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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걸 잃은 권아솔, 재도전 선언이 짠한 이유

  • Editor. 조승연 기자
  • 입력 2019.05.19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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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조승연 기자] “욕 먹어도 싸죠.”

2년 반 만에 치른 실전에서 패한 권아솔이 씁쓸한 미소를 띠며 남긴 한마디다. 챔피언 자리를 지키지 못한 권아솔은 너무도 많은 것을 잃었다. 챔피언 벨트, 100만 달러, 그리고 격투 팬들의 지지까지.

재정비 후 챔피언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했지만 무너진 몸과 마음을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수르 바르나위(뒤)가 권아솔에게 기술을 걸고 있다. [사진=로드FC 제공]

권아솔은 18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굽네몰 로드FC 053’ 메인이벤트 라이트급 타이틀전서 만수르 바르나위(프랑스)에게 1라운드 3분 34초 만에 리어 네이키드 초크로 기권패 했다.

2016년 12월 사사키 신지(일본)전 이후 2년 5개월 만에 복귀전을 치른 권아솔은 세 번째 타이틀 방어전에서 패배해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2017년 시작된 ‘100만 달러 토너먼트’의 최종전이었던 이번 매치에서 승리한 바르나위는 챔피언 벨트와 더불어 상금 100만 달러(11억 9000만원)를 획득했다.

최초 16명이 겨룬 100만 달러 토너먼트의 우승자인 바르나위는 예상보다 강했다.

권아솔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거칠게 다가서며 바르나위를 케이지 쪽으로 몰았다. 하지만 몸싸움에서 완전히 밀려 이내 유리한 위치를 뺏겼고, 바르나위에게 연거푸 안면 펀치를 허용했다. 권아솔은 바르나위의 빠르고 강한 펀치를 가드하지 못한 채 맞기만 했다. 3년 가까운 실전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대목이었다.

케이지에 오르기 전, 바르나위와 여러 차례 신경전을 벌였던 것에 비하면 너무나 허무한 패배였다.

권아솔은 지난 15일 사전 기자회견에서 포즈를 취하던 중 의도적으로 바르나위에게 접근했고, 바르나위는 그의 얼굴을 밀쳤다. 17일 계체 현장에서는 두 파이터가 얼굴을 맞댄 과정에서 바르나위가 권아솔의 뒷목을 잡았다. 이에 두 선수 간 난투극이 펼쳐졌고, 심판이 제지하면서 상황이 정리됐다.

권아솔은 100만 달러 토너먼트가 펼쳐진 3년여 동안 오로지 타이틀전만 준비하며 일체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권아솔은 “지난 3년은 부족한 것을 보완하는 시간이었다. (경기를 치르지 않았을 뿐) 운동은 쉬지 않았다”고 해 실전 감각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일부 여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감각이 무뎠던 것이 그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는 분석이다. 상대 펀치에 대한 반응속도가 느려, 초반부터 수세에 몰린 뒤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졌기 때문이다.

권아솔(왼쪽)이 타이틀전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오른쪽)에게 패했다. 심판이 바르나위의 승리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로드FC 제공]

권아솔은 로드FC 데뷔 후 ‘악동’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의 거침없는 발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 많은 누리꾼들은 조롱하는 식의 악플을 달았다. 로드FC를 알리기 위해 무리수를 두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던 권아솔은 이번 경기 패배 후에도 “다시 챔피언에 도전할 것”이라며 개의치 않는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권아솔이 재기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격투 팬들의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게 사실이다. 지금보다 신체 능력이 좋았던 지난 2년의 시간을 경기가 아닌 침묵으로 보냈고, 30대 중반 이후로 경기력이 올라가는 예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에이징 커브’ 직격탄을 맞은 권아솔이 비웃음의 대상이 아닌, 재기의 아이콘으로 불릴 수 있을지 격투 팬들이 지켜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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