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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게임…'익숙함'에 '새로움' 더해 정면돌파

  • Editor. 강한결 기자
  • 입력 2019.06.02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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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뉴스 강한결 기자] 한국 게임산업이 여러모로 어려움을 맞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매년 위기론이 제기됐지만, 최근 상황은 과거의 사례와 비교해도 심각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게임장애’가 끝내 질병 지정으로 최종 의결되면서 국내외 게임업계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여전히 엄격한 중국의 게임판호 규제에다 한국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신작부재까지. 일각에서는 한국 게임산업 최대의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넥슨의 모바일게임 'BnB M'.  [사진=넥슨 제공]

이같이 위기감이 깊어지는 현실에서 국내 게임업계는 넓이보다 깊이를 추구하는 전략으로 정면돌파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업계는 ‘썸씽 뉴(Something New)’가 아닌 과거의 히트작에 시선을 돌렸다. 복고(Retro)를 새롭게(New) 즐기는 트렌드에 맞춰 '뉴트로' 전략으로 난국 타개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IP(지적재산권) 게임을 리뉴얼해서 구매력이 높은 3040 게이머를 주타깃으로 하는 활로책이다.

주목할 점은 과거부터 반복된 게임업계의 ‘IP 재탕‘과는 확연히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게임업계는 기존의 IP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3040 게이머뿐만 아니라 트렌드에 민감한 1020 게이머도 함께 사로잡겠다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 넥슨, ‘BnB’·’메이플스토리’ 황금 라인업 앞세워 추억 소환

한국게임 업계의 맏형 넥슨은 올해 1분기에 매출 9498억원, 영업이익 5367억원, 당기순이익 54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5% 증가했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매출은 전체의 76%인 7216억원이었다.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같은 최대실적의 배경으로는 기존 IP의 선전이 두드러진 점이 꼽힌다. 카트라이더는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배의 매출 성장을 보였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의 모바일 버전인 '크레이지 아케이드 BnB M' 역시 지난 3월 서비스 론칭 후 한 달 만에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PC기반의 '메이플스토리'도 꾸준히 효자손 역할을 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넥슨은 3040 게이머의 향수를 자극할만한 IP 라인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올 하반기엔 지금의 넥슨을 만든 ‘바람의 나라’, ‘마비노기’, ‘테일즈위버 등의 게임들이 모바일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리니지가 21년만에 월 정액제를 폐지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리니지가 21년만에 월 정액제를 폐지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바람의나라: 연’은 원작이 가지고 있는 감성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게임이다. 원작이 개발 리소스와 콘텐츠를 철저히 구현하고 커뮤니티, 파티 플레이 요소를 더해 여름 중 선보일 계획이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의 캠프파이어, 채집, 아르바이트, 사냥, 연주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판타지 세계에 살고 있는 생활감을 보다 간편하고 세련되게 전달해 출시 전부터 많은 게이머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테일즈위버M’ 역시 원작 게임의 탄탄한 스토리와 핵심 콘텐츠에 진보된 그래픽과 역동적인 연출 효과를 더해 선보일 계획이다.

◆ 엔씨소프트, 21년 만에 ‘리니지’ 유료화 폐지로 ‘린저씨’ 복귀?

엔씨소프트는 21년 만에 리니지의 ‘유료화’ 정책을 폐지했다. 그동안 ‘리니지’는 이용권을 구매해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정액제 게임을 고집해왔다. 엔씨소프트가 21년간 판매해온 30일 이용권은 2만9700원, 90일 이용권은 7만400원, 7일 이용권은 9900원, 3시간 이용권은 3000원이다. 이용권의 가격은 변동 없이 유지됐다.

부분유료화 모델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리니지의 유료화 철폐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기사단의 주화’와 ‘아인하사드의 가호’ 등 새롭게 마련된 장치들로 기존 고레벨 및 고과금 이용자들의 부담을 줄이고 라이트한 무과금 이용자들에 대한 접근성도 높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올 1분기 실적발표에서 리니지의 경우 3월 리마스터 업데이트와 부분유료화 전환 이후 게이머가 2배 이상 증가다고 밝혔다. 리니지는 PC방 점유율 2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엔씨소프트 윤재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실적발표에서 “이전과 비교해 월간 액티브 이용자와 동시접속자가 2배 이상 증가한 상태”라고 밝혔다.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사진=넷마블 제공]
넷마블의 모바일 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사진=넷마블 제공]

◆ 넷마블,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 출시...‘뉴트로’ 감성으로 세대 아우른다

넷마블은 SNK의 IP ‘더 킹오브 파이터즈(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를 모바일 게임으로 선보였다. 1990년대를 대표하는 아케이드 대전 격투게임 킹 오브 파이터즈는 여전히 올드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스테디셀러다.

지난 9일 출시된 넷마블의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1994년 출시된 'KOF 94'부터 'KOF XIV'까지 역대 원작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별도의 콘트롤러 없이도 모바일 기기에서 액션과 콤보 플레이를 즐길 수 있는 조작감과 원작의 캐릭터를 수집하고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출시 4일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매출 톱5에 올랐다. 이후 양대 스토어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또한 SNK의 검극 대전 격투 게임 '사무라이 쇼다운 IV'와의 컬래버레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킹 오브 파이터즈’를 접해본 3040 게이머는 물론 모바일을 통해 처음 게임을 접해본 1020 게이머들도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에 대해 호평하고 있다. 원작의 감성을 살리면서도 모바일 환경에 맞게 리뉴얼된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최근 게임업계의 트렌트인 ‘뉴트로’의 좋은 예다.

‘킹 오브 파이터즈 올스타’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산업진흥원(SBA), OGN과 지랭크 선정위원회가 공동 주관하는 ‘5월 이달의 지랭크‘에서 전문 평가단의 평가 전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게임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게임 개발사에 몸담고 있는 한 관계자는 "1990년대에 게임을 즐기던 청소년들이 이제는 구매력을 갖춘 나이가 됐다"며 "게임사들은 '뉴트로' 열풍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 상승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과거 게임업계가 반복했던 ‘IP 재탕‘으로 이어지는 것은 부적절해 보인다. '효자 IP'를 효과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현재의 트렌트를 더욱 깊이 있게 반영하는 것이야말로 위기 타개를 위한 한국 게임업계의 지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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