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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밤토끼·마루마루에 시즌2는 없다...'웹툰 종주국' 지키려면?
[포커스] 밤토끼·마루마루에 시즌2는 없다...'웹툰 종주국' 지키려면?
  • 강한결 기자
  • 승인 2019.05.26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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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최근 불법 만화·웹툰 공유사이트 운영자가 잇따라 검거되고 사이트가 폐쇄되면서 국내 만화와 웹툰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저작권 침해 문제와 불법공유 근절 이슈가 다시 주목받는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의 만화·웹툰 불법 유통사이트들이 단속·폐쇄된 이후 이를 모방하거나 틈새를 노려 성장한 불법 공유사이트들이 일제히 적발되면서다.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23일 '마루마루2' 운영진 2명을 적발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해당 사이트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사진='마루마루2' 사이트 캡처]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23일 '마루마루2' 운영진 2명을 적발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해당 사이트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사진='마루마루2' 사이트 캡처]

정부가 이 같은 추적 단속뿐만 아니라 높아지는 창작자들의 권리 보호 요구에 호응해 저작권 침해 해외정보 접속차단 프로세스도 개선하면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 없이는 ‘웹툰 종주국’의 위상을 지킬 수 없다는 위기론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1월 폐쇄된 국내 최대 불법복제만화·웹툰 공유사이트 ‘마루마루’를 모방한 불법 사이트 ‘마루마루2’ 운영진을 검거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사이트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회원 14만명을 모집하고 불법복제 만화저작물 9만8000여건을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부산지방경찰청도 월 평균 780만명이 접속하는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어른아이닷컴’ 운영진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역시 8개의 불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국내 웹툰 26만여편과 음란물 2만여건을 불법 게재해 저작권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 암시장에 던지는 경고 ‘불법공유에 시즌2는 없다’

같은 날 발표된 이 같은 단속 성과는 두 가지 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지난해 법정부적으로 불법 콘텐츠에 대응해 폐쇄한 대표적인 불법 만화·웹툰 유통사이트의 유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정밀한 추가 모니터링과 끈질긴 추적으로 ‘불법공유에 시즌2는 없다’는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5월 정부가 합동단속을 시작한 이후 웹툰 불법공유사이트 ‘밤토끼’, 10월 방송저작물 불법공유사이트 ‘토렌트킴’, 12월 만화 불법공유사이트 ‘마루마루’ 운영자들을 잇따라 검거하면서 분야별 최대 규모의 불법사이트는 모두 폐쇄됐다.

이후 기존 사이트의 이용자를 흡수하기 위해 ‘O토끼’, ‘토렌트O’, “마루마루O‘ 등 유사 사이트가 잇따라 개설되고 일부 사이트의 이용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추적 수사로 적발함으로써 만화·웹툰산업 종사자들이 제기하는 ’풍선효과‘ 우려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데 성과를 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에 (이미 폐쇄된)사이트들을 사칭한 유사 사이트의 운영자까지 검거해 합법시장 안정화에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부산경찰청이 적발한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운영진 저작권 위반 혐의. [사진=부산지방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또한 불법 만화·웹툰 공유사이트 근절을 위해 경찰과 웹툰업체가 첨단기술로 공조해 개가를 올렸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불법 웹툰을 적발하는 인공지능(AI)이 개발돼 수사에 활용된 것이 고무적이다. 불법 콘텐츠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온 네이버웹툰은 '밤토끼' 수사 당시 2017년 여름부터 적발한 아이디에 대한 구매 증거를 수집해 지난해 7월 부산경찰청에 제공했다. 증거 확보 과정에서는 자체 개발한 불법웹툰 적발기술인 ‘툰레이더’가 유용하게 활용됐다.

툰레이더는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인공지능 기술. 웹툰 콘텐츠의 불법 업로드를 인지하면 평균 10분 안에 유출자를 적발하고 재접근을 차단하게 된다. 실시간으로 100개 이상의 불법 웹툰 사이트를 감시하는 등 불법 유출자 적발, 수사 의뢰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렇듯 아날로그적 감성의 만화를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한국이 주도해 미래형 융합 미디어·문화산업으로 키우고 있는 웹툰의 창작자 권리 보호가 ICT로 이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 불법 웹툰 유통으로 9939억원 피해...신작 열기도 식혔다

하지만 웹툰 종주국인 우리나라가 음악, 게임, 드라마를 넘어 새로운 한류 콘텐츠로 웹툰을 키워나가기 위한 기반은 허약하다. 한국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음악, 게임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법콘텐츠 공유로 인한 저작권 피해는 심각하고, 산업 기반은 취약한 게 현실이다.

‘만화세상의 독버섯’인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는 네이버, 카카오, 레진코믹스 등 다양한 플랫폼의 웹툰을 무료로 제공한다. 이들 블랙마켓 사이트는 플랫폼에 비용을 지불해야 볼 수 있는 미리보기 회차까지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들은 배너광고를 통해 이익을 얻는다.

