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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금융 경쟁' 신한·KB금융, 채용비리 이슈 딛고 발행어음서도 격돌

  • Editor. 백성요 기자
  • 입력 2019.05.1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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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백성요 기자]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중인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그룹이 채용비리 이슈에도 불구하고,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에서도 맞붙게 될 전망이다. 지난 8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KB증권에 대해 단기금융업 인가를 하기로 결정하자, 신한금융이 이틀 뒤 신한금융투자에 6600억원 출자를 승인하고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진입할 계획을 밝히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투는 6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초대형 IB 진입 기준인 자기자본 4조원을 확보하게 됐다. 증자가 완료되면 신한금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에 이어 6번째 초대형 IB가 된다. 

6곳의 초대형 IB 중 발행어음 인가 사업을 받은 곳은 3곳에 불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NH농협은행은 2018년 5월 발행어음 사업을 인가받았고, KB증권이 15일 금융위에서 최종 인가 승인 절차만을 남겨 놓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연합뉴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회사의 신용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만기 1년 이내의 단기로 발행하는 어음이다. 확정된 금리를 제공하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의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보통예금이나 CMA에 비해서도 높은 약정금리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배까지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또 레버리지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대규모 유동성 확보도 가능하다. 

증권사는 발행어음으로 확보한 자금을 기업대출, 비상장사 지분 투자, 부동산 금융 등에 활용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다만 발행어음이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신한금투는 올해 안에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KB증권의 발행어음 사업 진출에 걸림돌로 여겨져 왔던 금융권 채용비리 이슈를 털어냈다는 판단 때문이다. 

KB증권은 수년 전부터 발행어음 사업 진출을 모색해 왔지만 번번이 고배를 들었다. 2017년에는 증선위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다가 옛 현대증권 시절 영업정지를 받은 전력이 문제가 되자 자진 철회했고, 지난해에는 직원의 고객 휴면계좌 투자금 횡령 사건,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채용비리 연루 의혹 등이 잇따라 터지며 승인이 지연됐다. 

금융권에서는 도덕성을 중시하는 현 정부가 KB증권의 인가를 내주지 않을 것이란 전망까지도 나왔지만, 증선위는 KB증권의 단기금융업 문호를 열어줬다. 

이에 신한금융은 10일 신한금투에 6600억원 출자 단안을 내렸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이 진행중이지만 유사한 상황의 KB증권이 발행어음 승인을 받자 빠른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내부유보자금과 2000억원의 원화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증자가 완료되면 지난해 말 기준 3조3726억원이었던 신한금투의 자기자본은 초대형 IB 진입 기준인 4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같은 신한금융의 행보는 KB금융에 리딩금융의 보위를 넘기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오렌지라이프생명과 아시아신탁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데 이어 발행어음을 통해 수익성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에서는 신한금융이 증자를 완료하는 대로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연내 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증권과 신한금융의 최대 리스크가 채용비리 이슈였는데, 이번 증선위의 KB증권 발행어음 인가로 신한금융 역시 이른 시기에 발행어음 사업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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