지에 나섰다. 한국당 의원들은 현수막으로 저지선을 만들고, 서로의 팔짱을 낀 채 '인간띠'를 만들어 여야 4당 의원들의 법안제출과 회의장 진입을 막았다. 한국당은 국회 곳곳에서 여야 4당과 충돌을 빚었다.

특히 26일 오전 1시30분 민주당이 7층 의안과를 통해 법안 제출을 시도하자 한국당은 육탄공세를 펼쳤다. 의안과 앞에서는 2시간 가까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한국당과 민주당 의원 일부는 서로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했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의 행태를 불법 폭력사태로 규정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중으로 정치개혁·사법개혁 특위 회의장 입장을 저지한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등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6일 오전 국회 의안과 앞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노루발못뽑이(일명 '빠루')를 들고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한국당은 "여야 4당이 불법 야합으로 좌파독재정권의 집권을 유지하려 한다"며 "우리의 행동은 '헌법 수호'를 위한 것이다. 결사 저지 하겠다"고 맞받았다.

결국 문희상 국회의장은 전날 밤 1986년 이후 33년 만에 경호권을 발동했다. 한국당 의원과 보좌진들이 국회 경위 및 방호원 등 경호팀과 국회 곳곳에서 수차례 충돌하면서 정상적인 사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호권 발동 이후 국회 경위 및 방호원들이 출동했으나, 한국당의 방어막을 허무는 데는 실패했다.

이후 국회 사개특위는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사법개혁 법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당초 사개특위는 전날 본청에서 개의하려 했지만 한국당의 물리력 행사로 실패했다.

이날 오전 2시 40분께 열린 회의에는 사개특위 위원장인 이상민 의원과 박범계·박주민·백혜련·송기헌·표창원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리기에는 의결정족수가 부족했다.

박범계 의원은 "동물 국회를 막고자 하는 국회선진화법은 종일 완전히 무력화됐다"며 "저희가 5∼6차례에 걸쳐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으나 (한국당 의원과 당직자들이) 격렬한 몸싸움으로 막고 심지어 폭력을 방불케 하는 여러 장면이 펼쳐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들은 회의장을 찾아 "회의 일시와 장소를 (통보)받은 적이 없다. 회의는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태흠 의원은 "성원도 안 되는데 새벽에 쇼를 그만하라" 등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일단 사법개혁 법안들의 패스트트랙 절차를 밟기 위한 준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회의 시작 40분 뒤 정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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