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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조기출근·종교관 강요 논란...직원들의 문제제기가 ‘삼인성호’일까

  • Editor. 김혜원 기자
  • 입력 2019.05.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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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40분은 일찍 나와라. 이른 출근 늦은 퇴근은 직장인의 미덕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직원들에게 채용공고에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출근할 것을 권하고, 이를 지키지 않은 직원에겐 이 같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조기출근을 강요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회사 측의 종교관 강요, 주말 창립기념일행사 의무 참여 등의 의혹도 제기되면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조직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업다운뉴스는 전·현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직원들에게 문제로 제기된 조기출근·종교관 강요 등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물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근무한 30대 남성 김모씨는 16일 업다운뉴스와 통화에서 “신입 시절 규정 출근 시간인 (오전)9시보다 5분 이른 8시 55분에 출근하자 상사로부터 '일찍 다니라'는 경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제약회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홈페이지]
제약회사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홈페이지]

이어 “이후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9시 출근이 많아졌다. 이후엔 '40분은 일찍 나와라. 이른 출근과 늦은 퇴근은 직장인의 미덕이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며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내 여러 부서가 오전 8시 30분에 업무를 시작하다 보니 그 패턴에 맞출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 본사에서 근무한 최모씨 또한 “면접 당시 인사팀 직원은 출근 9시, 퇴근 6시라고 면접자들에게 말했다. 하지만 실제 출근 시간은 8시 20~30분이다. 물론 부서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는 한다”며 “문제는 면접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9년 5월 기준으로 현재 인터넷에 올라온 구인 공고에도 근무 요일과 시간이 주 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로 명시됐다”며 “채용광고의 내용을 구직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는 것은 채용절차법에 저촉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

2014년부터 시행된 ‘채용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에서는 제4조(거짓 채용광고 등의 금지) 2항에 따라 회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반할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전부다.

여기에 채용 공고상의 복리후생이나 근무환경은 사업장 근무환경을 단순 서술한 것에 불과해 채용절차법 위반으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다. 즉, 회사가 공식적으로 조기 출근과 야근을 강제한 기록이 없다면 법의 도움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회사 홈페이지와 유나이티드 패밀리 콩쿠르 등에서 종교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문제 제기했다.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홈페이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의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를 통해 회사 홈페이지와 유나이티드 패밀리 콩쿠르 등에서 종교적 성향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문제 제기했다. [사진=한국유나이티드제약 홈페이지]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둘러싼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은 암묵적인 조기출근 강요 외에도 종교·단체활동 강요가 빈번하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직원들에게 ‘건국대통령 이승만의 청년 시절 및 한성감옥’이란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는 주장이 올라와 역사관 강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에서 4년째 근무 중이라고 밝힌 직원 이모씨는 “주말 창립 기념일 행사에 전국 직원들을 불러 찬송가를 부르고, 회사 홈페이지에는 종교 관련 칼럼이 수백 개 업로드 됐다. 매주 대표님 조회가 있을 때면 종교적 색채를 가진 발언이 여과 없이 전달된다”며 “오너의 성향이 직원들에게 강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두고 농담으로 ‘회사가 아니라 학교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고 조직 내 정서를 전했다.

회사 측은 근무시간이 채용공고와 다르고, 종교·역사관을 강요한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조기 출근과 야근을 강요한 바 없다. 직원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은 상급 직원의 개인적 행동”이라며 “창립기념행사, 합창 대회, 워크숍 불참석에 대한 페널티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 직원들의 자발적 선택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직원들의 제보만으로 의혹을 제기하기엔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직 때 직장 상사가 보낸 메시지를 퇴사한 현재도 보관하고 있다는 직원의 제보와 '채용절차의 공정화'를 위해 실제 업무환경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직원들의 호소를 단순히 회사를 흠집 내려는 '삼인성호(三人成虎)'로 치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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