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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푸드 '경영정상화' 선언...상생의지 있나? 가맹점주들 '씁쓸한 반문'
스킨푸드 '경영정상화' 선언...상생의지 있나? 가맹점주들 '씁쓸한 반문'
  • 김혜원 기자
  • 승인 2019.05.18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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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김혜원 기자] "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망했다는 소문으로 사재기와 쟁임을 동요하여 금전적인 부담을 안겨드렸기에 전 임직원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화장품 로드숍 업체 스킨푸드가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기업회생 절차를 마무리하고 경영 정상화를 알리는 홍보 메시지를 사과문 형태로 작성한 것이다. 스킨푸드 측은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회사 경영이 정상화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포털 네이버 검색어 5위를 기록하면 모든 경품을 두 배수로 준다는 내용의 소비자 참여 행사를 진행했다.

화장품 로드숍 업체 스킨푸드가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스킨푸드 홈페이지]
화장품 로드숍 업체 스킨푸드가 17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스킨푸드 홈페이지]

1세대 로드숍 대표주자의 부활 소식에 네티즌들은 낚시성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며 재기를 반기고 있다. 스킨푸드의 '대국민 사과문' 이벤트는 당초 목표로 설정한 것보다 높은 검색어 순위를 기록했다.

지난달까지 회사 매각 절차를 밟았던 스킨푸드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스킨푸드가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를 유치함에 따라 회생절차의 조기 종결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스킨푸드 재기 소식에 기뻐해야 할 가맹점주들은 씁쓸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장난스런 대국민사과...가맹점주와 상생의지 있나?"

화장품 업체 스킨푸드 서울지역 가맹점주 이성진(가명)씨는 이날 "실시간 검색에서 스킨푸드가 올라와 있는걸 보고 깜짝 놀라 들어가 보니 본사가 경영 정상화 소식을 알렸다"며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에게는 어떠한 청사진도 제시하지 않은 상태에서 경영난이 종식되고, 사업이 정상화됐다는 듯 말하는 것을 보니 실소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스킨푸드의 적자가 장기화하면서 가맹점에 대한 제품 공급이 차질을 빚었다. 이 탓에 수많은 가맹점이 스스로 문을 닫았다. 발주해도 본사가 제품을 보내주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고 그간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했다.

이씨는 "여기에 불을 붙인 것이 기업회생 절차 돌입 소식이다. 경영난이 공식화되면서 소비자들에게 스킨푸드는 '망해가는' 브랜드로 낙인찍혔다"며 "사재기 특수를 누린 곳도 본사 인터넷 쇼핑몰만의 이야기다. 가맹점은 텅텅 빈 매대 앞에 앉아 임대료만 허비했다"고 하소연했다.

가맹점주들은 스킨푸드 본사에서 물품을 제대로 받지 못해 경영난에 허덕이는 상태다. 이미 수많은 가맹점들이 폐업을 선언했다. 2016년 590개까지 늘어났던 스킨푸드 매장은 현재 113개까지 줄었다. 그마저도 빈 매장에 '임대' 종이를 붙이고 있다고 가맹점주들은 말한다.

경기지역 가맹점을 운영하다 지난해 사업을 접은 오선희(가명)씨는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는 가맹점과 상생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오씨는 "1세대 브랜드숍 황금기를 이끌었던 가맹점을 이젠 '계륵'처럼 여긴다. 아이피어리스 채권자 협의회의에서 전국 가맹점 수를 150개 이하로 줄이는 것을 경영난 타개책으로 내놓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현재 가맹점주들이 직면한 상황은 외면한 채 허울뿐인 경영정상화를 외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스킨푸드의 새 주인으로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제공]
국내 1세대 화장품 로드숍 스킨푸드의 새 주인으로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선정됐다. [사진=뉴시스]

◆ 스킨푸드 ‘경영정상화’ 가능할까

2004년 조윤호 대표가 설립한 스킨푸드는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란 슬로건을 앞세워 2000년대 고공성장했다. 2010년에는 국내 로드숍 브랜드 중 매출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인터넷 쇼핑몰과 올리브영 등 헬스앤뷰티(H&B) 스토어 형태 편집매장이 급성장하면서 ‘K-뷰티’ 열풍을 일으켰던 스킨푸드의 부진이 시작됐다. 2014년 이후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매년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스킨푸드는 2017년 말부터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해 지난해 10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스킨푸드는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파인트리파트너스를 선정했다. 파인트리파트너스는 부실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지난해 말 STX중공업을 인수한 기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파인트리파트너스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커 재기를 위한 적극적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의 소비 트렌드가 변하면서 소비자 구매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H&B스토어가 각종 브랜드 화장품을 구비하고, 각종 생활용품과 식음료를 취급하면서 집객 효과를 높여 단일 품목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스킨푸드가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선 브랜드 체질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재무투자자를 맞이한 스킨푸드의 방향이 본사와 가맹점주 모두에 이득이 될지는 알 수 없다. 앞서 스킨푸드는 가맹점 수를 150개 이하로 줄이는 것을 경영난 극복 방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다만 조윤호 대표가 지난해 가맹점주들을 만나 “(실적 부진에 대해)최선을 다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힌 만큼 본사와 가맹점 양측 모두의 수익을 개선하는 ‘상생방안’이 나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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