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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종합검사, 한화생명 다음은 삼성생명?...'금산분리' 압박 나서나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5.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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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금융감독원의 상반기 종합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이 확정되고, 하반기 생명보험사로 삼성생명이 유력해지면서 두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안과 금융계열사 정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한화 모두 지난해부터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LG나 SK처럼 완전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향보다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에서는 삼성과 한화그룹이 완전한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계열사를 정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경영권에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 서초동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은 지난해 복잡했던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끊어냈다. 삼성그룹은 기존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생명으로 대표되던 삼성그룹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공정거래위원회부부터 처분 명령을 받은 삼성물산 주식 404만2758주(2.11%)를 매각했다. 이어 삼성전기가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삼성화재가 갖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261만7000여주도 정리했다. 

오너가가 부적절하게 주식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인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주식 매각도 블록딜 방식을 선택했다. 우호 세력에 지원을 요청하는 대신 시장절차에 따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과정을 거친 후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배회사는 삼성물산이 됐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7%, 삼성생명 19.3%, 삼성바이오로직스 43.3%를 각각 보유중이다. 

삼성그룹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하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공식화 했다.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4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해 불가능에 가깝다. 또 지주사로 전환하는 경우 금산분리법에 따라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정리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다. 

순환출자 고리가 모두 해소됐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은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이다. 지분 구조상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지분 7.48%(지난달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다. 삼성화재는 1.31%로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두 곳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은 8.79%다. 

가장 좋은 방법은 삼성그룹 지배구조 최상위에 위치한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으로부터 충분한 수량의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것이지만, 삼성물산의 자금 여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설령 가능하다 해도 보유 자회사의 지분가치가 자산총액의 50%를 넘으면 지주사로 강제전환되는 공정거래법이 걸린다. 지주사로 강제전환될 경우 금융계열사드를 매각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보험업법 개정안도 부담이다. 법안은 보험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채권이나 주식가치를 현행 취득원가에서 시장가치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취득원가는 5000억원대에 불과하지만, 시장가치로 환산하면 20조원 이상이 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총자산 283조원의 3%에 해당하는 약 8조원 규모의 주식만 남기고 모두 팔아야 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이 배당을 확대하면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내년 이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주식 매입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화생명 본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화생명 여의도 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금감원 종합검사 타겟이 된 한화생명도 삼성과 비슷한 길을 걷고 있다. 지난해 한화는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며 지분 관계를 일부 정리하고,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했다. 하지만 역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은 하지 않았다. 

한화그룹은 삼성과 달리 지주회사로 전환해도 경영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한화생명 등 금융계열사 정리가 필요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들어서는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에도 일부 변화를 주면서, 지주회사 전환 여부와 승계 과정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지난해 5월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며 일감 몰아주기 이슈를 해소했다. 이어 ㈜한화의 화약과 방산 부문을 통합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정밀기계가 ㈜한화에서 항공사업과 공작기계사업을 각각 양수했다. 결과적으로 ㈜한화를 주축으로 한 지배구조의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열사에 대한 정리도 착수했다. 지난 3월에는 한화투자증권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한화생명의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됐다.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간에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구축되면서, 금융계열사 대부분이 한화생명의 지배권에 들어오게 됐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에이치솔루션을 활용해 승계와 지주회사 전환을 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25%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가족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이 상장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운 뒤 ㈜한화와 합병을 통해 세 아들의 지분을 높이면서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언급된다.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계열사를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들고 계열분리를 하는 방법도 있다. 승계와 지주회사 전환이 맞물리는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의 금산분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중간금융지주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언급된다. 시장과 경영권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매각에 나설 필요 없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중간금융지주를 설립해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을 분리하게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은 자칫 '삼성 특혜'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중간금융지주는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형태다. 국회의 법안 통과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삼성의 지배구조 및 금산분리 해소를 위해 국회가 나서 중간금융지주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다는 지적을 피해가기 어렵다. 

국내 생명보험업계 1, 2위에 올라있는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을 보유한 두 그룹이 가진 비슷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재계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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