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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의원, 文대통령 '한센병' 비유 논란...치유는커녕 혐오만 부르는 ‘막말의 정치학’

  • Editor. 강성도 기자
  • 입력 2019.05.1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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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성도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향해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저격한데 이어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을 ‘한센병 환자’에 빗대는 발언을 던져 논란이 일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부터 ‘사이코패스’ ‘한센병’으로 이어지는 막말 릴레이가 정치 피로를 넘어 정치 혐오를 높인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정치권의 ‘막말 자제 협약’ 제안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YTN '더뉴스-더 정치'에 출연해 "상처가 났는데도 고통을 느끼지 못한 채 방치해 상처가 더 커지는 병이 한센병"이라며 "문 대통령께서 본인과 생각이 다른 국민들의 고통을 못 느낀다면 이를 지칭해 의학용어를 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현아 의원은 전날 이정미 대표가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국회에서 5·18 특별법을 다루지 않고 다시 광주에 내려가겠다고 발표한 것은 거의 사이코패스 수준"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이 같이 비유해 논란을 불렀다.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YTN '더뉴스-더 정치'에 출연했다. [사진=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은 16일 YTN '더뉴스-더 정치'에 출연했다. [사진=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 페이스북]

이러한 김현아 의원의 한센병 발언을 두고 한국당을 빼고 나머지 여야 정치권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의원 같은 젊은 의원들마저 망언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한국당으로부터 품격 있는 보수의 모습, 격을 갖춘 언어를 기대하기는 영영 틀린 것 같다"며 "그동안 무수한 인권 침해와 사회적 멸시, 차별을 견뎌온 한센인들에게 우선 석고대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 또한 "막말이 막말을 낳는 악순환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사이코패스 한센병으로 이어지는 막말 경쟁이 국민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비유도 금도가 있다. 심한 막말과 혐오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불쾌감을 양산해선 안 된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여의도의 '막말 정치학'에 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아무리 비유를 했다고 해도 대통령을 향해 ‘한센병’이라고 한 것은 부적절하며, 발언을 즉각 취소하는 것이 옳다. 서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고 극단적 용어를 구사한다고 입장이 선명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정치권이 ‘막말 자제 협약’이라도 맺을 것을 촉구한다"고 제안했다.

여의도 정치권의 막말 배틀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계기로 한국당과 나머지 4당이 극한대립하면서 거세지는 공방 속에서 수위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대구 집회에서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이라고 지칭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달창 발언은 여성 비하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민주당 여성의원은 물론 여성단체의 성토와 사퇴 촉구를 불렀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두고 한국당과 갈등의 골이 깊었던 지난달 29일 "독재 통치자들 후예가 독재 타도를 외치고, 헌법을 유린한 사람들 후예가 헌법수호를 외치는 국회를 어떻게 그냥 두고 떠나겠느냐"며 "도둑놈들한테 이 국회를 맡길 수가 있겠느냐"고 발언했다. 한국당을 '도둑놈'으로 지칭해 정치 언어의 품격을 떨어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당을 불문하고 달아오르는 ‘막말 정치’는 더욱 강하고, 자극적인 표현으로 확산되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불법 애국당 천막을 철거하겠다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향해 "만약 박원순 시장이 폭력을 행사해 광화문텐트를 강제철거하려고 시도한다면 광화문광장에 박원순 시장의 단두대를 설치할 것이고 포승줄에 묶인 박원순 시장의 조형물을 만들 것"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도 했다.

민생 법안은 먼지만 쓰게 하고 여의도 의사당을 비워둔 채 극한대립을 이어가는 정치권에서 김현아 의원의 한센병 비유 발언까지 이어지는 막말 공방에 국민들의 정치 피로도는 높아지고 있다. 정치권의 막말과 자극적 발언이 여과 없이 쏟아지면서 정치 혐오는 고조되는 양상이다. 고단한 삶을 힘겹게 지탱해나가는 국민의 고통을 보듬어 치유해야 할 정치인들이 깊은 사고 없이 정치공학적으로 뱉어내는 ‘막말의 정치’는 국민에게 깊은 상처와 고통을 주는 ‘배신의 정치’에 다름아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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