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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청소기 '삼국지'...앞서가는 LG전자, 견제하는 삼성전자·다이슨

  • Editor. 이세영 기자
  • 입력 2019.05.08 17:1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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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이세영 기자]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을 둘러싸고 글로벌 가전 제조사인 LG전자, 삼성전자, 다이슨의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다이슨과 삼성전자는 국내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LG전자의 독주를 막기 위해 소송전과 네거티브 전략까지 활용하는 모양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틱형 무선청소기 시장은 2017년 70만대에서 지난해 1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40만대로 팽창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LG전자, 삼성전자, 다이슨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4월 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K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다이슨 신기술 공개 행사에서 다이슨 V11 컴플리트 무선청소기가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다이슨은 LG전자가 대표 프리미엄 무선청소기 상품 '코드제로 A9'에 대해 과장광고를 했다며 광고금지 청구소송을 제기해 법정 공방이 진행 중이다.

또 프라임경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드제로 A9' 물걸레 키트가 곰팡이와 악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자체 테스트 결과를 일부 매장에서 홍보에 활용하는 등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다이슨은 LG전자 ‘코드제로 A9’ 무선청소기의 일부 표시·광고 문구가 제품 성능을 허위, 과장 설명했다며 LG전자를 상대로 광고 금지 등 청구 소송을 걸었다. 지난 3월 15일 청구 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열렸고, 다이슨 측은 LG전자 광고에서 청소기의 흡입력과 모터 속도 등을 문제 삼았다.

다이슨 측 소송대리인은 “LG전자는 흡입력을 140W로 광고하고 ‘오랫동안 강력한 흡입력 유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면서 “다이슨은 국제규격이 정한 먼지 통이 채워진 상태에서 측정해 115W라고 광고했는데, 일반 소비자는 당연히 LG전자 제품이 우수하다고 인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LG전자 제품을 먼지 통을 채운 상태에서 측정하자 훨씬 떨어진 수치가 나왔다. 이 정도 차이라면 광고 당시 140W는 실제 사용조건과 무관한 상태의 수치임을 밝혔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모터 속도 측정 또한 LG전자는 다이슨과 달리 모터가 제품에 장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해 성능이 더 좋은 것처럼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에 LG전자 측은 다이슨의 광고를 문제 삼으며 맞불을 놨다. LG전자 측 변호인들은 지난달 26일 2차 변론기일에서 “다이슨 측이 가처분 신청부터 본안 소송까지 코드제로 A9의 광고를 문제 삼고 있어 살펴봤더니, 다이슨 측 광고에 문제가 더 많다”며 반소청구 입장을 밝혔다. 반소를 제기한 LG전자 측은 “다이슨 제품에 대해 필요할 경우 감정신청도 할 방침”이라고도 설명했다.

양측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오는 31일 변론기일을 열고 LG전자 제품에 대한 감정 진행과 반소청구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다이슨은 무선에서 유선으로 청소기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가 전략을 펼쳤음에도 다이슨은 한때 국내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코드제로’를 앞세운 LG전자에 점유율 50%를 내주며 2위(40%)로 내려앉았다.

다이슨은 지난달 3일 신제품 무선청소기 ‘다이슨 V11 컴플리트’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손잡이 부분에 달린 LCD 화면으로 배터리 잔량을 확인하고 청소 모드를 조절할 수 있다. 다이슨 측은 “청소기 헤드와 모터, 배터리에 총 3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해 바닥 유형에 따라 청소를 최적화한다. 흡입력은 기존 다이슨 싸이클론 V10보다 15% 개선했다. 배터리는 충전 없이 60분간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이슨은 이날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직영 서비스 센터를 마련하는 등 서비스 품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LG전자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A/S 부문을 확충하면서 최근 미국 컨슈머리포트 추천 상품에서 빠지며 불거진 소비자 불안감을 잠재우겠다는 심산이다.

삼성전자는 한국형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로봇청소기 '파워봇'과 핸디 겸용 스틱 청소기 '파워스틱'을 출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업계 라이벌 LG전자의 제품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다고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전략을 펼치고 있다.

3일 프라임경제가 입수한 삼성전자 내부 자료에 따르면 LG전자 코드제로 A9에 ‘파워드라이브 물걸레’ 키트를 끼워 사용할 때, 제품 내부에 악취와 곰팡이를 유발할 수 있는 문제가 발견됐다.

서울 및 경기지역 몇 곳의 삼성 디지털프라자에서는 ‘X사 물걸레 실상은 이렇습니다!’라는 제목을 달아 네거티브 마케팅을 펼쳤다. 삼성 디지털프라자 한 직원은 “경쟁사인 LG전자 무선청소기에 대한 내용이다. 객관적으로 테스트한 결과인 만큼, 비치해두고 고객들에게 설명해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행위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자료를 활용해 직원들에게 자사 제품의 상대적 우수성을 알리자는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를 내세워 경쟁제품을 깎아내리는 식의 마케팅은 지나치다는 이야기다.

약 1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인 삼성전자는 올해 2월 프리미엄 청소기 ‘제트’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 2일엔 로봇청소기 ‘파워봇’과 스틱형·핸디형 겸용 청소기인 ‘파워스틱’을 내놓았다. LG전자와 다이슨이 프리미엄 시장 패권을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 중·저가형 제품으로 ‘틈새 공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다.

삼성전자 측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생활 미세먼지까지 효과적으로 청소할 수 있는 삼성만의 핵심 기술을 제트에 대거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삼성 독자 기술인 ‘제트 싸이클론’을 먼지통에 탑재했고, 소기 안에 흡입된 미세먼지가 배기 바람을 통해 실내로 재유입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5중 청정 헤파 시스템’도 적용했다.

파워봇에는 기존 네비게이션 시스템에 바닥을 인식하는 센서까지 채용해 청소할 공간의 구조를 보다 정확하게 매핑(Mapping)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파워스틱은 핸디 겸용 스틱 청소기로 21.6V 고출력·대용량 배터리를 갖췄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코드제로 A9 사진. 왼쪽부터 블라썸 핑크, 아이언 그레이, 빈티지 와인, 판타지 실버.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를 무선청소기 시장 1위로 올린 제품은 2017년 출시한 ‘코드제로 A9’이다. 비행기의 제트엔진보다도 16배 더 빠르게 회전하는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을 탑재했는데, 개발에만 무려 10년이 걸렸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은 제품의 흡입력을 대폭 끌어올리며 소비자 만족도를 높였다.

LG전자는 여기서 안주하지 않고 지난해 10월 물걸레 기능을 강화하면서 시장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그리고 6일 새로운 컬러인 ‘블라썸 핑크(Blossom Pink)’를 적용한 코드제로 A9을 출시해 유행에 민감한 젊은층의 니즈를 충족시켰다.

업계 1위를 노리는 다이슨과 삼성전자는 소송과 네거티브 전략까지 펼치는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선두 LG전자는 기존 제품의 기능을 강화하며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무선청소기 시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앞으로 어떻게 판세가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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