그만큼 플랫폼은 손해를 보는 구조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월 발표한 '만화·웹툰 불법유통 실태조사'에 따르면 불법 웹툰 유통으로 네이버, 카카오, 레진코믹스 등이 입은 연간 피해액은 9939억원(2017년 기준)으로 추정됐다.

웹툰협회와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등이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한국만화가협회 제공]
웹툰협회와 한국만화가협회, 한국웹툰산업협회 등이 지난해 11월 국회 앞에서 제도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한국만화가협회 제공]

2003년 웹툰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 네이버는 물론이고 2013년 개설 이후 유료 웹툰 서비스를 본격화한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의 웹툰 전문 플랫폼은 2017년 밤토끼 개설 이후 유료 수익이 급감하는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2003년 이후 제작된 한국 웹툰의 누적 작품 수는 8500여편인데, 그중 46%(3955개)가 불법 복제된 것으로 집계됐다. 불법 웹툰 사이트가 활개 치는 동안 경쟁력 있는 웹툰 플랫폼은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의 여파는 창작에 악영향을 미친다. 2013년 한국형 디지털만화를 정착시킨 유료 웹툰 플랫폼 등장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신작 수가 2017년 처음으로 감소했다. 2016년 1887편에서 이듬해 13.4% 감소하면서 웹툰작가들이 신작 출시를 꺼리는 현상이 드러난 셈이다.

콘텐츠진흥원 측은 “46개 웹툰 플랫폼사들은 97개가 넘는 불법 유통 사이트에 맞서 포렌식 워터마킹 기술, 검색엔진 모니터링 기술 등의 기술적 보호조치와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현행 법률과 민간기업의 보호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웹툰 작가의 저작권 피해는 심각한 수준이다. 유료 웹툰 플랫폼에 작품을 연재했던 김모 작가는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밤토끼'가 나온 뒤 조회 수가 30%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해 3월까지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했는데,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에 제 작품이 올라온 것을 봤다"며 "미리 보기 회차도 모두 올라가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 소비자 인식 전환이 ‘웹툰 종주국’ 위상 지키는 버팀목

만화·웹툰 창작자들의 적극적인 권리보호 의식이 강화되면서 정부의 프로세스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지난해까지 저작권 관련 조치가 한국저작권보호원·문체부 등을 거치면서 평균 2∼3개월 걸린다는 만화·웹툰 산업계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여 올해부터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직접 신고 접수·심의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바꿨다. 그 결과 신규사이트 처리기간이 평균 2∼4주, 대체사이트·권리 관계가 입증된 불법복제 게시물 처리기간은 평균 4일 이내로 단축됐다는 게 방심위의 설명이다.

개선 이후 지난달까지 저작권 침해 해외정보 접속차단 등 시정요구가 8601건으로, 지난해 전체 2388건보다 대폭 증가했다.

저작권 해외사이트 침해정보 접속차단 추이.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저작권자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제도 개선을 이끌어내는 것에 비해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는 더딘 게 현실이다.

만화·웹툰산업계에서는 불법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인식전환이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불법 복제물 경험률은 2013년 33.3%에서 2017년 40.4%로 증가했다. ‘웹툰은 무료’라는 잘못된 소비자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불법 시장만 커지다 산업이 쇠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웹툰협회 원수연 회장이 지난해 8월 국회서 열린 ‘웹툰 해외 불법 사이트 근절과 한국 웹툰의 미래’ 토론회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웹툰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일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우리나라의 웹툰 시장은 정체기에 머물러 있다”며 “웹툰 해외 불법 사이트의 범람이 투자 기피로 이어지고 웹툰 산업계 전체의 위축을 불러오는 등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작가와 독자들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는 ‘공정한 문화산업 생태계 조성 및 세계 속 한류 확산’이라고 바라보면서 “이러한 정책 기조 또한 ‘불법복제물 이용은 어떠한 논리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타인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명백한 범죄’라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확실히 자리 잡아야만 가능하리라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콘텐츠진흥원은 만화·웹툰 불법유통 실태조사에서 ‘웹툰 불법 이용자 인식’에 대해 “심층인터뷰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불법 유통 사이트에서 웹툰을 이용하는 것이 ‘범죄 행위’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처벌을 강화’하고 ‘불법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공짜로 이용’하고 있고 ‘현실적으로 막을 길이 없다’고 인식하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불법 웹툰 소비자의 이중적 태도는 ‘범죄 행위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처벌은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소비자들이 산업을 살리기도 하고 시장을 사라지게 만들기도 하는 시대다. 실제 2010년 초반만 해도 불법 다운로드를 통해 게임, 음악 등의 콘텐츠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하지만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면서 현재는 대다수의 소비자가 합당한 방식과 공인된 절차를 통해 콘텐츠를 즐기면서 산업 확장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공정한 수요가 없으면 공급도 없다. 소비자가 정당한 방법으로 K웹툰 작품을 감상하고 불법 웹툰 공유 사이트에 결연히 눈길을 주지 않는다면 저작권 침해 문제도 해결되고, 콘텐츠 한류를 이끄는 웹툰 종주국의 자긍심도 높아질 수 있다는 점만은 명약관화하다. K팝, K게임에서 확인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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